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보증금 183억 '갭투자'…법대로 처벌 가능?

  • 검찰, 사기·부동산실명제법 위반 세 모녀 중 친모 김모씨 구속기소
  • 김씨, 85명 세입자에 얻은 보증금 183억 원
  • 사기죄 확정시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
  •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경우 가격 30% 과징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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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6-30 14:55
수정 : 2022-06-3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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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1일 서울 시내 부동산 중개업소의 전,월세 게시물 모습. [사진=연합뉴스]

‘갭투자(시세차익을 목적으로 매매가와 전세가의 차이가 적은 주택을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방식)’ 전세 사기 혐의 세 모녀는 어떤 법을 적용받게 될까.

지난 26일 서울중앙지검 형사8부(김우 부장검사)는 사기·부동산실명제법 위반 혐의로 세 모녀 중 친모인 김모(57)씨를 구속기소 했다.

2017년부터 김씨는 딸들의 명의로 서울 강서구·관악구 등지에서 다세대주택(일명 빌라) 500여채를 전세를 끼고 매입한 뒤 세입자 85명에게 183억 원 상당의 보증금을 챙겼다.
 
김씨는 분양대행업자와 공모해 임차인을 먼저 모집하고, 분양가보다 비싼 가격의 전세 보증금을 받았다. 가령, 건축주가 분양대행사에 2억 원의 가격을 요구하면, 분양대행사는 약 3000만 원의 웃돈을 포함한 금액을 붙여 전세를 내놓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김씨와 분양대행업자가 챙긴 이익은 약 11억 8500만 원으로 건당 최대 5100만 원이었다.

지난 1월 서울경찰청 강력범죄수사대는 김씨와 두 딸을 불구속 상태로 검찰에 송치했다. 그 후 경찰은 자체수사를 통해 피해자 30여 명, 피해 금액 70억 원을 추가 확인 후 검찰은 모친 김씨를 구속했다.
 
김씨는 일부 세입자들이 계약이 만료되자,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하겠다며 대신 집을 사라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빌라촌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하지만 법조계는 세 모녀의 갭투자가 죄가 되는지 치열한 법정 공방이 펼쳐질 것으로 예상한다.

첫 번째는 사기죄가 성립될 수 있는지 여부다. 주목할 지점은 김씨가 빌라의 가격을 분양가보다 높게 받았다는 것이다. 형법 제347조(사기) 1항 사람을 기망하여 재물의 교부를 받거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기망행위의 입증 여부가 다툼의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기망행위란, 사기죄의 핵심으로 허위의 사실을 말하거나 진실을 은폐해 상대방을 착오에 빠지게 한다는 뜻의 법률용어다.

지난 22일자 '법률저널' 칼럼에서 김효식 변호사는 부동산 사기에 대해 “금전적인 피해를 입었다고 반드시 사기죄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상대를 속이려는 의도를 가지고, 불확실하거나 잘못된 정보를 제공했다는 정황이 확실해야 하며, 이에 대한 증거가 뚜렷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만약, 검찰이 기소한 대로 사기죄가 확정된다면 김씨는 10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려야 한다.

김씨는 본인의 명의로 부동산을 구매하지 않고 딸의 명의를 빌렸기 때문에, 부동산실명제법 위반 여부도 관건이다. 

부동산실명제법 제3조(실권리자명의 등기의무 등) 1항 누구든지 부동산에 관한 물권을 명의신탁약정에 따라 명의수탁자의 명의로 등기하여서는 아니 된다.

이러한 경우에 명의신탁자는 같은 법 제5조에 따라, 부동산 가액(價額)의 100분의 30에 해당하는 금액의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한다.

예를 들어, 김씨가 매매한 빌딩이 2억이라고 했을 때, 김씨는 6000만원의 과징금을 내야한다.

이에 대해 승재현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딸들이 자신의 소유가 맞다고 주장할 수도 있기 때문에 (부동산실명제법의 적용을 두고)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밝혔다.

승재현 위원은 제도적인 개선을 촉구했다. 그는 “국가에서 빌라에 대한 공인된 가격대의 평균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며 “부동산 물건중개업체가 책임을 질 수 있는 부동산임대차 보호법상의 중개인에 대한 의무설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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