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참여정부 중책 맡았던 '원조 친노' 김병준, 한국당 '구원투수'로

손인해 기자 입력 2018-07-17 18:23 수정 2018-07-17 18:23
  • 2012년 대선서 文 아닌 김두관 지지

  • 朴 정부 총리 지명 후 現 여권과 결별

  • 당내 뿌리깊은 계파갈등 해소 급선무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제2차 전국위원회에서 김성태 원내대표(왼쪽부터), 김병준 혁신비대위원장, 이주영 의원 등이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가 자유한국당의 '구원투수'로 등판했다. 지방선거 참배로 벼랑 끝에 내몰린 한국당의 혁신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 것이다.

한국당은 1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제2차 전국위원회에서 만장일치 박수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의 비대위원장 임명안을 의결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한국 정치를 반역사적 계파·진영 논리에서 벗어나게 하겠다는 소망이 있다"면서 "대신 미래를 위한 가치·정책 논쟁이 우리 정치의 중심을 이뤄서 흐르도록 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과 대통령 정책특보 등 중책을 맡는 등 '원조 친노(친노무현)' 인사로 분류됐던 인물이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이 1990년대 설립한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연구소장으로 함께한 인연으로 참여정부 당시 부동산 정책과 신행정수도 정책 등 주요 국정과제가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다.

특히 2006년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에도 임명됐으나, 당시 한나라당에서 논문 표절 의혹을 집중적으로 제기해 취임 13일 만에 낙마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참여정부에 몸담았던 그가 '구원(舊怨)'이 있는 한국당의 '구원투수'에 오른 것을 두고 일부 친문 인사들로부터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을 입에 올리지 말라'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김 비대위원장은 이에 대해 "노무현 정신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노무현 정신은 여기도 대한민국, 저기도 대한민국"이라고 일축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과 정치적 대척점에 있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척이라고 하지 말아달라"며 "서로 좋은 경쟁 관계, 보완관계"라고 맞받았다. 

김 비대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등에서 한솥밥을 먹었고, 2009년 범친노계 모임인 '시민주권' 운영위원회에도 나란히 이름을 올린 인연이 있다.

그러나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 경선에서 문 대통령이 아닌 김두관 전 경남지사를 지지했고, 이후 친노세력에 대한 쓴소리를 마다하지 않았다.

노무현 정권이 마감한 뒤 공직과는 거리를 뒀지만,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당시 박근혜 정부의 총리후보로까지 지명되면서 현 여권과 결별하게 됐다. 

2016년 총선 이후에는 새누리당 의원들을 대상으로 특강을 하거나 국민의당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되는 등 꾸준히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6·13 지방선거를 전후해서는 자유한국당 관련 행사에 모습을 나타냈다.

그러면서도 한국당의 서울시장 후보 출마 요청은 거절했다. 지방선거 이후로는 유력한 비대위원장 후보로 계속 이름이 오르내렸다.

김 비대위원장 앞에 놓인 현실은 녹록지 않다. 일단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에서 시작해 '비박(비박근혜)·친박(친박근혜)'을 거쳐 '복당파·잔류파'로 대표되는 당내 뿌리 깊은 계파 갈등 해소가 급선무다.

현재 당 안팎에선 계파 갈등이 극심하다 보니 '차라리 갈라서는 게 낫지 않겠느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김 비대위원장이 그렇다고 이를 명분으로 거칠게 인적 청산의 칼날을 들이대려고 한다면, 오히려 당이 다시 한 번 극심한 내홍에 빠질 수 있다.

그는 이와 관련해 "현실 정치를 인정한다는 이름 아래 계파 논쟁과 진영 논리를 앞세우는 정치를 인정하고 적당히 넘어가라고 얘기하지 말라"며 "차라리 잘못된 계파 논쟁과 진영 논리 속에서 그것과 싸우다 죽으라고 얘기해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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