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까지 건드린 사기도박...어디까지 왔나

  • 사기도박에 '마약' 동원
  • '블랙딜러' 육성까지 한 외국인 전용 카지노
  • 사기도박, 학교폭력에 이용되기까지 해
  • 특수기술 입힌 화투도 등장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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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9-14 17:05
수정 : 2022-09-15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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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로앤피]

돈을 목적으로 한 사기범죄는 매해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 사기도박에 마약이 이용되고, 가담하는 연령이 어려지는 등 범행 수법도 진화하고 있다.

지난 13일 대전경찰청은 충청 지역 일대에서 재력가를 속여 마약을 탄 커피를 마시게 한 뒤 억대 사기 도박판을 벌인 일당을 붙잡았다. 마약으로 인해 정신이 온전하지 못한 상태를 이용해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아주로앤피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사기도박범죄 가운데 특수한 사례들을 정리했다.
 

마약 넣은 커피 먹여 사기도박. 대전경찰청은 지난 13일 오전 지역 재력가 등에게 마약을 넣은 커피를 먹여 돈을 잃게 하는 등 억대 사기도박을 벌인 피의자 10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피의자들이 마약 넣은 음료를 담았던 종이컵. [출처=연합뉴스]


◆이제는 마약까지···피해 금액만 1억원 넘어
최근 마약으로 정신을 흐리게 만들어 재력가들을 도박에 가담하게 한 뒤 승부조작 등으로 사기행각을 벌인 이들이 붙잡혔다. 

대전경찰청은 지난 13일 사기도박 범행을 주도한 총책 A씨(51)와 B씨(47) 등 6명을 사기와 마약류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구속하고, 공범 4명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제4조(마약류취급자가 아닌 자의 마약류 취급 금지) 1항 마약류취급자가 아니면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마약 또는 향정신성의약품을 소지, 소유, 사용, 운반, 관리, 수입, 수출, 제조, 조제, 투약, 수수, 매매, 매매의 알선 또는 제공하는 행위가 여기에 포함된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 6월까지 친분을 쌓아온 재력가들에게 여성과 함께 골프 여행을 하자고 속인 뒤 충북 진천과 보은 지역 숙소에서 커피나 맥주에 필로폰 등 마약류 약물을 넣어 먹게 한 혐의를 받는다. 

마약으로 피해자의 판단력이 흐려진 틈을 이용해 사전 계획대로 도박을 하자고 유도한 후 승부조작으로 그들의 돈을 따낸 혐의도 받는다. 

이러한 범행으로 지금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7명, 피해 금액만 총 1억6000만여 원에 달한다. 

이들은 현금이 없는 피해자에게 도박자금을 빌려주기 위해 1억원 이상 수표와 현금을 준비하고, 역할에 따라 좌석을 배치하며 도박 중간에 약속된 수신호에 따라 도박게임을 진행하는 등 치밀하게 범행을 계획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총책이 미리 제작된 '탄카드'를 몰래 사용해 피해자에게는 풀하우스 같은 비교적 좋은 패를 주고, 선수에게는 피해자보다 한 단계 위인 포카드를 줘 베팅을 크게 하도록 유도하는 수법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탄카드'는 카드 배열 순서를 미리 조작해 상대가 돈을 잃게 만드는 사기 수법이다.

피해자들은 주로 중견기업 대표와 건물 임대인 등 사회적 인지도가 높은 인물들이어서 피해 사실을 직접 신고하기 어렵다는 점을 이용해 범행했다고 경찰은 덧붙였다.
 

[사진=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 ]


◆외국인 전용 카지노···체계적으로 범행 
카지노 운영 과정에서 사기도박을 통해 외국인을 상대로 수십억 원을 따낸 일당이 붙잡힌 사건도 있었다. 

대구지검 강력범죄형사부(박혜영 부장검사)는 지난 6월 20일 외국인 고객을 상대로 사기도박을 한 혐의(사기 등)로 카지노 운영업체 회장 C씨(60) 등 경영진 4명을 포함해 임직원 12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들이 범행을 저지른 것은 2017년 9월이었다. 자신들이 운영하는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방문한 중국 국적 피해자 2명을 상대로 승패 예측이 가능하도록 사전에 배열된 카드인 일명 ‘약카드’를 이용해 45억원가량을 딴 혐의를 받고 있다. 

비슷한 시기에 같은 수법으로 당한 일본 국적 피해자들도 있다. 이들은 입은 피해액은 5400만원에 달했다. 

가해자들은 범행을 위해 자체적으로 육성한 블랙딜러(고객을 상대로 사기도박을 하는 딜러)를 통해 ‘밑장치기(뒤에 나올 카드 순서를 조작하는 기술)' 등을 사용해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검찰은 2021년 9월부터 이들 범행에 대한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벌여왔고 올해 6월 이들을 검거할 수 있었다.  
 

학교폭력[사진=게티이미지뱅크]


◆도박 빚까지 씌우는 학교폭력
사기도박을 학교폭력 과정에서 이용한 10대들이 붙잡혔다. 고등학생들이 중학생 후배를 상대로 도박 빚을 씌워 컴퓨터를 갈취했고 머리와 눈썹을 깎게 하는 등 폭력을 행사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사건이다.

지난 3월 경기 광명경찰서는 폭행 등 혐의로 고등학생 D군과 중학생 2명을 조사했다. 이 중 주범인 D군에 대해선 법원에서 긴급동행영장을 발부받아 소년분류심사원에 인치했다. 

D군은 몇 달간 동네 후배인 한 중학생을 주먹 등으로 폭행하거나 머리와 눈썹 등을 삭발하게 하는 등 괴롭힌 혐의를 받고 있다. 

또 또래들과 짜고 사기도박으로 빚을 지게 한 뒤 이를 빌미로 그의 집 컴퓨터를 처분하도록 해 판매대금을 가로챈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 조사 당시에도 중학생이었던 그는 가출한 상태로 고등학생 D군과 함께 생활하고 있었다. 가해 학생들이 보복을 할까 두려워 피해 사실을 숨긴 것이다. 결국 그의 어머니가 신고해 출동한 학교전담경찰관(SPO)의 설득으로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화투[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기계부터 기술까지 동원된 사기도박
사기도박을 위해 각종 기계부터 특수처리된 화투까지 사용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이 있었다.

울산지법 형사3단독 김용희 부장판사는 지난해 8월 사기미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50대 E씨에게 징역 6월을, 공범 F씨 등 4명에게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E씨와 공범 F씨는 2020년 10월 소형 카메라, 모니터, 무선 설비 등을 이용해 사기도박을 시도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은 도박 장소인 울산 한 사무실 천장에 카메라를 설치하고 밖에 대기해 둔 차량에 모니터를 설치한 뒤 무전기를 통해 상대방 패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사기도박을 계획했다.

그러나 막상 도박하면서는 숫자를 확인할 수 있도록 특수처리된 화투로 바꾸지 못해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이들의 사기도박은 처음이 아니었다. 이에 재판부는 “같은 방식으로 사기도박을 했다가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전력이 있어 실형을 선고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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