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로앤피] 경희대 음대 교수가 입시 학원과 연계해 자신의 사무실에서 ‘맞춤 레슨’을 진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른바 ‘마스터 클래스’ 명목으로 교습한 것이다. 해당 학원은 이런 내용과 사진까지 대놓고 온라인에 올렸다. 이런 불법 과외는 ‘현재 진행형’이다.
2일 아주로앤피 확인 결과 경희대 피아노과 A교수는 자신의 연구실에서 대놓고 입시생들에게 레슨을 한 정황이 드러났다. A교수는 본지 보도로 알려진 ‘배우자 회사의 행사’에서 레슨을 한 교수와 동일 인물이다([단독] 경희대 음대 교수, 배우자 음악 캠프서 입시생들에 '몰래 레슨').
지방 소재 피아노 입시 학원인 M학원은 지난 2022년 9월18일 SNS에 A교수 관련 글을 올렸다. 이 학원은 “9월17일 A교수님 마스터클래스, 꼼꼼한 맞춤 레슨 감사합니다”라는 글을 공개해놓았다. 그러면서 “경희대 캠퍼스도 구경했는데 중앙도서관이 멋져서 한컷! 얘들아 수고했다”라고 적었다.
해외 저명 인사 등을 초빙한 ‘마스터 클래스(전문가를 데려와 공개적으로 하는 강연)’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마스터’가 현직 교수라면 얘기는 달라진다. ‘학원의 설립‧운영 및 과외교습에 관한 법률’은 대학 교수의 레슨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해당 SNS 글에는 경희대 도서관 사진과 함께 학생 총 3명이 피아노 앞에 앉아 있는 사진 세 장이 게재돼 있다. “사진 속 사무실은 A교수의 연구실”이라고 복수의 전공자들이 확인했다. 경희대 음대에서는 연구실을 교방(교수님 방)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취재진은 M학원에 전화를 걸어 지금도 이같은 교습이 가능한지 문의했다. 학원 측은 “A교수는 얼마 전 그 사건(경찰 압수수색) 탓에 몸을 사리고 계실 것”이라며 “꼭 ‘A교수와 해야 합격이다’ 이런 건 아니다”라고 밝혔다. M학원에 따르면 A교수의 마스터 클래스 비용은 1인당 22만~25만원이다.
M학원은 “협회나 단체에서 마스터 클래스를 열어주면 거기에 가는 건 문제가 안 된다”며 “기회를 엿보다가 여러 교수님 쪽으로 보내려 한다”고도 했다.
A교수의 불법 레슨은 이 한번만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여러 차례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피아노 전공자인 박기악씨(가명)는 “지난해 A교수가 xx예고 교복을 입은 학생과 함께 ‘교방’에서 나오는 걸 음대생 여럿이 봤다”며 “A교수님은 도망치듯 자리를 떴는데, 이 장면은 음대에서 유명하다”고 말했다.
A교수는 아주로앤피와의 통화에서 “경찰 조사를 받고 있어 기자와 얘기하지 않겠다”면서도 불법 레슨과 입시 비리 의혹에 대해서는 “말도 안 되는 얘기”라고 했다. 그는 본지 추가 취재 요청에는 응하지 않았다.
A교수는 자신의 연구실(교방)에서 입시 학원이나 예고 등과 연계해 불법 레슨을 벌인 정황 외에도, 배우자 B씨의 회사 C사의 여름 음악캠프에서도 ‘몰래 레슨’을 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지난 1월 경희대를 압수수색하고 A교수 불법 교습 의혹 등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
당초 B씨는 미등록 학원(C사)을 운영했다는 혐의로 서울 방배경찰서에서 별도로 조사를 받았지만 경찰은 A교수 부부 사건 전체를 동대문경찰서에서 통합 수사하도록 재배당했다. 경찰은 조만간 수사를 마무리하고 A교수 등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관련기사 보기 <'마스터 클래스'가 뭐기에…"음대 교수 비리 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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