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정경심 재판' 법정 입구는 유튜버들의 전쟁터

송다영 기자 입력 2021-06-25 14:41 수정 2021-06-25 15:44

서울중앙지법 서관 앞 조국 전 장관 지지파와 반대파. [사진=송다영 기자.]

"조국 구속!" "조국 무죄!"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법원에 모습을 나타내자 바리케이드를 사이에 두고 지지자와 반대자들이 뒤엉켜 응원과 야유를 동시에 보냈다. 조 전 장관이 재판정에 입장해 모습을 감춘 후에도 유튜버들은 구석진 곳에 자리 잡고 구독자들을 위한 방송을 멈추지 않았다. 일부 시민들 사이에서는 고성과 욕설이 오가며 물리적 충돌이 일어나 경찰이 싸움을 만류하기도 했다. 

 

[사진=송다영 기자]


25일 오전 10시 서울 서초구 중앙지법 서관에서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재판이 열렸다. 이날 재판은 조 전 장관 딸 조모씨가 참석해 증인신문을 한다고 알려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모씨는 지난 22일 재판 출석에 앞서 법원에 증인보호신청을 제출한 바 있다. 이에 조씨는 취재진 접근이 제한된 비공개 통로를 통해 법정에 출석했다.

재판 1시간 전 법정 출입구 양옆에는 길을 확보하고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바리케이드가 설치돼 있었다. 일부 유튜버들은 사람들이 몰리기 전 삼각대로 고정해 현장 생중계를 위한 카메라를 대기시켜 놨다.

 

[사진=송다영 기자]

9시 20분쯤 현장에 모인 지지자들은 조 전 장관이 입장했을 때 더 잘 보이는 자리가 어딜지 예상하고 의논하며 자리를 잡고 있었다. 지지자들은 최근 조선일보가 성폭력 사건 기사에 조 전 장관의 딸 모습을 따라 그린 삽화를 사용해 논란이 된 사건에 관해 얘기하기도 했다. 그들 사이에서는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대선 출마 선언을 했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한 진보 성향의 유튜버는 기자에게 "이쪽은 진보고, 저쪽(반대편)은 수구다. (정해진 건 아니지만) 서로의 영역이 다 있다"라고 말했다. 모인 이들은 서로 책 <조국의 시간> 소지 유무로 '니 편 내 편'을 따지기도 했다. <조국의 시간>을 옆구리에 낀 지지자들은 책이 5분 만에 완판된 것, 책을 어디서 샀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한편 조 전 장관 반대자들 사이에서는 '부끄러운 조국'이라고 쓰인 소형 현수막의 사용을 두고 법정 직원과 말다툼이 있었다. 이들은 "왜 <조국의 시간>은 되고 이건(현수막)은 못 쓰게 하냐" "차별이다"라며 법정 직원의 현수막 사용 자제 요청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송다영 기자]

[사진=송다영 기자]

9시 30분쯤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개인 승용차를 타고 나타났다. 모인 이들은 저마다 "조국 무죄" "조국 구속" "조국 사형" 등 떠나가라 구호를 외쳤다. 조 전 장관 쪽에 잘 보이게 선 지지자들은 <조국의 시간>을 높이 들고 조 전 장관에게 응원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출동한 50명의 경찰은 사람들을 에워싸고 사고와 충돌을 방지하기 위해 현장을 지켰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진=연합뉴스]

한편 조 전 장관은 법원 앞에서 취재진에게 “저와 제 가족을 모욕하고 조롱한 기자와 언론사에 법적 책임을 묻겠다”라고 밝혔다. 이는 최근 조선일보의 성폭력 사건 기사에 조 전 장관의 딸 모습을 따라 그린 삽화를 사용해 논란이 된 것을 저격한 발언이다. 조 전 장관은 해당 언론사와 기자 실명을 직접 거론하며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한 바 있다.

이어 조 장관은 “이는 정파적 시각과 극도의 저열한 방식”이라며 “인두겁을 쓰고 어떻게 그런 일을 할 수 있나. 반드시 법적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사진=송다영 기자]

[사진=송다영 기자]

[사진=송다영 기자]

조 전 장관이 법정에 입장하고 나서도 사람들은 한동안 입구를 떠나지 않았다. 그러다 진보 유튜버와 보수 유튜버 사이에 말다툼이 벌어지며 물리적 충돌이 생기기도 했다. 서로 고성과 욕설이 오가며 주먹질을 하기도 했지만, 경찰의 제지에 실제로 폭행이 발생하지는 않았다.

일부 유튜버들은 조 전 장관의 퇴장 이후에도 방송을 이어갔다. 건물 구석 벤치에 앉아 상황을 중계하는 한 보수 유튜버는 "저녁까지 법정 상황을 전하겠다. 대한민국의 공정을 다시 세우겠다"라며 구독자들에게 인사를 전하고 유튜브 방송을 마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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