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법] 촉법소년·술·담배…헷갈리는 법정 나이 총정리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법적·사회적 나이를 ‘만 나이’ 기준으로 통일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대선 후보 시절 우리나라 나이 셈법을 만 나이를 기준으로 통일하겠다고 공약한 데 따른 것이다.
 
인수위는 우선 민법 및 행정기본법에 ‘만 나이’ 계산법 및 표기 규정을 마련해 법령상 민사·행정 분야의 ‘만 나이’ 사용 원칙을 확립한 다음 개별법을 정비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법제처는 올해 안에 행정기본법 개정안을 마련해 국회에 제출하고 내년까지 통과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주로앤피’는 현재 우리나라 법이 정한 나이 기준과 셈법을 알아봤다.
  ◆코리안 에이지, 연 나이, 만 나이
현재 우리나라는 ‘세는 나이’, ‘만 나이’, ‘연 나이’ 등 세 가지 방법으로 나이를 계산한다.
 
일상생활에선 태어나자마자 한 살이 되고 해가 지날수록 한 살씩 늘어나는 한국식 ‘세는 나이’를 사용한다. 전 세계에서 거의 유일하게 우리나라만 사용하고 있는 나이 셈법으로, 외국에서는 이를 두고 ‘코리안 에이지(Korean Age)’라고 부르기도 한다.
 
하지만 대다수 법률에선 태어난 순간을 0살로 보고 그로부터 1년이 지나 또다시 생일이 되면 한 살을 더하는 ‘만 나이’를 기준으로 사용한다. 1962년 1월 1일 기존의 단기력을 서력으로 바꿀 당시 나이 셈법을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만 나이로 통일하도록 했다.
 
주요 법령이 정한 나이 기준은 △대통령·국회의원 선거권 만 18세(공직선거법 제2장 선거권과 피선거권 제15조) △운전면허 취득 가능 만 18세 이상(도로교통법 제82조) △촉법소년(형사처벌 대신 보호처분을 받는 미성년자) 만 10세 이상 14세 미만(소년법 제4조) △취업 가능 연령 만 15세 이상(근로기준법 제64조, 중·고등학교 재학생은 만 18세부터) 등이다.
  이밖에 알아둬야 할 만 나이 기준으로는 건강검진 기준이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시행하는 건강검진 기준에 따르면 일반건강검진 대상자 기준은 직장가입자·지역가입자·지역세대원이 만 20세 이상이다.(국민건강보험법 제52조)
 
또 국립암센터에 따르면 국가암검진 대상 나이 기준은 △위암 만 40세 이상 △간암 만 40세 이상 고위험군 △유방암 만 40세 이상 여성 △대장암 만 50세 이상 △자궁경부암 만 20세 이상 여성 △폐암 만 54세 이상 만 74세 이하 고위험군이다.(암관리법 제8조)
  ◆연 나이를 사용하는 청소년 보호법·병역법
대다수 법에서 만 나이를 사용하는 것과 달리 청소년 보호법과 병역법에서는 태어난 순간을 0살, 해가 바뀔 때마다 한 살씩 올라가는 ‘연 나이’를 채택하고 있다. 1월 1일 생, 12월 31일 생 모두 그 다음 해에 1세가 되는 방식이다. 한국식 나이에서 생일과 관계없이 한 살을 빼면 연 나이가 된다.
 
연 나이를 사용하는 이유는 만 나이를 사용할 경우 개인마다 특정한 나이에 도달하는 날짜가 모두 달라 일부 법을 집행하는데 어려움이 따르기 때문이다. 국가 차원에선 취학 및 징병 등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법 집행을 통제하는데 출생 연도 단위로 끊는 것이 편리하다.
 
이런 이유에서 병역법은 병역 자원의 통일적 관리를 위해 생일이 아닌 연도를 기준으로 나이를 계산한다. 청소년 보호법의 경우도 규제의 효율성과 집행의 편의성을 이유로 연도를 기준으로 청소년 여부를 구분한다.
 
두 법률에서는 연 나이를 그대로 표기하는 것이 아니라 '만 나이가 되는 해의 1월 1일'로 만 나이를 기반으로 한 표현을 사용한다.

우선 군대 입영 가능 나이는 ‘연 나이’ 기준 18세이다.(병역법 제20조)
 
구체적으로 병역법 제2조 제2항에서 ‘이 법에서 병역 의무의 이행 시기를 연령으로 표시한 경우 “○○세부터란” 그 연령이 되는 해의 1월 1일부터를, “○○세까지”란 그 연령이 되는 해의 12월 31일까지를 말한다’고 규정해 병역법에서는 ‘연 나이’를 사용한다는 것을 명시했다. 

또 청소년 보호법 제2조 제1호에 따르면 ‘청소년’이란 만 19세 미만인 사람을 말하지만, 19세가 되는 해의 1월 1일을 맞이한 사람은 제외한다고 규정했다.

따라서 보호 대상에서 제외되는 연 나이 19세 이상부터 청소년 유해약물로 지정된 술·담배를 합법적으로 구입할 수 있다. 편의점에서 담배를 사고, 식당에서 술을 마실 수 있는 올해 기준 연 나이 19세는 2003년생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