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멧남' 체포 다음 날 김만배 극단선택 시도…두 사람 관계는

장승주 기자·변호사 입력 2022-12-15 11:14 수정 2022-12-16 08:58
  • 김만배 조력자 '헬멧남'은 최우향 화천대유 이사

  • 폭력조직에 몸담았던 최씨...김씨와 20년간 친분

  • 검찰, 김씨 재산 은닉 혐의로 최씨 구속영장 청구

법정 향하는 김만배 [사진=연합뉴스]

[아주로앤피]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지난 14일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다. 이날은 김씨 조력자로 지목된 최우향 화천대유 이사 겸 전 쌍방울그룹 부회장이 체포된 바로 다음 날이었다. 최씨는 지난해 10월 김씨의 1차 구속영장이 기각됐을 당시 오토바이 헬멧을 쓰고 서울구치소로 마중 나와 김씨의 짐을 들어줘 '헬멧남'이란 별칭을 얻은 인물이다.

15일 경찰 등에 따르면 김씨는 전날 오후 9시 50분께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에 있는 한 대학교 인근 도로에 주차된 차량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 당시 신고는 김씨 변호사가 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소방당국은 김씨를 수원에 있는 한 대학병원으로 옮겼다. 병원에서 치료 중인 김씨는 당시 흉기로 본인 목과 가슴 부위를 여러 차례 찔러 자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다.

김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이날은 '헬멧남'으로 알려진 최씨가 체포된 바로 다음 날이었다. 최씨는 김씨의 범죄수익 은닉을 도운 혐의로 지난 13일 체포됐다. 또 검찰은 최씨 주거지와 사무실 등도 압수수색했다. 그렇다 보니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에 크게 심적 압박감을 느낀 김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헬멧남'으로 알려진 최씨는 과거 목포 지역 폭력조직에 몸담았던 인물로, 김씨와는 20년간 알고 지낸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와 최씨 사이에 오간 석연찮은 금전 거래에 주목하고 있다. 먼저 김씨는 지난 2020년 2월 화천대유에서 대여한 473억원 중 20억원을 최씨에게 빌려준 것으로 확인됐다. 또 화천대유는 같은 해 6월 최씨가 운영하는 회사에 30억원을 빌려주기도 했는데, 최씨는 이 돈을 중소기업 인수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10월에는 김씨가 최씨에게 무이자로 30억원을 추가로 빌렸다.

또 최씨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변호사비 대납 의혹과 관련해 이 대표와 쌍방울그룹 간의 연관성을 입증할 인물로도 꼽힌다. 최씨가 지난 2010년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의 쌍방울 인수 과정에 참여한 데다 2013년에는 쌍방울 대표를 지낸 뒤 그룹 부회장에 올랐기 때문이다.

쌍방울그룹은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로 재임 중이던 2018년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맡은 변호인들에게 회사 전환사채(CB) 등으로 거액의 수임료를 대납했다는 의혹으로 수사선상에 올랐다. 특히 김씨와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을 연결해준 사람도 최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검찰은 지난 13일 법원에서 발부받은 체포영장으로 최씨의 신병을 확보한 데 이어 이날 구속영장을 청구해 강도 높은 수사를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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