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르밀 '사업 종료'...피해는 관련업체·직원들 몫

  • 내달 30일, 푸르밀 사업 종료…영업 손실 탓
  • 푸르밀 빈자리 채워야…유통업계 비상
  • 노조, "신준호 퇴직금 30억 챙겨"
info
입력 : 2022-10-21 06:00
수정 : 2022-10-21 09:10
프린트
글자 크기 작게
글자 크기 크게

사업종료, 직원 정리해고 통보한 푸르밀.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인한 매출 감소로 내달 10일 사업을 종료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푸르밀 본사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아주로앤피]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영업 손실 누적 끝에 결국 내달 30일 사업 종료를 결정했고 400여명에 달하는 직원을 모두 해고하는 결정을 내렸다. 노조 등은 거센 반발을 하며 집단 행동을 예고한 상태다.
 
지난 17일 푸르밀은 이날 전직원 약 400명에게 사업 종료 사실을 알리고 정리 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보냈다.
 
푸르밀은 코로나 사태 등으로 인해 매출이 감소했고 적자가 누적됐으나 이런 상황을 해소할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영업 종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푸르밀 영업 손실액은 2020년 113억원에서 지난해 124억원으로 불어났다. 이에 푸르밀은 올해 LG생활건강과 인수를 추진했으나 무산되기도 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5월부터 일부 언론에서 푸르밀 인수 추진과 관련한 기사가 나오자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이 없다”고 해명했고, 지난달 5일에는 “푸르밀 인수를 진행하지 않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푸르밀은 ‘비피더스’, ‘검은콩이 들어 있는 우유’, ‘바나나킥 우유’ 등 인기 제품을 보유한 유가공 전문 기업이다.
 
1978년 롯데그룹 산하 롯데유업으로 출발했다가 2007년 4월 그룹에서 분사했고 2009년 사명을 푸르밀로 바꿨다.
 
분사 당시 고(故)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 동생인 신준호 회장이 지분을 100% 인수했고 지난해부터는 신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단독으로 회사를 이끌어 왔다.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코로나19 사태 등으로 인한 매출 감소와 적자로 오는 11월 30일 사업을 종료하는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9일 서울시내 편의점에 진열된 푸르밀 제품 모습. [사진=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갑작스런 푸르밀 사업 종료에 유통업계 당혹
유제품 기업 푸르밀이 내달 30일 사업 종료를 공지하자 푸르밀과 자체브랜드(PB)상품 공급 계약을 맺은 유통업계에도 혼란이 일고 있다.
 
지난 18일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은 기존 PB상품 공급 계약을 맺고 있는 다수의 유통업체와 오는 12월 말까지 제품 공급 계약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관련 업체들은 이번 사업 종료에 대해 별도 통지를 받은 게 없다는 입장이다.
 
홈플러스가 판매 중인 푸르밀 제조상품은 우유, 가공우유, 요거트 등 총 15종으로 이 중 5종이 PB상품이다. 해당 카테고리 매출에서 푸르밀 제조상품 비중은 5%가량이다.
 
이마트도 상황은 비슷하다. 이마트는 푸르밀과 협력해 ‘노브랜드 굿모닝 굿밀크’ 등 9개의 PB상품을 생산해 판매하고 있다. 이마트는 푸르밀 제조 PB상품 중 일부의 경우 대체 산업체가 있어 당장 큰 영향은 없지만 신규업체 발굴 등 적극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푸르밀에서 PB제품을 제조해 판매 중이던 편의점 업계도 다른 제조사를 빠르게 물색 중에 있다.
 
CU는 ‘헤이루 초코 프렌즈 우유’ 등 푸르밀 제조 PB상품 2종을 판매 중이다. 이마트24 역시 푸르밀을 통해 ‘하루e한컵 우유’를 생산해 판매하고 있는데 가맹점주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다른 협력사를 찾고 있다.
 

[그래픽=아주경제]

◆푸르밀 직원들, 해고통보 반발
푸르밀 직원들이 회사의 일방적인 사업 종료와 해고 통보에 반발하면서 집단행동을 예고했다.
 
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푸르밀 노동조합은 최근 성명을 내고 “신준호, 신동환 부자의 비인간적이고 몰상식한 행위에 분노를 느낀다”며 “이에 강력한 투쟁과 생사의 기로에선 비장한 마음을 표출하려 한다”고 말했다.
 
다만 노조 측은 아직 구체적인 집단행동 계획과 일정을 밝히진 않았다.
 
푸르밀은 지난 17일 전 직원 약 400명에게 내달 30일자로 사업을 종료한다는 사실을 알리며 동시에 해고를 통지하는 메일을 보낸 바 있다.
 
노조는 회사의 무능을 직원에게 책임 전가했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회사 측의 이런 통보에 대해 “소비자 성향에 따른 사업다각화 및 신설라인 투자 등으로 변화를 모색해야 했으나 안일한 주먹구구식 영업을 해왔다”며 “모든 직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불법적인 해고를 진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신준호 회장의 차남인 신동환 대표가 취임해 오너 체제로 전환한 뒤부터 위기가 찾아왔다고 주장했다.
 
노조는 사측의 적자 전환에 따라 회사 정상화를 위해 임금 삭감과 공장 인원 축소를 감내했지만 신 회장의 급여는 그대로였고, 심지어 올해 초 퇴사하며 퇴직금 30억원까지 챙겼다고 지적했다.
 
이에 노조는 “이는 350명 직원들의 가정을 파탄시키며 죽음으로 내모는 살인 행위”라며 “신준호, 신동환 부자를 강력 규탄한다”고 말했다.
 
한편 푸르밀의 갑작스러운 영업 종료 통보에 푸르밀에 원유를 공급해왔던 낙농가와 협력업체 직원 약 50명, 화물차 기사 약 100명도 피해를 보게 됐다.
후원계좌안내
입금은행 : 신한은행
예금주 : 주식회사 아주로앤피
계좌번호 : 140-013-521460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