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상 의장 “美 의회, 비관서 긍정으로…北 비핵화 기대”(종합)

로스앤젤레스(미국)=김봉철 기자 입력 2019-02-16 00:25 수정 2019-02-16 00:25
  • 코리아 소사이어티 연설 후 기자들과 질의응답…訪美 성과 자평

  • 남·북·미 최고 수준 ‘3각 외교예술’ 평가…국회회담 개최도 기대

  • 홍진 전 의장 유족과도 오찬…미국 일정 내내 ‘위안부 문제’ 이슈

문희상 국회의장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코리아 소사이어티 메인홀에서 '굳건한 한미동맹으로 한반도와 세계 평화 위해 전진!'을 주제로 기조연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문희상 국회의장은 14일(현지시간) 여야 5당 지도부들로 구성된 국회 대표단과 방미(訪美) 성과와 관련해 “미국 의회 인사들이 (북한에 대해) 비관적인 생각에서 희망적으로 많이 바뀌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밝혔다.

문 의장은 이날 뉴욕 코리아 소사이어티(Korea Society) 연설을 마친 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시간에서 “그들이 호프풀(hopeful·희망찬)이라고 말을 하던데 양국 의회 간 소통하면서 많은 부분 근접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앞으로 이런 (소통의) 기회를 자주 갖기를 바란다”면서 “그것이 곧 한·미동맹 강화가 공고히 되는 하나의 촉진제가 된다고 믿는다”고 강조했다.

코리아 소사이어티는 한·미 상호 간의 이해와 협력 증진을 목표로 1957년 창설된 비영리 단체다. 이 단체는 한·미 양국의 정책, 기업, 경제, 교육, 예술 그리고 영화에 관한 토론과 연구를 수행하며 상호이해와 친선을 증진 시키는데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그는 “모든 인간관계에서 기본적으로는 신뢰 여부는 말과 행동이 중요하다”면서 “미국 의회 측에서 특히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중심으로 한 ‘진정성’에 대한 의문은 ‘(북한의) 행동을 증거로 믿을 수 있는가’였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은 북한의 진정성과 관련해 자신도 의문을 갖고 있는 사람이라고 전제한 뒤 “미국 조야(朝野)에 낙관론이 있고 신중론이 있듯이 한국에도 양쪽이 모두 존재한다”면서 “정당마다 혹은 국민들도 생각이 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연설에서도 “완전한 비핵화는 북한의 체제보장에만 머무르지 않고, 북한이 경제도약과 발전을 할 수 있도록 국제사회의 대담한 지원과 협력으로 연결될 것”이라며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의장은 “우리는 북한이 핵포기 없이는 남북관계 진전에 한계가 있으며, 핵포기 시 남측의 대북지원과 협력 의지가 분명하다는 점을 계속 강조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선 “우리가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려는 것도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과 신뢰구축을 통해 관계개선에 적극 임하도록 하려는 목표가 있기 때문”이라며 “북한에게 밝은 미래가 있음을 확신시키는 것이 문재인 정부 대북정책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남북관계 진전 속도에 대한 미국 내 일각의 우려를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문 의장은 “북한의 핵 포기 진정성에 대한 미국 조야(朝野)의 의심도 잘 알고 있다”고도 했다.

문 의장은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원칙으로 △완전한 북핵 폐기 △핵 폐기 시 북한에 밝은 미래 보장 △남·북·미 관계개선과 평화 △완전한 비핵화를 견인할 한미·동맹 등 4가지를 제시했다.

그는 북한이 대량살상무기를 완전히 폐기하는데 있어서 ‘신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문 의장은 “핵신고 시기 및 핵시설 폐기 문제 등도 신뢰부족으로 아직 포괄적인 합의도출을 못하고 있다”면서 “이번 제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최종적이고 완전히 검증된 비핵화(FFVD) 목표는 확고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의장은 “한·미동맹은 민주주의와 평화, 자유와 평등, 정의와 인권의 가치를 공유하는 가치동맹이자, 전 세계 모든 중요한 이슈들을 함께 다뤄 나가는 글로벌동맹”이라며 “그 어떤 수식어보다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말한 ‘위대한 동맹’이 완벽한 표현”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문 의장은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 한국의 문재인 대통령 3인의 만남은 평화 실현 가능성을 배가한다고 생각한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력과 협상력은 주지의 사실”이라고 높게 평가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결정적 역할을 트럼프 대통령이 했다면, 그 연결고리는 문 대통령임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의장은 “남·북·미가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어가는 최고 수준의 외교예술을 보여주고 있다”면서 “3인의 만남은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실현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동력이라고 규정하기에 부족함이 없다”고 밝혔다.

추진 중인 남북 국회회담과 관련해선 “이미 북측과 친서 교환은 이뤄졌고, 날짜만 정하면 실현 가능한 상황”이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사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이를 전후로 남북 국회회담도 개최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문 의장은 “위대한 한·미동맹을 위해 서로에게 ‘You go, We go’를 외치고 싶다”면서 “위대한 한·미동맹으로 한반도와 세계평화를 향해 전진하자”고 역설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오른쪽)이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 호텔에서 대한민국 임시의정원 의장 홍진 선생의 손자며느리인 홍창휴 여사와 환담 도중 홍 여사가 보여준 95년도 해외독립운동 관련 인사 초청 카드를 들어 보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이날 연설장에는 일부 일본 언론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 위안부 문제를 ‘일왕이 사죄해야 한다’는 취지의 문 의장의 발언에 일본 측이 반발한 최근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문 의장은 ‘위안부 문제에 대해 한 말씀 해달라’고 한 외신기자의 요청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문 의장은 연설에 이어 뉴욕의 한 호텔에서 임시의정원 의장을 지낸 홍진 선생의 손자 며느리 홍창휴씨와 오찬을 가졌다.

이계성 국회 대변인은 기자들과 만나 “홍 여사가 남편의 유언에 따라 임시의정원 관인(官印) 등 귀중한 자료를 기증하겠다고 한 것에 문 의장은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인은 100년 전 수립된 임시의정원의 문서에 사용된 공식 도장이다. 3년 전 세상을 떠난 홍 씨의 남편은 ‘국회에 홍진 선생의 흉상이 세워지면 관인을 한국 국회에 기증해달라’는 유언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15일 로스앤젤레스(LA)로 이동한 대표단은 대한인 국민회관 및 서던캘리포니아대(USC) 한국학연구소를 방문한 뒤, LA 교포 초청 만찬 간담회를 하는 것을 끝으로 방미 공식 일정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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