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野 단독 처리→尹 거부권' 수순…21대 국회 막판 '채상병 특검법' 통과

홍재원 기자 입력 2024-05-02 17:05 수정 2024-05-02 17:05
  • 국민의힘 퇴장…윤재옥 "거부권 건의할 것"

  • 윤 대통령도 "해병 월권" 특검법에 부정적

  • 야 "거부 땐 22대 국회서 또 발의" 압박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 2일 오후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대통령과 여당에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채상병 특검법'이 국회를 통과한 2일 오후 해병대예비역연대 회원들이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대통령과 여당에 특검법 수용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이 2일 국회 본회의에서 이른바 ‘채상병 특검법’을 단독 처리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건의 후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채상병 특검법’이 재석 168명 중 찬성 168명으로 가결됐다. 국민의힘은 안건 상정에 항의하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다만 김웅 국민의힘 의원은 자리를 지켰고 찬성표를 던졌다.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입법 과정과 법안 내용을 봤을 때,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건의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윤석열 대통령은 15일 이내에 거부권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수사권이 경찰에 있는데 해병 수사단이 월권을 한 것”이라며 이미 거부권 행사 쪽으로 가닥을 잡았고 유상범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을 향해 같은 논리를 전파한 상태다.
 
거부권이 행사되면 민주당은 이달 말 제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열어 재의결을 시도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 경우엔 재적의원 3분의2 이상이 찬성해야 하므로 현실화할 가능성은 작다.
 
민주당은 채상병 특검법이 좌초하면 22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총선에서 압승한 직후인데다 채상병 특검법에 대한 여론 지지도 높아, 대통령이 거부권을 계속 사용하게 하면 할수록 유리하다는 판단도 깔려 있다.
 
채상병 특검법은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후 180일의 숙려 기간을 거쳐 지난달 3일 본회의에 자동 부의됐다. 여야는 이날 오후 2시 열린 본회의 직전까지 채상병 특검법에 대해 논의했지만 합의하지 못했다.
 
채상병 특검법(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은 지난해 7월 집중호우 때 구명조끼도 못 입고 실종자 수색에 나섰다가 순직한 채모 해병대 상병 사건을 수사하는 법안이다.
 
박정훈 당시 해병대 수사단장(대령)은 당시 대민지원 홍보를 위해 해병대 글자가 잘 보이도록 복장을 통일하라는 임성근 해병1사단장(소장)의 지시가 있었고, 그에 따라 채 상병이 구명조끼를 입을 수 없었다고 보고 임 소장 등 8명을 업무상과실치사 혐의자로 적시해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

이 과정에서 국방부와 대통령실이 이첩 자료를 회수해왔으며, 임 소장 이름을 뺀 뒤 다시 이첩하라고 지시하는 등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런 부분이 특검 수사의 대상이다. 박 대령은 군 검찰에 의해 항명죄로 기소돼 군사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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