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로앤피] '2.3조 가구 담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한샘, 넵스 등 8개 가구업체들과 전·현직 임직원에 집행유예가 선고됐다. 회사들도 억대 벌금을 물게 됐다. 그러나 최양하 전 한샘 회장은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 판결을 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4일 건설산업기본법·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한샘·한샘넥서스·넵스·에넥스·넥시스·우아미·선앤엘인테리어·리버스 등 8개 가구업체 임직원 중 최 전 회장을 제외한 11명에게 각각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각 법인에는 1억∼2억원의 벌금형이 선고됐다.
재판부는 "담합은 입찰 공정성을 해치고 시장경제 발전을 저해해 국민 경제에 피해를 끼치는 중대한 범죄"라며 "이 사건에선 담합이 장기간 진행됐음에도 당국이나 수사기관에서 발견조차 하기 어려웠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다만 입찰 건설사들의 피해가 그다지 크지 않은 점, 피고인별 담합 참여 기간과 낙찰가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이유를 설명했다.
최 전 회장에게는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담합 사실을 묵인했다고 의심되는 다수 정황이 있지만 부하 직원들이 한목소리로 피고인이 담합에 대해 몰랐다고 진술했고 담합을 암시하는 문구가 담긴 문서 내용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채 비대면으로 일괄 결재한 흔적이 보인다"고 밝혔다.
최 전 회장은 재판 과정에서 "검찰은 특판 사업부의 담합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하고 품의서 결재 등을 통해 승인·독려했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미 2019년에 퇴사해 담합 문제가 불거지고 나서야 알게 됐다"며 줄곧 혐의를 부인했다.
가구업체들은 2014년 1월부터 2022년 12월까지 경쟁업체 영업직원 등과 공모해 전국 신축 아파트의 빌트인 가구공사 입찰에서 낙찰가를 미리 결정하는 방식으로 입찰가격을 낮추는 등 부당경쟁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이 담합한 입찰 규모를 총 2조3261억원으로 집계했다.
'1순위 자진신고자는 처벌을 면제하거나 감경한다'는 자진신고 감면(리니언시) 제도에 따라 현대리바트는 기소 면제 처분을 받았다.
이번 사건은 공정위 고발 없이 검찰이 자진신고 감면제도(리니언시)를 통해 직접 수사에 착수한 첫 사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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