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언유착' 의혹 제보자 X "檢, 한동훈 포렌식 않고 내 가족 핸드폰만 조회"

송다영 기자 입력 2021-08-17 17:17 수정 2021-08-17 17:17

[제보자X가 공개한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 요청 집행사실통지서. 사진=페이스북 갈무리.]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을 처음 제기한 '제보자 X' 지모씨가 '검찰이 지난해 자신과 딸의 휴대전화 통화 목록을 조회했다'고 밝혔다. 그는 '검찰이 한동훈 검사에 대한 휴대전화 포렌식에는 적극적이지 않으면서 자신에 대한 수사에만 골몰하고 있다'며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지모씨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한동훈(검사장) 핸드폰은 2년이 접어들어도 안 열면서, 내 핸드폰과 아무 상관 없는 딸 핸드폰까지 '검언유착' 기간동안 다 뒤져봤네. 그리고 통보는 지금에서야..."라며 2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해당 사진은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서 온 '통신사실 확인자료제공 요청 집행사실통지' 문건이다.  내용에는 "사건과 관련하여 아래와 같이 통신사설 확인자료 제공 요청을 집행하였으므로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의 3제1항 또는 제4항에 따라 이를 통지합니다"라는 안내문구가 써 있다. 

통신비밀보호법 제13조 등이 규정하고 있는 통신사실확인자료제공은 검찰 등 수사기관이  형의 집행을 위해 필요한 경우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요청해 이용자의 통신과 관련한 ▲통신일시 및 시간 ▲주고받은 통신번호 ▲인터넷로그 기록 ▲위치추적자료 등을 전기통신사업자에게 요구할 수 있도록 한 제도다.

이어 내용에는 서울지검에서 제보자 X와 그의 딸 명의의 휴대폰의 통화(발신·역발신) 내역을 확인했다고 쓰여있는데, 통화 내역 조회 기간은 지난해 2월 1일부터 4월 23일경까지다. 이 기간은 '검언유착' 사건이 벌어진 것으로 의심받는 기간으로, 그 무렵 채널A 법조팀 소속이었던 이동재 기자가 이철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 대표와 접촉을 시도하거나, 접촉을 하고 있던 때다. 특히 2~3월 하순에는 지씨와 이 전 기자가 통화 혹은 직접 대면을 했던 때 이기도 하다. 

또, 이 전 기자가 한동훈 검사장과의 친분을 무기 삼아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의 비리 정보를 요구하며 이 전 밸류인베스트코리아(VIK) 대표를 협박했다는 MBC의 첫 보도는 지난해 3월 31일이었다.

이에 대해 한 검사장은 지난달 19일 <비밀번호 공개하라는 신동근 의원 등 여당 정치인들, 추미애 전 장관 등 주장에 대한 입장>이라는 발표문을 통해 "제보자X는 수사에서 본인 핸드폰 제출도 안 했다고 하는데 거기에는 추미애 씨가 왜 아무말 않는지 묻겠다"며 지모 씨가 수사 당시 핸드폰을 제출하지 않은 점을 지적한 바 있다. 
 
지모씨는 이어 "나(의 통화 기록)를 뒤진만큼 한동훈 검사장도, 그리고 (서로 연락을) 2700번이나 한 윤석열과 그 배우자도 뒤져야 할 것 아닌가. 애들 놀라게 왜 우리(핸드폰)만 뒤지냐"며 검찰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강요미수 혐의로 기소됐던 이 전 기자는 최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자, 역으로 지모씨에 대한 수사를 촉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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