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로앤피] 판결문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는 리걸테크 기업 엘박스가 월 요금을 인상한 반면 이와 유사한 서비스인 로앤컴퍼니의 '빅케이스'는 월 이용료는 인하해 눈길을 끌고 있다. 판결문 검색 서비스를 놓고 시장의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기 위한 리걸테크 기업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모양새다. 이번 이용료 변경으로 엘박스를 이용하던 변호사 회원들이 빅케이스로 이동하게 될 지 주목된다.
한편으로 변호사들은 "민간 기업도 좋지만 판결문을 공공데이터로 공개해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27일 아주로앤피 취재를 종합하면 로톡 운영사 로앤컴퍼니가 최근 인공지능(AI) 기반 통합 법률정보 서비스 '빅케이스'의 유료 구독 서비스인 '빅케이스Plus'의 가격을 인하했다. 월 구독료를 기존 3만3000원에서 2만9700원으로 10% 인하한 것인데, 앞서 국내 최대 법률 데이터를 제공하는 엘박스가 개인회원들의 월 요금을 인상한 것과 대조된다
지난달 변호사들에게 가장 중요한 데이터인 판결문 제공을 주력 서비스로 삼고 있는 엘박스가 오는 9월부터 개인회원들의 월 요금을 기존 월 2만9900원에서 월 6만9900원으로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엘박스는 서비스 초기부터 사이트 내 모든 판례를 이용자들이 하루 3건까지 무료로 열람할 수 있도록 하거나, 변호사가 자신이 맡았던 사건 판결문을 사이트에 업로드 하면 포인트를 주는 등 여러 혜택을 제공했다. 이를 통해 이용자 및 판결문 데이터베이스를 모으며 리걸테크 시장에서 몸집을 키웠다. 변호사들 사이에서 가장 많이 쓰는 판결문 검색 사이트였던만큼 엘박스의 갑작스런 요금제 대폭 인상으로 변호사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나오기도 했다.
반면 로앤컴퍼니는 유료 구독 서비스 빅케이스Plus의 월 구독료를 2만9700원까지 내렸다. 이는 엘박스의 인상 전 요금보다도 싼 가격이다. 빅케이스Plus는 유료 구독자에게 판례 데이터와 법령, 주석서, 유료논문 등을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있다. 변호사 회원에게는 형량 통계 서비스인 '빅케이스 그래프'도 제공한다. AI 기술을 적용해 개별 범죄에 대해 가장 많이 선고된 형량, 형량별 선고 비중, 기간별 형량 추이 등의 정보를 시각화해서 보여주는 판결 분석 서비스다.
이번 월 이용료 변동에 따라 엘박스에서 빅케이스로 변호사 회원이 대거 이동할지 주목된다. 대형로펌의 A변호사는 엘박스의 이용료 인상 공지 직후 "이용료가 한번에 너무 많이 올라 부담이 되긴 하지만 엘박스를 워낙 오래 써왔고 엘박스를 대체할 만한 판결문 제공 서비스를 딱히 찾지 못해 엘박스를 계속 이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A변호사는 이번 빅케이스 이용료 인하 소식에는 "판결문 검색 서비스를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다면 빅케이스로 옮겨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밝혔다.
다만 빅케이스 운영사인 로앤컴퍼니가 대한변호사협회(변협)와 긴 시간 갈등을 겪어온터라 빅케이스의 유료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 조심스럽다는 입장도 있었다. 변협은 지난 2016년 '로톡' 서비스가 특정 변호사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하는 등 변호사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운영사인 로앤컴퍼니를 고발했다. 검찰이 이를 모두 무혐의 처분했지만 지난 2021년 변협은 법률 서비스 플랫폼 이용을 규제하도록 내부 광고 규정을 개정하고 로톡 가입 변호사 약 120여명을 징계한 바 있다.
징계를 받은 변호사들은 즉시 이의신청을 했다. 이에 법무부 변호사징계위원회는 지난해 9월 "로톡 서비스가 광고규정 일부를 위반한 것은 맞지만 징계 대상 변호사들이 로톡을 이용할 당시 광고규정에 대한 헌법재판소 심사가 진행 중이어서 광고규정 위반 사실을 인지하기 어려웠다"며 로톡 가입 변호사들에 대한 변협의 징계 처분을 모두 취소했다. 다만 "광고비에 비례하는 수임 편중 문제 등 로톡이 공정한 수임질서를 해칠 위험성도 있다"며 "운영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서초동의 또다른 변호사는 "로톡 서비스가 변호사법 위반의 소지가 있고 일부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왔는데 같은 운영사에서 제공하는 판결문 검색 서비스를 사용하기는 조금 조심스럽다"며 "변호사들이 리걸테크 기업들의 이용료에 좌지우지 되지 않을 수 있도록 정부와 사법부 차원에서 하루빨리 판결문 데이터를 공공데이터로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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