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고법 제6-1민사부는 9월 10일 주식회사 A가 부산시 해운대구를 상대로 낸 채무부존재확인 소송 항소심(2025나5779)에서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다. 판결문은 17일 전국법원 주요판결로 공개됐다.
분쟁은 2020년 11월 2일 체결된 ‘해운대 2040 비전과 전략 수립 용역’ 계약에서 비롯됐다. 계약금액은 493,654,120원이고, 해운대구는 A사에 2020년 11월 18일 선급금 50,000,000원, 2021년 6월 30일 기성금 110,858,530원을 지급했다. 이후 완수일은 두 차례 연장돼 2022년 9월 30일로 변경됐다.
해운대구는 A사의 중간보고서가 다른 지방자치단체 용역보고서와 유사하고, 계약기간 내 완료 능력이 없거나 공정이 현저히 미달했다는 등의 사유를 들어 2022년 12월 9일 계약을 해제했다. 그러면서 원상회복으로 185,541,240원의 지급을 요청했다.
A사는 계약 해제 전까지 용역을 정상적으로 수행했고, 최종 결과물의 진척도가 77.61%에 이르러 반환의무가 없으며 계약보증금 지급의무도 없다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도급계약에서 정한 일의 완성 이전에 계약이 해제되면 원칙적으로 수급인은 보수를 청구할 수 없고, 예외적으로 이미 완성된 부분이 도급인에게 실질적 이익이 되는 특별한 경우에만 보수청구권이 인정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한국저작권위원회 감정촉탁 결과를 토대로 A사가 2022년 9월 5일 제출한 중간보고서에 과천시, 성남시, 대구시 수성구 관련 보고서와 전체 항목의 실질적 유사성이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SWOT 분석’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은 문자적 유사도가 현저히 높고 지역명만 바꾼 것에 가깝다며, 이 중간보고서가 해운대구에 실질적인 이익이 되는 결과물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봤다.
재판부는 또 A사가 두 차례 연장 뒤에도 최종 기한까지 과업을 마치지 못했고, 연구진 보강 지시에 불응하거나 사전승인 없이 사업인력을 변경하고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는 등 계약조건을 위반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계약 해제는 적법하고, 이 용역이 해제 이전 수행분을 떼어 인수·관리·사용하는 성질의 분할 가능한 용역이라고도 보기 어렵다고 봤다.
결국 재판부는 선급금과 기성금 반환의무가 없다는 확인청구와 계약보증금 지급의무가 없다는 확인청구를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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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현 기자 khkyun@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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