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로앤피] 이른바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권순일 전 대법관을 소환 조사했다. 그는 대법관 시절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해 무죄 파기를 주도해 이 대표의 정치 생명을 살려준 '은인'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반부패3부(이승학 부장검사)는 31일 오전 권 전 대법관을 변호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 중이다.
2021년 9월 한 시민단체가 권 전 대법관을 변호사법 위반, 뇌물 수수, 공직자윤리법 위반 등 혐의로 고발한 지 3년 만이다. 지난 3월에는 검찰이 서초동에 위치한 권 전 대법관의 변호사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권 전 대법관은 퇴직 이후 대장동 민간업자 김만배씨가 대주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고문으로 재직하며 변호사 등록 없이 변호사로 활동해 '변호사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다.
이 기간 권 전 대법관은 2020년 11월부터 2021년 9월까지 1억5000만원의 고문료를 받았다. 변호사법은 변호사 등록을 하지 않고 변호사 활동을 하면 3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처벌한다는 규정하고 있다.
검찰은 이 고문료가 이른바 '재판 거래' 의혹과도 연관이 있는지 수사하고 있다. 권 전 대법관이 재임 중이던 2020년 7월 대법원이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을 무죄 취지로 파기환송할 때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는 혐의다. 당시 대법관들의 유무죄 의견이 팽팽하게 나뉘었는데, 권 전 대법관의 무죄 의견이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다는 것이다.
이 판결로 이 전 대표가 경기지사직을 유지할 수 있었고 지난 20대 대선 출마도 가능했다. 검찰은 권 전 대법관이 화천대유 고문으로 위촉된 것이 이 의혹과 연관성이 있는지를 수사 중이다. 당시 재판을 전후해 김만배씨가 대법원의 권 전 대법관 사무실을 8차례 찾아갔다고 알려졌다.
권 전 대법관 등 유력 인사들이 대장동 개발업자들로부터 거액을 받거나 약속받았다는 '50억 클럽' 의혹도 함께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곽상도 전 의원과 박영수 전 특별검사를 이미 기소했고, 최근엔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조사했다.
한편 양승태 전 대법원장은 사법농단 의혹으로 헌정 사상 처음으로 사법부 수장이 기소되는 불명예를 안은 데 이어 최근 대법원 사건 소송 대리인으로 나서 전관예우 논란의 중심에 섰다. 김명수 전 대법원장 역시 거짓 해명 의혹으로 검찰에서 소환 통보를 받는 등 전직 대법관들이 잇따라 물의를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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