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수사' 중앙지검장 결국 교체…"소환해야"에 전격 경질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의혹과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수사를 지휘하던 송경호 서울중앙지검장이 전격 교체됐다.
 
이원석 검찰총장의 대검찰청 참모진도 대거 교체돼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법무부는 13일 대검 검사급(고검장·검사장) 검사 39명(신규 보임 12명, 전보 27명)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부임 일자는 오는 16일이다.
 
전국 최대 규모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 검사장으로는 이창수(연수원30기) 전주지검장이 보임됐다. 신임 지 지검장은 검찰 내 '친윤 특수통'으로 분류된다.
 
2001년 서울지검(현 서울중앙지검) 검사로 시작해 인천지검 형사5부장, 서울동부지검 형사4부장,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 대구지검 2차장검사를 지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검찰총장일 때 '총장의 입'인 대검 대변인을 지낸 바 있다.
 
지난해 9월 검사장으로 승진해 전주지검장으로 부임 뒤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인 서모 씨의 항공사 타이이스타젯 특혜 취업 의혹 수사를 지휘했다.
 
송경호(29기) 서울중앙지검장은 부산고검장으로 발령 났다. 표면적으로는 고검장으로 승진한 모양새지만 김 여사 수사를 두고 대통령실과 갈등을 빚은 데 따른 좌천이란 시각이 많다.
 
물론 그가 현 정부 출범 직후인 2022년 5월 부임해 이미 2년간 대형 수사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교체 자체가 이례적인 것은 아니다. 그러나 서울중앙지검이 전담팀을 꾸리고 김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에 본격 착수한 지 불과 열흘 만에 교체되면서 다른 해석을 낳고 있다.
 
지난해 송경호 지검장이 김 여사 소환을 포함한 수사 계획을 보고해 대통령실과 충돌했다고 알려져 있다. 대통령실이 송 지검장을 교체하려 했고 이원석 검찰총장이 이를 막았다는 얘기가 돌았고, 이번 인사도 그 연장선상이란 해석이다.
 
특히 서울중앙지검은 김 여사가 연루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도 수사하고 있다. 명품백(디올백) 사건 자체는 함정취재 목적이어서 뇌물이 성립되지 않는 등 기소하기 쉽지 않지만, 김 여사 수사를 주가조작 쪽으로 확대하면 얘기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송 지검장 아래서 수사 실무를 맡았던 서울중앙지검 1∼4차장검사도 전원 교체됐다. 김 여사 명품 가방 수수 의혹 수사를 맡은 김창진(31기) 1차장은 법무연수원 기획부장으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을 비롯해 특수 수사를 지휘한 고형곤(31기) 4차장은 수원고검 차장검사로 각각 이동했다.
박현철(31기) 2차장은 서울고검 차장검사, 김태은(31기) 3차장은 대검 공공수사부장으로 배치됐다.
 
1∼4차장 모두 검사장급으로 승진했지만, 김태은 3차장을 제외하면 모두 비수사 보직으로 발령됐다. 송 지검장의 수족이었던 수사팀 수장들이 모두 수사권을 놓은 것이다.
 
대검 참모진도 대거 교체됐다. 기획조정부장에 전무곤(31기) 성남지청장, 마약·조직범죄부장에 노만석(29기) 제주지검장, 형사부장에 이진수(29기) 서울북부지검장, 공판송무부장에 정희도(31기) 안산지청장, 과학수사부장에 허정(31기) 고양지청장이 각각 임명됐다.
 
이 총장의 임기가 불과 4개월여 남은 상황이란 점을 감안하면 큰 폭의 인사로 풀이된다. 다만 양석조(29기) 대검 반부패부장은 유임돼 전국 일선 검찰청의 특별수사를 계속 지휘한다.
 
기존 참모진인 박세현 대검 형사부장(서울동부지검장), 성상헌 기획조정부장(대전지검장), 박영빈 마약·조직범죄부장(청주지검장), 박기동 공공수사부장(대구지검장), 박현준 과학수사부장(울산지검장), 정유미 공판송무부장(창원지검장)은 일선 수사청으로 보임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연루된 쌍방울그룹의 대북송금 의혹을 수사하는 수원지검장으로는 대표적인 공안통으로 꼽히는 김유철(29기) 서울남부지검장이 이동한다. 신봉수(29기) 현 수원지검장은 광주고검장으로 발령 났다.
 
법무부 검찰국장에는 송강(29기) 인천지검장이 임명됐다. 법무부 기획조정실장은 변필건(30기) 수원고검 차장검사가 맡는다. 권순정(29기) 현 법무부 검찰국장 겸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수원고검장으로 이동했다.
 
문재인 정부 당시 검사장으로 승진했던 주영환(27기) 부산고검 차장검사와 구자현(29기) 광주고검 차장검사는 한직으로 분류되는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보임됐다.
 
이날 인사를 앞두고 이주형(25기) 서울고검장, 최경규(25기) 부산고검장, 노정연(25기) 대구고검장, 홍승욱(28기) 광주고검장, 한석리(28기) 울산지검장, 박종근(28기) 광주지검장, 배용원(27기) 청주지검장이 사표를 냈다.
 
법무부는 "장관 취임 이후에도 상당 기간 공석으로 유지돼 온 일부 보직의 공백을 해소해 법무·검찰의 안정적인 운영을 지원하고, 대검 검사급 검사 신규 보임 등으로 조직의 쇄신과 활력을 도모했다"며 “적재적소 인사를 통해 검찰이 본연 업무를 더욱 신속하고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 체제를 갖추는 데 중점을 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