이번 재결은 에이디티가 원심결에서 인정된 하도급법 위반 판단에 대해 사실오인과 법령 해석·적용의 착오를 주장하며 다툰 사건이다. 원심결에서는 기술자료 요구 시 서면 미교부, 기술자료 수령 때까지 비밀유지계약 미체결, 부당한 특약 설정 등이 문제 된 것으로 의결서에 적시됐다.
의결서에 따르면 쟁점이 된 계약조항은 장비계약서 제14조와 구매계약 일반조건 제8조 등이다. 이 조항들은 수급사업자가 제조위탁 과정에서 취득한 정보·자료의 소유·사용 권리를 원사업자인 에이디티에게 귀속시키는 내용으로, 공정위는 이를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거나 제한하는 부당특약으로 봤다.
에이디티는 설령 해당 조항이 부당특약에 해당하더라도 사법상 효력은 유효하므로, 그 전제를 깔고 이뤄진 기술자료 요구 서면 미교부나 비밀유지계약 미체결 판단도 성립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하도급법 위반 여부 판단은 개별 약정의 사법상 효력과 별개라며, 특약의 민사상 효력 유무는 민사절차에서 다툴 사안이라고 판단했다.
공정위는 이 사건에서 요구된 기술자료 8건이 수급사업자 소유의 기술자료라는 점도 분명하다고 봤다. 의결서는 수급사업자가 고유 기술과 노하우를 투입해 작성한 도면이라면 수급사업자가 소유한다는 대법원과 서울고법 판결 취지도 함께 들었다.
기술자료 권리 이전에 관한 충분한 협의와 정당한 대가가 있었는지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공정위는 권리 이전의 범위, 사용 조건, 이전 가액, 이전일 등 주요 내용이 계약서에 구체적으로 기재돼야 하는데, 이 사건 하도급 계약서에는 그런 내용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수급사업자 역시 기술자료 소유권이 여전히 자신에게 있다고 진술한 점이 의결서에 적시됐다.
에이디티는 견적서상 '설계비'가 기술자료 권리 이전 대가라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그 금액이 총 3090만원에 불과하다고 봤다. 의결서는 이 금액이 견적서에 설계비 항목이 기재된 11개 공정의 하도급대금 10억4417만1800원 대비 2.96% 수준이고, 수급사업자가 밝힌 기술자료 작성 인건비 6300만원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비밀유지계약 체결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다. 에이디티는 2022년 3월 25일 수급사업자가 날인한 비밀유지계약서를 송부했다고 주장했지만, 공정위는 해당 문서가 법정 비밀유지계약에 필요한 기술자료 범위, 보유 임직원 명단, 목적 외 사용금지, 위반 시 배상 등 구체적 사항을 담지 않은 일반적 비밀정보 보호 문서에 그친다고 판단했다.
이번 재결은 원사업자가 수급사업자의 기술자료 권리를 계약으로 이전받았다고 주장하려면 별도 협의와 구체적 계약 내용, 정당한 대가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공정위 판단을 담고 있다. 공정위는 원심결에 사실오인이나 법령 해석·적용의 착오가 없다고 보고 이의신청을 모두 기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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