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1부(부장판사 마성영·김상연·장용범) 심리로 진행된 조국 전 장관과 부인 정경심 교수의 업무방해 혐의에 대한 재판(11차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한인섭 한국형사정책연구원장은 시종일관 진술거부권을 행사했다. 한 원장은 자신이 '피의자- 증인'이며, 검찰이 2년 동안 수사 종결 하지 않고 있는 자신의 사건이 마무리되기 전까지는 법정에서 입을 열지 않겠다고 단언했다.검찰: 2019년 9월 20일 변호사와 참석해서 조사받으셨고. 이상 없다고 확인하신 조서가 맞는거죠? 2시간 열람 하셨던데요. 맞으십니까? 그 진술조서가 맞는지만 여쭤보는 겁니다.
한인섭: ...
검찰: 맞습니까 당시 그 조서?
한인섭: ...
판사: 진술거부하시는겁니까?
한인섭: 재판부에 제 뜻 전했습니다.
그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부부 자녀가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 활동 증명서를 발급받을 당시 센터장으로 해당 사건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원장은 검찰 진술을 통해 증명서 발급 업무는 사무국장의 소관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한 원장은 자신의 증인신문에 변호인의 참여를 신청했다. 이는 변호사가 사건의 증언과 관련해 증언의 거부 범위와 진술 여부 등에 대해 조력하기 위해 증언에 동석하는 것을 말한다. 검찰은 "증인은 법률적 지식이 해박한데 변호사가 따로 필요하겠냐"며 반대했으나 재판부는 변호인의 착석을 허가했다.
증인석에 앉은 한 원장은 "먼저 증언거부 사유를 소명 드리고 그다음에 증언거부 범위에 대해서 결론적으로 말씀 드리겠다"며 입을 열었다. 한 원장은 검찰이 2년째 자신의 사건을 방치하고 있다며 '수사 종결' 처분이 나기 전까지는 법정에서의 진술을 전면 거부하겠다고 단언했다. 앞서 한 원장은 별도로 기소된 정 교수의 1심 재판에도 한 차례 증인으로 출석했으나 당시도 같은 이유로 증언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한 원장은 "2006년부터 2014년까지 서울대 인권법센터장을 맡았다. 그동안 증명서 발급은 내 책임이 아닌 사무국장 몫이었다. 그런데 검찰은 조사가 끝났음에도 만 2년이 돼가는 지금까지도 (피의자인 사건에 관한) 수사 종결 처분을 하지 않고 있다. 1년 전(정경심 교수 1심 재판)에 이미 법원에 출석해 증언 거부 사유를 소명했다. 그때는 검찰도 증인 신청을 철회하지 않았나"라며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았다.
이어 그는 검찰이 자신을 피의자로 묶어두고 심리적으로 압박한다고 주장하며 증언을 거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밝혔다. 한 원장은 "나 같은 사람을 '피의자 증인'이라 할 수 있겠다. 이런 경우 심리적 압박이 생긴다. 피고인으로 전환될지 모른다는 압박감, 법정 증언을 (다른 재판에서) 불리한 증거로 쓸지 모른다는 압박감, 위증죄 압박감 같은 것"이라며 이러한 압박감 속에서 '눈치 보기 증인'이 되는 관행을 거부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한 원장의 사건은 조 전 장관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거나 "헌법학자라는 분이 조서가 그때 본 게 맞는지에 대해서도 사실대로 말할 생각이 없나"라며 노골적으로 비아냥대는 등 답변을 유도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지만 무위에 그쳤다.
결국 한 원장은 증인 신문 시작 후 40여분 만에 2019년 참고인 진술 조서의 진정성립(어떤 문서나 사실이 맞는다고 확인해 주는 것) 여부에 대한 답변만을 마치고 자리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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