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로앤피] 한동훈 후보가 23일 국민의힘 당 대표로 선출됐다.
신임 한 대표는 이날 오후 경기 고양시 킨텍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4차 전당대회에서 62.8%의 과반 득표로 결선 투표 없이 대표직에 올랐다.
한 대표는 전당대회 기간 내내 60%대의 지지율을 앞세운 이른바 ‘대세론’ 속에서 선두 자리를 유지했다. 원희룡 후보는 18.8%, 나경원 후보는 14.6%, 윤상현 후보는 3.7%의 득표율을 각각 기록했다. 이들은 한 대표의 과반 득표를 저지하고 결선 투표에서 역전을 노렸지만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최고위원에는 장동혁·김재원·인요한·김민전 후보, 청년최고위원으로는 진종오 후보가 선출됐다.
한 대표는 윤석열 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지내다 총선을 앞두고 참패 위기에 놓인 여당의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됐다가 4·10 총선 참패 성적표를 받고 물러났다. 이번에 당 대표로 우뚝 서면서 보수 여당의 새로운 구심점이 될지 시험대에 올랐다.
한 대표는 서울 현대고·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뒤 검찰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7년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으로 임명되자 한 대표는 대검 반부패부장을 맡으며 최측근으로 자리매김했다.
한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집권하자 첫 법무부 장관에 발탁된 데 이어 당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정치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총선에서 참패하며 정치적 휴식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한 대표가 화려하게 부활할지, 정치인으로서 실패할지 예단하기 어렵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과 충돌 전력이 있고 여전히 갈등 관계여서 이 부분이 당장 첫 변수로 떠오를 가능성이 크다.
한 후보는 지난 총선 때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으로서 윤 대통령의 부인인 김건희 여사의 명품백 수수에 대해 “국민이 걱정할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김경률 비대위원이 김 여사를 마리 앙투아네트에 비교했다. 정치에 뛰어들면서 비로소 윤 대통령과 다른 길을 가기 시작한 것이다.
또 채상병 사건 관련해 호주 대사로 나간 이종섭 전 국방장관에 대해 한 위원장이 “즉각귀국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결과적으로 윤 대통령이 거부권으로 막은 두 특검(김건희‧채상병)에 대해 모두 윤 대통령과 다른 생각을 내비친 셈이 됐다. 실제 이번 전당대회에 나선 뒤에도 “제3자 추천 방식의 채상병 특검법을 야당과 별도 안으로 발의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한 대표가 당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친윤계와 다시 충돌하고, 차기 대권 도전을 위해 윤 대통령과 차별화에 나설 경우 양측의 갈등은 봉합과는 더욱 거리가 멀어질 수밖에 없다.
두 사람의 대립은 현재의 권력과 미래의 권력의 대립이란 점에서 파국으로 치달을 수도, 절묘한 봉합을 이룰 수도 있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일단 한 대표는 대표직 수락 연설을 통해 “건강하고 생산적인 당정관계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서 민심을 정확히 파악하고 그때그때 때를 놓치지 말고 반응하자”고 말했다.
당선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당정관계를 생산적으로 하기 위해 (윤석열 대통령을) 자주 찾아뵙고 소통할 계획”이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전당대회 축사에서 “거대야당은 시급한 민생현안, 한시 바쁜 경제정책을 외면한 채 정쟁에 몰두하고 있다”며 “극단적인 여소야대 상황을 이겨내고 이 나라를 다시 도약시키려면 무엇보다 단결된 힘이 필요하다. 우리는 한 배를 탄 운명공동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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