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로컬-법·이슈] 재산 허위 기재…당선무효 O·X 이유

이승재 아주로앤피 편집위원 입력 2023-05-11 16:18 수정 2023-05-12 11:02
  • 19억원 건물 신고 안 한 시의원, 당선무효형

  • 아파트 시가 신고 등 재산 늘려 신고한 시장은 "직 유지"

[아주로앤피]

[사진=픽사베이]

공직선거법에 따라 선거에 나선 후보들은 재산을 공개해야 한다. 만약 어떤 이유에서 재산을 줄이거나, 혹은 늘려 신고했다면 어느 쪽이 당선에 더 유리할까.

지난해 6월 지방선거에서 재산을 잘못 신고하거나 기재한 데 대한 1심 판결 2건이 잇따라 나왔다. 한 건은 당선 무효형인데, 다른 건은 그렇지 않았다. 왜 그럴까.

◆최동석 김해시의원, 당선 무효형
11일 언론보도를 종합하면 지난해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재산 정보를 허위로 신고한 최동석 경남 김해시의원이 1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다.
 
창원지법 형사4부는 이날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최 의원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공직선거법상 선출직 공무원은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당선 무효가 된다.
 
공직선거법
제264조(당선인의 선거범죄로 인한 당선무효) 당선인이 당해 선거에 있어 이 법에 규정된 죄 또는 「정치자금법」 제49조의 죄를 범함으로 인하여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의 선고를 받은 때에는 그 당선은 무효로 한다.

 
검찰은 최 의원을 지난 지방선거에서 김해시의원 후보자 등록을 하면서 본인 재산 19억여원을 누락한 혐의로 기소했고, 벌금 250만원을 구형했다.
 
최 의원은 “재산을 누락한 사실은 인정하나 당시 해당 건물이 완공되지 않아 과실이었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최 의원이 공직자 재산신고를 할 때는 해당 재산을 제대로 등록했지만, 후보자 재산신고에서는 제외했다. 최 시의원의 경력과 시의원으로서 높은 윤리 의식이 요구된다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과실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동근 의정부시장, 직 유지
반면 같은 지방선거 당시 선거공보에 재산을 허위로 기재한 김동근 의정부시장(62)에게 1심 법원이 벌금 7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당선 무효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원을 구형했다.
 
의정부지방법원 제13형사부는 김 시장에 대해 벌금 70만원을 선고하며 “계획적으로 허위신고를 했다는 근거가 없다”며 선고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김 시장이 회계책임자에게 선거 사무를 숙지시키지 않고, 본인의 재산신고 자료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아 올바른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은 공직선거법의 입법 취지를 훼손한 행위지만, 계획적으로 허위신고를 했다거나 선거에 영향을 끼쳤다고 볼 근거가 없고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도 없다”고 설명했다.
 
여기까지는 대부분 재산을 줄여 신고한 것으로 오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재산을 되레 늘려 기재한, 쉽게 보기 힘든 사례다.
 
검찰은 앞서 “김 시장이 재산을 실제보다 40% 초과해 신고한 것은 죄질이 가볍지 않다. 당선을 위해 재산을 고의적으로 부풀렸다”며 그를 기소했다.
 
김 시장 측에 따르면 재산신고를 하며 실무진 실수로 실거래가 4억7000만원인 의정부의 아파트 가격을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 나와 있는 최고 가격 6억8000만원으로 기록하고, 배우자의 근저당 채무 1억3000만원은 빠졌다.
 
이에 따라 지방선거 당시 9억7000여만원으로 신고했던 재산이 당선 후 공직자 재산등록에서 약 6억299만원으로 줄었다. 이 때문에 검찰이 재산 허위신고 혐의로 기소한 것이다.
 
이처럼 법원은 재산을 줄여 신고한 이에게는 당선 무효형을, 실수로 더 많이 신고한 당선자에게는 당선 유지형을 선고했다.
 
재산을 부풀려 신고하는 것이 선거에 유리할 이유가 없다는 게 간접적으로 입증된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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