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허영인 SPC 회장 1일 재소환…또 가슴통증 올까

홍재원 기자 입력 2024-03-29 16:44 수정 2024-03-31 01:04
  • 소환거부에서 통증 호소까지…허 '수사 방향 파악부터'

  • "소환 전 공범 수사기록 거부" 불구, 檢' 초읽기' 몰려

 
파리바게뜨 양재본점       사진파리바게뜨
파리바게뜨 양재본점          [사진=파리바게뜨]

검찰이 허영인 SPC그룹 회장에 다음달 1일 출석하라고 재차 소환 통보했다. 그러나 3차례 출석을 거부한 뒤 25일엔 가슴 통증을 호소하며 귀가해 검찰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전략 면에서 검찰이 허 회장 측에 밀린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검찰에 따르면 SPC그룹의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노조 탈퇴 강요’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임삼빈 부장검사)는 허 회장에 대해 다음달 1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이런 사실은 검찰 수사관에게 수사 정보를 받고 대가를 건넨 혐의로 구속기소된 SPC그룹 백모 전무의 공판에서 알려졌다.
 
백 전무 측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허경무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뇌물 공여 등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검찰이 수사기록 등의 열람·등사(복사)를 거부하고 있다며 기일을 바꿔 달라고 요청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피고인을 구속기소한 상태에서 왜 열람·등사를 거부하고 있나"라며 "수사기록도 받지 못하고 한 달째 갇혀 있었다는 말인데, 기소 시점을 잘못 선택한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검찰은 이에 "사건의 핵심 공범이 확인돼 조사할 예정인데, 수사에 출석하지 않거나 건강 상태 때문에 (수사 중) 퇴청하는 등 문제가 있었다"라며 "내주 월요일 또 소환을 공지한 만큼 그 이후 신속하게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여기서 ‘핵심 공범’이 허 회장이다. 그는 검찰의 세 차례 소환에 불응하다 25일 출석했으나 건강상 이유로 약 1시간 만에 귀가한 바 있다.
 
그는 소환조사 전날인 24일 이탈리아 커피 브랜드 파스쿠찌의 CEO이자 창업주 3세인 마리오 파스쿠찌(Mario Pascucci)와 만나 '이탈리아 내 파리바게뜨 마스터 프랜차이즈'를 위한 MOU(업무협약)를 체결하는 등 활발히 활동하다, 다음날 검찰에 나와 돌연 건강상의 이유로 퇴청했다.
 
이에 따라 1일 조사에 응할지, 또 출석하더라도 다시 가슴통증이 올 것인지 관심이 쏠린다. 검찰은 3차례 소환에 불응하자 허 회장에 대한 체포 방안도 검토했지만 그는 잠시 출석해 체포를 피한 뒤 돌아갔다.
 
허 회장이 70대의 고령인 상황에서 가슴통증을 내세우자 검찰도 귀가를 막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에서는 사전에 철저히 기획된 기업형 대응 전략이라고 본다.
 
허 회장 측이 백 전무나 황재복 SPC 대표이사(구속기소)의 수사기록을 열람한 뒤 검찰 수사에 대한 본격적인 대응전략을 수립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2019년 7월∼2022년 8월 SPC 자회사인 피비파트너즈에서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탈퇴를 종용하고 승진 인사에서 불이익을 준 혐의를 받는다. 백 전무는 평소 친분이 있던 검찰수사관(6급) 김모씨로부터 SPC그룹 관련 수사 정보를 받고 대가를 건넨 혐의(뇌물 공여·개인정보 보호법 위반)로 구속기소됐다. 검찰은 이들의 윗선인 허 회장이 개입한 정황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피고인들을 구속하고 기소할 시점까지 배후가 명확하지 않았는데 수사가 진행될수록 나온 게 많고 사실관계가 훨씬 깊고 높아서 부득이하게 열람등사 거부 기간이 늘어났다”면서 “(허 회장 조사 후) 다음 주에 (열람 관련) 결정을 빨리 내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허 회장에게 다시 가슴통증이 오는 상황 등이 벌어지면 결국 ‘아랫사람’들을 구속해놓은 검찰이 관련 증거 열람을 허용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경우 검찰이 ‘초읽기’에 몰릴 수도 있어, 허 회장의 신병을 확보할 수 있느냐가 수사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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