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방 빌려주기, 이젠 하룻밤 '초단기' 유행…"임차인 보호 사각지대"

이하린 기자 입력 2024-06-26 16:48 수정 2024-06-26 17:54
  • "숙박업소 대신 저렴하게 이용" 늘어

  • "문제 생기면 빌려준 학생이 덤터기"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아주로앤피] 수년 간 대학가에서 유행하고 있는 '방 빌려주기'가 최근 하루 단위의 초단기 임대로 확산하고 있다. 그러나 주로 익명 커뮤니티에서 거래돼, 방을 빌려주는 학생이나 빌리는 사람 모두 법적 보호를 받을 수 없다.
 
26일 아주로앤피 확인 결과 숙명여대 에브리타임에는 이달에만 단기 임대를 찾는 글이 50건 이상 올라왔다. 학생들은 숙박을 구하는 게시판에 ‘#구함’ ‘#단기임대’ 등의 해시태그를 이용해 오피스텔과 원룸, 쉐어하우스 등 다양한 공간 임대를 시도하고 있다.
 
한양대 에브리타임에도 ‘단기 원룸 대여’를 홍보하는 공고 글이 매 학기 꾸준히 올라온다. ‘보증금 없이 월세 40에 방 빌려드려요’ ‘최소 3개월 이상 비흡연자만 방 빌려드려요’ 등의 글도 쉽게 볼 수 있다. 3~6개월 가량이 가장 많으며 가격도 월 45만 원에서 60만 원까지 다양하다.
 
교환학생과 여행 등으로 기존의 계약 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방이 비우게 된 학생과 계절학기나 개인 일정으로 단기 임대를 원하는 학생 간의 이해가 맞아 떨어진 결과다. 방을 빌려주는 이는 용돈 벌이를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고 빌리는 학생은 장기 임대를 하지 않고 원하는 기간만큼만 빌려 임대료를 아낄 수 있다.
 
최근에는 하루만 이용하는 ‘초단기 임대’가 늘어나는 추세다. 하룻밤만 이용하고 싶어 커뮤니티에 글을 올렸다는 A씨는 아주로앤피에 “서울에서 콘서트에 갈 예정이어서 묵을 방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말 시험기간에는 밤새 공부한 탓에 시험 직후 쉴 곳을 찾는 경우도 있었다. 학생 방이 사실상 숙박 업소 역할을 하는 셈이다.
 
전문가들은 집주인의 동의 없이 전대차 계약이 이뤄질 경우 법적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한다. 원룸에 화재나 담배 냄새 등 실질적인 손해가 발생했을 때, 현행 임대차보호법상 임차인은 피해를 보전받을 수 없다. 또한 임대인의 동의 없이 진행한 경우 계약을 해지당할 우려도 있다.

김예림 부동산전문변호사는 “임대인(집주인)의 동의 없는 전대차의 경우 계약 해지 사유가 될 수 있고, 해당 기간 동안 임대인의 유책 사유가 발생한다고 하더라도 책임을 물을 수 없다”면서 “월세를 안내거나 추가적인 손해를 끼치더라도 임차인(방을 빌려준 학생)은 법적으로 피해를 보전받을 수 없고 되레 임대인에게 변제를 해야 할 수도 있다”고 했다.
 
대학가 단기 임대가 성행하는 이유는 6~8월 여름방학 기간 매물 자체가 사실상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대학가 원룸은 주로 1년 단위로 계약이 이뤄지므로 입학 시기인 성수기(12~2월)에 가장 많은 계약이 진행된다.
 
서울 용산구 인근에서 20년째 부동산을 운영하는 공인중개사 김 모 씨(50)는 “일반적으로 임대차보호법이 적용되는 단기 매물은 부동산 시장에 거의 나오지 않아 커뮤니티에서 구하는 경우가 많다”며 “전전대(轉轉貸)를 하는 경우 집주인의 동의를 반드시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2개의 댓글

  • 이렇게도 방을 구하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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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항상 좋은 기사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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