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로펌 중 한 곳인 모 법률사무소에서 근무하던 외국변호사 A씨(51)가 아이가 있는데도 집에서 아내를 둔기로 무차별 가격해 살해하는 현장 녹음파일 일부가 공개됐다. 검찰은 그에 대해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전날부터 이날 새벽까지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는 지난해 12월 A씨의 살해 현장이 녹음된 파일 일부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A씨는 집으로 찾아와 딸의 짐을 챙기고 있는 아내를 갑작스레 가격한 것으로 보인다. 퍽 소리가 나고 아내는 “미쳤나봐! 악!”이라고 소리친다. 무슨 일이 있냐는 어린 아들에게 아내는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하고 A씨는 '방에 들어가 문을 잠그고 있으라'고 한 뒤 아내를 계속 폭행한다.
그러다가 결국 아내는 신음 소리를 내며 “오빠 미안해”라고 말해보지만 숨을 거두고 만 것으로 추정된다.
A씨는 서울 종로구 사직동 자택에서 이혼 소송을 제기한 후 별거 중이던 아내의 머리 등을 여러 차례 둔기로 내려치고 목을 졸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률가, 그것도 유명 로펌 소속인 그가 살인 사건 피의자로 구속돼 법조계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해당 녹음파일은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의 살인 혐의 결심 공판에서도 재생됐다. 유족 측이 피해자의 휴대전화에서 추출한 것이다.
A씨가 범행 후 119가 아닌 부친 현경대 전 의원에게 전화로 도움을 요청하는 음성도 재생됐다. 현 전 의원은 5선 의원 출신으로 검사 출신 변호사다. 박근혜 정부 시절 장관급인 민주평통자문회의 수석부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검사는 “(아내가 먼저 때렸다는 등) 그동안 주장이 거짓이란 점이 명백히 드러났다”며 “아들에게 말을 거는 목소리와 가격당하며 지르는 비명, 마지막 숨소리가 생각나 울컥한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A씨는 애초 상해치사를 주장했지만, 음성이 재생되기 직전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은 인정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짐을 가지러 온 아내가 고양이를 발로 차면서 몸싸움을 벌이다가 우발적으로 살해에 이른 것으로, 계획적 범행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정신을 차리니 피해자 위에 올라타 있었지만, 혐의 사실처럼 목을 조른 적은 없고 목을 눌렀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대로 두면 아내가 사망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상상도 못 했던 일이 일어나서 와이프와 유족들에게 큰 고통을 드려 진심으로 잘못했다"며 "비극적인 사건으로 화목한 가정을 꾸리려는 소망도 잃고 제일 존경하는 평생 반려자도 잃는 등 어떻게 이런 일이 일어났는지 저도 이해할 수 없다"고 울먹였다.
다만 피해자 유족 측에 따르면 A씨는 별거 기간 아이들에게 아내를 엄마라고 부르지 못하게 하고 '마녀'라고 가르치는 등 극도의 적개심을 드러낸 정황이 드러나 '배우자를 제일 존경했다'는 취지의 A의 말은 설득력이 떨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검찰은 "범행을 멈출 기회가 몇 번이나 있었음에도 살해한 것으로 우발적인 범행이라 볼 수 없다"며 "범행 경위와 수법, 이후 태도 등에 비춰보면 엄정한 처벌이 불가피하다"며 무기징역을 구형했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살인의 방법, 살인에 이르게 된 과정, 사용된 수단 모든 걸 감안하면 ‘우발’이란 단어를 사용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는 “폭력을 할만한 계기나 명분이 없었는데도 일방적으로 폭행했고 그것도 도구를 사용했다”며 “일순간의 폭력이 아니라 상당히 장시간 폭행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오는 24일 선고 공판을 연다.
*아주로앤피는 현경대 변호사가 전직 국회의원인데다 장관급 직책을 맡았던 인물로 공인이라고 판단해 실명 보도를 하기로 했습니다. 아울러 아들인 A씨의 도움 요청을 받고 실제 조언을 해줬으며 살인 사건 현장의 첫 목격자여서 사건과 무관치 않다는 점도 감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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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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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알팬2024-05-25 02:34:12
24일 공판 결과 어떻게 되았을까요 너무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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