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와 우크라이나…무기 반출에 관한 법 팩트체크

  • 폴란드와 K2전차 등 무기체계 기본계약 체결… 수출액 최소 10조원 예상
  • 지난 4월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무기 지원 요청엔 '사실상 거부'
  • 방위사업법에 따라 방위사업청장 승인 있어야 무기 반출 가능
  • 방위사업청장, 국제평화·외교적 마찰 고려해 무기 수출 금지 가능
  •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거절은 러시아와 맺은 협정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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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7-28 16:27
수정 : 2022-07-28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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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로스와프 미카 폴란드군 총사령관이 27일 오후(현지시간) 폴란드 뎅블린 공군 기지에서 에어쇼를 마친 대한민국 공군 블랙이글스 조종사들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산 무기가 외국으로 수출되거나 지원되는 등 '반출'될 때 어떤 법 적용을 받을까.
 
27일 폴란드 정부는 한국과 무기체계 기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고 많은 한국 국민이 이에 환호했다.
 
폴란드 정부는 FA-50 경공격기 개량형 48대,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대를 도입하는 기본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국내 방산업계는 폴란드 정부가 밝힌 계약 체결 규모를 총 148억 달러(약 19조40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이번 계약에 따른 수출액이 최소 10조원 이상 될 것으로 전망했다.
 
폴란드 정부는 이번 계약은 ‘대규모 기술 이전’으로 정의했다. 이번 계약으로 생산되는 무기들은 폴란드에서 현지 생산된다. 폴란드 정부는 “광범위한 방산업계가 참여해 폴란드 내에서 생산이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물론, 1단계 인도 물량만 하더라도 국내 방산업계에는 전례 없는 대규모 계약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한국은 ‘무기 거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실제로 지난해 한국은 무기수출 세계 9위에 해당한다. 한국은 지난 1월 탄도탄을 잡는 국산 미사일 천궁2를 UAE(아랍에미리트)에, 지난 27일에도 폴란드에 무기체계를 수출하는 등 올해도 이러한 움직임이 이어졌다. 이와 같은 양상은 최근에만 반짝 나타난 것이 아니다. 한국의 무기 수출액은 이명박 정부 이후로 꾸준히 증가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러한 사실이 한국이 무기 해외반출이 무작정 허용되는 나라라는 뜻은 아니다.
 
‘무기 거상’ 한국은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의 무기 지원 요청을 거부했다. 당시 한국 정부는 ‘살상 무기 지원 불가’라며 뜻을 고수했다. 즉 외국으로 무기 수출은 가능하지만,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에 무기 지원은 불가하다는 것이다.
 
아주로앤피는 한국은 어떤 법과 원칙으로 무기를 반출하는지 살펴봤다.
 

한화디펜스가 지난 27일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폴란드 정부와 K9 자주포, K10 탄약운반장갑차, K11 사격지휘장갑차 등을 수출하기 위한 기본계약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사진=연합뉴스]

◆무기 반출, 정부 승인 없으면 불법
한국은 총기 소지 금지 국가다. 국내에서는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에 따라, 아주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총기를 소지할 수 있다.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제10조(소지의 금지)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허가 없이 총포·도검·화약류·분사기·전자충격기·석궁을 소지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 법의 예외조항은 모두 정부의 동의를 전제로 한다. 따라서, 정부의 동의가 없다면 모든 무기 반출은 불법이다. 이 조항에서 규정한 무기를 소지해도 되는 경우에는 '직무상'이 있다. 대표적으로 방위산업체가 여기에 해당한다.
 
방위산업체가 국외로 무기를 수출할 때, 방위사업청장의 허가가 가장 중요하다.
 
방위산업체가 무기를 수출하려면 방위사업법에 따른 절차를 거쳐야 한다. 방위사업법 제57조(수출 허가 등) 1항 방산물자 및 국방과학기술을 국외로 수출하거나 그 거래를 중개(제3국간의 중개를 포함한다)하는 것을 업으로 하고자 하는 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방위사업청장에게 신고하여야 한다.
 
물론, 해외에 파병된 국군에게 무기를 제공하는 경우에는 이 절차를 생략해도 된다. 이는 방산물자 및 국방과학기술을 국외로 수출하거나 그 거래를 중개하고자 하는 경우에는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방위사업청장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다만, 방산물자 및 국방과학기술을 국외로 수출하는 경우로서 해외에 파병된 국군에 제공하는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같은 법 2항에 의한 것이다.
 
본격적인 수출단계 전에 받아야 하는 수출 상담과 국체입찰 전에도 방위사업청장의 승인을 얻어야만 한다.

이는 같은 법 3항 주요방산물자 및 국방과학기술의 수출허가를 받기 전에 수출상담을 하고자 하는 자는 국방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방위사업청장의 수출예비승인을 얻어야 하며, 국제입찰에 참가하고자 하는 자는 국방부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방위사업청장의 국제입찰참가승인을 얻어야 한다는 조항에 의한 것이다.
 

엄동환 방위사업청장이 23일 정부과천청사 방위사업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무기 반출 '실권자' 방위사업청장
무기 수출 금지에 대한 법률적 근거가 있을까.
 
국제적으로 ‘무기 수출 금지’ 조치는 또 하나의 ‘외교적 무기’로 작용해왔다. 지난해 바이든 행정부는 UAE와 사우디아라비아를 압박하기 위해 무기 수출을 금지했다. 미국 외에도 천안문 사건 이후 UN이 중국을 상대로 무기 수출 금지 조치를 시행하는 등 역사적으로 여러 조치가 있었다.
 
올해 한국은 미얀마에 무기 수출을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국가를 장악한 미얀마 군부가 민간인을 학살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한국은 방위사업법 제57조에 따라, 방위사업청장이 무기의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 방위사업법 57조 4항 방위사업청장은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따라 관계행정기관의 장과 협의하여 방산물자 및 국방과학기술의 수출을 제한하거나 조정을 명할 수 있다.
 
방위사업청장이 무기 수출을 제한하는 경우는 방위사업법 시행령에 나와 있다.

시행령에 따르면, 방위사업청장은 외교적 이유로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 이러한 경우는 △국제평화·안전유지 및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하거나 전쟁·테러 등과 같은 긴급한 국제정세 변화가 있는 경우 △방산물자 및 국방과학기술의 수출로 인해 외교적 마찰이 예상되는 경우 △외국과의 기술도입협정 또는 전략물자의 수출통제와 관련해 정부간에 체결된 협정을 준수하기 위해 필요한 경우가 있다. 

미얀마에 무기 수출을 금지한 이유는 첫 번째 항목인 ▲국제평화·안전유지 및 국가안보를 위해 필요하거나 전쟁·테러 등과 같은 긴급한 국제정세 변화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 

이 법은 그 외에도 여러 가지 경우의 변수를 고려해 청장이 유연한 결정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시행령에 따르면, △방산물자 및 국방과학기술을 수출하는 국내업체간의 과당경쟁으로 인해 국익 손상이 우려될 때 △품질보증을 받지 않았거나 불합격 품목 △후속군수지원에 장애가 발생할 우려가 있는 경우 △기술이전계약을 위반한 경우에 방위사업청장은 수출을 제한할 수 있다.
 

지난 4월 있었던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국회 화상연설 모습 [사진=연합뉴스]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X“러시아와의 협정 때문”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의 호소에도 정부가 무기지원을 하지 못한 이유는 러시아와의 협정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4월 11일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국회 연설 중 러시아군을 격퇴시킬 무기가 한국에 있다며 신궁, 현궁, 천궁과 같은 휴대용 대공미사일과 대전차 미사일 지원을 요청했다.
 
그러나 한국 정부는 “살상 무기가 아닌 인도적 지원만 하겠다”며 사실상 그의 요청을 거부했다.
 
지난 4월 24일자 '파이낸셜 뉴스'에 칼럼을 쓴 오은경 유라시아투르크연구소장에 따르면, 이는 1997년 러시아와 맺은 ‘대한민국 정부와 러시아연방 정부간의 군사기술분야.방산 및 군수협력에 관한 협정’ 때문이다.
 
대한민국 정부와 러시아연방 정부 간의 군사기술 분야·방산 및 군수 협력에 관한 협정 제8조를 보면 이러한 내용이 있다.

각 당사국은 제공된 무기 및 군사 장비를 타방 당사국의 서면 동의 없이 제3국에 재수출할 수 없다. 각 당사국은 무기 및 군사 장비 분야에 있어서 요청되고 공동으로 수행된 연구와 개발의 결과를 타방 당사국의 서면 동의 없이 제3국에 제공할 수 없다.
 
오 소장은 “한국에서 개발된 다수의 첨단무기에 러시아 기술이 이식돼 있다고 볼 수 있다”며 “우리의 방위산업은 물론, 우주항공 산업에도 그렇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한국이 제3국에 러시아의 기술이 들어간 신궁과 같은 무기를 제공할 때에는 러시아의 동의가 필요하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이를 허락할 리 만무하다는 것이다.

방위사업법 시행령에도 오 소장이 언급한 내용이 나와있다.

방위사업법 시행령 제68조 6항 등에 방산물자 및 국방과학기술의 수출을 제한하거나 조정을 명할 수 있는 경우가 나열돼 있다.

이 중 '외국과의 기술도입협정 또는 전략물자의 수출통제와 관련해 정부간에 체결된 협정을 준수하기 위해 필요할 때'가 젤렌스키의 무기 지원 요청 거부의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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