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양육비와 기초생활비 중 택일?…20대 이혼녀와 법

  • 기초생활수급자 제외될까 전남편에게 양육비 청구 안한 A씨
  • A씨, 양육비 받을 조건 해당…불이익 없어
  •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따라 양육비 지급 기준 달라져
  • 양육비는 이전소득…중위소득 50% 초과할 때 조건에 크게 영향
  • 양육비이행관리원 "전남편 명의 재산 없을 때 사실상 받아내기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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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7-27 10:42
수정 : 2022-07-27 1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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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지방 대도시에 거주하는 20대 후반 여성 A씨는 지난해 이혼했다. A씨는 전남편과의 사이에 10대 초반 아들이 있다.
 
A씨는 이혼하며 아이의 친권을 가져왔다. 아이를 맡아 키우기로 한 거다. 남편과는 양육비로 월 50만원을 받기로 합의했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남편에게 양육비를 한 푼도 받지 못했다.

별다른 직업이 없는 그녀는 먹고살기 너무 어렵다. 모아 놓은 재산도 없다. 기초생활수급자에게 주는 생계급여로 아들과 가난하게 살고 있다.

그럼에도 A씨는 전남편이 주지 않는 양육비를 달라고 하지 않았다. 양육비 월 50만원을 받으면 그 2배에 가까운 돈을 받는 기초생활수급 조건에서 탈락할까 걱정되기 때문이다.

그녀의 판단은 과연 옳을까. 법과 규정을 꼼꼼히 확인해 봤다.


'자활근로'+생계급여, 양육비와 충돌? 
보건복지부의 '2022년 기준 중위소득 및 생계·의료급여 선정기준과 최저보장수준'에 따르면, 2인 가구인 A씨에게 주어지는 지원금은 월 97만8026원(2022년 기준)이다. A씨는 이 돈으로 아들 교육과 2인 가족의 의식주를 해결해야 한다. 

하지만 이 돈은 '가만 있어도' 나오는 돈이 아니다. A씨는 65세 미만이라, 근로를 해야만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조건부 수급자'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지역 주민센터에서 정해주는 일종의 '알바'인 자활근로사업에 참여해야만 한다.

아이를 보살펴야 하기 때문에 장시간 집을 비울 수 없는 A씨는 시간제 근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보건복지부의 '2022 자활사업안내'에 따르면, 시간제 자활근로자는 월 최대 71만580원을 받을 수 있다. 원래 받을 수 있는 생계급여 금액에서 자활근로 임금이 제외된 액수가 생계금액으로 들어온다.
 
A씨는 양육비를 받을 경우 소득으로 책정돼 문제가 발생한다고 알고 있다.

A씨는 "현재 제도에서 소득 합산이 지원금을 넘어버리면, 지원금이 지급되지 않는다고 알고 있다"고 했다.

그는 꼼꼼히 계산한 금액을 설명했다. "월 71만580원을 벌면, 30%가 공제돼 49만7406원이 소득으로 인정되는데 여기에 양육비 50만원이 더해지면 99만7406원이 된다. 이는 2인 가구 월 지원금(97만8026원)을 넘기 때문에 지원금보다 더 받을 수 있는 액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A씨는 "2만원 더 받기 위해 남편과 싸우기 싫다. 굳이 몇만원 때문에 소득 없는 전남편에게 연락하느니, 마음 편하게 지원금을 받는 편이 낫다”고 덧붙였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국민기초생활법과 A씨
A씨에 대한 구체적인 부분이 적용되는 법과 규정을 체크해보자. 그녀를 포함한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지원은 국민기초생활 보장법에 근거한다.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1조(목적) 이 법은 생활이 어려운 사람에게 필요한 급여를 실시하여 이들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 자활을 돕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기초생활수급자가 지원받는 생활비는 ‘생계급여’다. 생계급여 보장수준은 매년 중위소득의 30% 금액으로 책정된다. 2022년 기준 생계급여 지급 기준은 아래 표와 같다.
 

[사진=보건복지부 홈페이지]

보건복지부에서 고시한 ‘2022년 기준 중위소득 및 생계·의료급여 선정기준과 최저보장수준’에 따르면, 생계급여액은 생계급여 최저보장수준에서 소득인정액을 제외한 금액으로 책정된다. 예를 들어 2인 가구인 A씨의 생계급여 월 최저보장 수준은 97만8026원이다. 여기서 소득인정액을 제외한 금액을 생계급여액으로 받을 수 있는 것이다.

A씨는 100만원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자신과 아들의 식비를 대고, 아들을 학교에 보내야만 한다. 그녀는 옷을 사 본 기억이 까마득하다고 하소연한다.

소득인정액은 어떻게 정해질까.

같은 법 제6조의3(소득인정액의 산정) 1항 제2조제9호에 따른 개별가구의 소득평가액은 개별가구의 실제소득에도 불구하고 보장기관이 급여의 결정 및 실시 등에 사용하기 위하여 산출한 금액으로 다음 각 호의 소득을 합한 개별가구의 실제소득에서 장애·질병·양육 등 가구 특성에 따른 지출요인, 근로를 유인하기 위한 요인, 그 밖에 추가적인 지출요인에 해당하는 금액을 감하여 산정한다. 여기에 해당하는 대상은 △근로소득 △사업소득 △재산소득 △이전소득이다.
 
같은 법 2항 제2조제9호에 따른 재산의 소득환산액은 개별가구의 재산가액에서 기본재산액(기초생활의 유지에 필요하다고 보건복지부장관이 정하여 고시하는 재산액을 말한다) 및 부채를 공제한 금액에 소득환산율을 곱하여 산정한다. 이 경우 소득으로 환산하는 재산의 범위는 다음 각 호와 같다. △일반재산(금융재산 및 자동차 제외) ▲금융재산 △자동차가 여기에 해당한다.
 
그러나 위의 두 조항만으로 모든 소득을 산정하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이 법을 조금 더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게 3항이 존재한다. 같은 법 3항에 따르면, 실제소득, 소득평가액 및 재산의 소득환산액의 산정을 위한 구체적인 범위·기준 등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생계급여 외에도 의료급여(중위소득 40% 이하), 주거급여(중위소득 46% 이하), 교육급여(중위소득 50% 이하)가 주어진다.
 
◆조건부 수급자, 법 팩트체크
A씨는 일 해야만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는 '조건부 수급자'다. 법은 A씨가 일할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에 그녀는 정해진 시간에 맞춰 일을 한다.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오면 돌볼 사람이 없기 때문에 그녀는 시간제 자활을 선택했다. 그녀는 주민센터에서 시키는 대로 식당부터 카페 등 여러 곳을 돌아다니는 중이다.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시행령 제8조(조건부수급자) 1항 법 제9조제5항에 따라 자활에 필요한 사업(이하 “자활사업”이라 한다)에 참가할 것을 조건으로 부과하여 생계급여를 지급받는 사람(이하 “조건부수급자”라 한다)은 제7조에 따른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로 한다.
 
쉽게 말해 조건부 수급자란 '일함'을 조건으로 생계급여비를 받는 사람이다. 이는 국민기초생활보장법 제9조(생계급여의 방법) 5항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근로 능력이 있는 수급자에게 자활에 필요한 사업에 참가할 것을 조건으로 하여 생계급여를 실시할 수 있고 보장기관은 제28조에 따른 자활지원계획을 고려하여 조건을 제시해야 한다는 조항에 따른 것이다.
 
근로능력의 여부 또한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시행령에서 다루고 있다.

시행령 제7조(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 1항 법 제9조제5항 전단에 따른 근로능력이 있는 수급자는 18세 이상 64세 이하의 수급자로 한다. 다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중증 장애인, 부상자)은 제외한다.

20대인 A씨는 근로능력이 있다고 평가되기 때문에 자활 사업에 참여해야만 한다.
 
한편, 자활근로사업에 참여해 나오는 급여 중 30%가 공제된 나머지 70% 금액은 소득으로 분류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과연 A씨는 양육비를 받을 수 없을까
지금까지 A씨가 처한 상황에 대해서 알아봤다. 그녀는 정말 양육비를 받을 수 없을까.
 
양육권을 갖지 않은 이는 양육권을 가진 상대방에게 양육비를 지급해야 한다.

이 내용은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한다. 양육비 이행확보 및 지원에 관한 법률 제3조(미성년 자녀에 대한 양육 책임) 1항 부 또는 모는 혼인상태 및 양육여부와 관계없이 미성년 자녀가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의식주, 교육 및 건강 등 모든 생활영역에서 최적의 성장환경을 조성하여야 한다. 2항 비양육부·모는 양육부·모와의 합의 또는 법원의 판결 등에 따라 정해진 양육비를 양육비 채권자에게 성실히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비양육부·모가 부양능력이 없는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그 비양육부·모의 부모가 지급하여야 한다.
 
A씨가 알고 있는 것처럼 양육비는 소득으로 책정된다. 법에서는 양육비를 이전소득으로 규정하고 있다.

박대영 변호사(법무법인 케이엘에프)는 “양육비는 부양의무자로부터 별도로 이미 받는 금액이니 지원금이나 지원 여부 등을 결정할 때 이전소득으로 들어간다”고 말했다. 박 변호사의 말에 따르면, 양육비는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6조의3(소득인정액의 산정) 1항에 따라 소득으로 인정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그렇다고 양육비가 100% 모두 소득으로 책정되는 것은 아니다. 사적이전소득 인정액인 중위소득의 15%를 뺀 값만 소득으로 인정되기 때문이다.

법에 따르면, 정기적으로 지원받았는지에 따라서 계산이 달라진다. 전 배우자에게 6회 미만을 지원받았다면 중위소득 50% 미만의 양육비는 모두 소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6회 이상 지원받았다고 해도 중위소득의 15% 미만의 양육비는 소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자세한 계산 기준은 이렇다.

국민기초생활 보장법 제6조의3 및 시행령 제5조의2와 보건복지부의 2022년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안내에 따르면, 1년 내 6회 미만의 비정기적 양육비 지원을 받는다면 중위소득 50% 미만의 금액은 소득으로 인정되지 않는다. 중위소득 50% 초과분에 대해서는 중위소득 15%를 빼고 12로 나눈 금액만 소득으로 인정된다.

1년에 6회 이상 정기지원 사적인정소득 중 부양의무자, 친인척 등의 “월별지원금액 총합” 중 수급자 가구 기준 중위소득의 15% 이하 금액은 이전소득에서 제외한다. 초과된 금액은 12로 나눠 이전소득으로 포함시킨다.
 
복잡한 규정을 쉽게 A씨에게 적용하면 간단한 결론이 나온다. 양육비를 청구해서 받아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

A씨의 전남편이 매달 양육비를 50만원 줬다면 2인 가구 월 중위소득인 326만85원의 15%인 48만9013원을 초과하지만, 그 액수는 1만987원으로 매우 적은 금액이다. 12개월을 꼬박 넣었다고 했을 때 13만1844원으로, 이를 12로 나눴을 때 월 1만987원만 이전소득으로 인정된다.
 
따라서 A씨가 양육비를 지원받는다고 했을 때 받는 불이익은 사실상 없다고 볼 수 있다.
 

[사진=양육비이행관리원 홈페이지 갈무리]

양육비를 청구했는데도 전 배우자가 협조하지 않을 때는 양육비이행관리원(이하 양육비관리원)에 도움을 구하면 된다.
 
2015년 개원한 여성가족부 산하 양육비관리원은 양육부·모의 신청을 받아 비양육부·모로부터 양육비를 지급받을 수 있도록 당사자 간 협의 성립, 양육비 관련 소송, 추심, 불이행 시 제재조치 등을 지원한다.

A씨의 경우와 비슷하게 기초수급자 자격 박탈이 우려돼 양육비를 받지 못해도 주저하는 사람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양육비관리원 양세희 이행확보부 부장(변호사)은 “보통 수급자이신 분들의 경우, (수급자) 탈락이 우려돼서 양육비이행관리원에게 신청을 주저하시는 경우가 있다”며 "공식 상담한 기록은 없지만 이러한 케이스가 많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양육비를 청구하기 위해서 현재 전남편의 소득과 재산 유무를 파악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양세희 변호사는 “이제 남편의 소득이 전혀 없더라도 정해진 최소한의 양육비를 지원해야 하지만 전남편의 이름으로 된 재산이 없다면 실질적으로 수령할 수 있는 돈은 없다”며 “법적으로 청구할 수는 있지만, 실무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밝혔다.

A씨는 전남편에게서 양육비를 받아내기 위해 양육비관리원에 도움을 청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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