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공개된 대법원 판례속보와 판결문에 따르면 대법원은 보험금 사건(2026다200535)에서 원고 패소 부분 중 특약 보험금 관련 부분을 파기환송했다. 쟁점은 주계약에 따른 보험금 청구 소송이 같은 보험계약에 부가된 특약상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까지 중단시키는지였다.
대법원은 재판상 청구에 의한 시효중단은 기판력이 미치는 범위와 일치할 필요는 없다고 봤다. 권리자가 소송으로 권리를 주장해 더 이상 권리 위에 잠자는 자가 아님을 표명했다면, 권리가 발생한 기본적 법률관계를 기초로 한 주장도 시효중단 사유가 될 수 있다는 기존 판례를 재확인한 것이다.
이어 보험계약에서 주계약과 특약이 같은 약관 체계 안에서 담보범위를 확장 또는 축소하는 방식으로 결합되고, 담보하는 보험사고의 범위가 전부 또는 일부 중복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이에 따라 주계약 또는 특약 중 어느 하나의 보험금만 재판상 청구했더라도, 그와 동일한 기본적 법률관계를 기초로 발생한 다른 보험금 청구권에 대해서도 시효중단 효력이 미칠 수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대법원은 이를 일률적으로 인정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다른 보험금 청구권에까지 시효중단 효력이 미치는지는 주계약과 특약이 각각 담보하는 보험사고의 내용, 보험의 성격, 보험금 지급을 청구한 권리자의 인식이나 의사 등을 포함한 여러 사정을 종합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운전자보험의 주계약인 중증자동차사고부상담보 보험금 지급을 먼저 청구했고, 보험사고 발생일로부터 상법 제662조상 3년의 소멸시효가 지난 뒤 원심에서 특약인 자동차사고부상담보 보험금도 추가로 청구했다. 원심은 두 청구권을 서로 다른 담보 특약에 기초한 별개의 권리로 보고, 특약 보험금 청구권의 시효는 중단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두 담보가 같은 운전자보험계약 아래에서 교통사고 상해를 공통으로 담보하고 보험의 성격도 같다고 봤다. 또 원고가 사고로 두 보험금의 지급사유를 모두 충족했고, 소 제기 당시 특약 보험금 청구 가능성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의도적으로 제외했다고 볼 사정도 찾기 어렵다며 특약 보험금 청구권의 소멸시효 역시 중단됐다고 판단했다.
이번 판결은 보험계약의 주계약과 특약 사이에 청구권이 형식적으로 나뉘어 있더라도, 실제로는 같은 기본적 법률관계에 기초한 경우 시효중단 범위를 실질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한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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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호 기자 khky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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