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경수사권 조정② |검찰청법 개정] 수사권 뺏긴 검사들

장승주 기자 입력 2020-01-17 19:07 수정 2020-01-17 19:07
  • 검찰 직접수사 범위 축소

검경수사권 조정안 통과로 검찰의 직접수사 범위가 줄었다.

국회는 지난 13일 본회의에서 검경수사권 조정안(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조정안은 검사의 직접수사 범위 등을 규정한 검찰청법과 검경 관계 재정립, 경찰 수사 등을 규정한 형사소송법 개정안으로 이뤄진다.

이 중 검찰청법 개정안은 △검사가 수사를 개시할 수 있는 범죄의 범위를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검사의 범죄수사에 관한 지휘·감독 대상을 특별사법경찰관리로 한정하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핵심은 사실상 제한이 없던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축소한 것이다.

개정안에 따르면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는 범죄 범위는 △부패범죄·경제범죄·공직자범죄·선거범죄·방위사업범죄·대형참사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중요범죄, △경찰 공무원이 범한 범죄, △사법경찰관이 송치한 범죄와 관련해 인지한 각 해당 범죄와 직접 관련성 있는 범죄로 제한된다.

눈여겨 볼 대목은 직접 수사 범위를 ‘부패범죄’, ‘경제범죄’라는 식으로 표현하고 세부적인 것은 대통령령에 맡겼다는 점이다.

일각에선 검찰의 직접 수사 범위를 모호하게 규정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정권에 따라 직접 수사 범위가 달라질 수 있고, 수사기관 간 논란을 일으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개정안에 대한 국회 검토보고서에서도 이에 대한 지적이 있었다. 검토보고서는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의 구체적인 내용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데, 추후 대통령령 입안과정에서 직접 수사대상 범위가 확장될 가능성이 없지 않고, 이에 따라 수사기관 간 소모적인 논란이 재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검토보고서 의견은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를 ‘법률’에 규정하자는 것이었다. 보고서를 살펴보면 “수사기관의 수사권 범위는 수사의 적법성 여부와 직결될 뿐만 아니라 국민의 기본권에도 영향을 미치는 사항이라는 점에서 국민의 대표자인 입법자가 결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검사의 직접 수사 범위를 ‘검경 수사권 조정 합의문’ 별지의 취지를 반영해 직접 법률에 규정하는 방안도 검토될 필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또한 검찰의 수사 지휘권 폐지를 담은 형사소송법 개정과 궤를 같이 해 검찰청법도 검사의 직무 범위를 수정했다. 검사의 직무 범위에 있던 ‘범죄수사에 관한 사법경찰관리 지휘·감독’ 규정을 ‘범죄수사에 관한 특별사법경찰관리 지휘·감독’으로 바꿨다.

형사소송법은 “수사관, 경무관, 총경, 경정, 경감, 경위는 사법경찰관으로서 모든 수사에 관하여 검사의 지휘를 받는다”는 내용의 제196조 1항이 삭제되고, “검사와 사법경찰관은 수사, 공소제기, 공소유지에 관해 서로 협력한다”는 내용이 제195조가 신설됐다.

직접 수사 범위를 축소하는 검찰청법 개정안 통과 이후 후속 조치도 신속히 진행되고 있다.

법무부는 검경수사권 조정안 통과 다음날인 14일 전국 검찰청의 직접 수사부서 13곳을 폐지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검찰 직제개편안에 대한 의견조회 공문을 대검찰청에 보냈다. 직접 수사부서 13곳을 형사부 10곳과 공판부 3곳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윤석열 검찰총장은 사실상 전면 반대한다는 의견을 제출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기관이 충돌하는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오는 상황이다.

법무부의 검찰 직제개편안은 오는 21일 국무회의 안건으로 상정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장용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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