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키맨’ 김만배·남욱 구속…정민용 영장 기각

[아주로앤피]
  검찰이 4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前머니투데이 기자)씨와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를 구속시켜 일단 수사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등 이른바 '윗선'까지 칼날이 향할지에 대해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서보민 영장 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0시 30분께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라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문성관 영장 전담 부장판사도 남 변호사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뒤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인멸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에 따르면 이들이 유동규 前 성남 도시개발공사(성남도개공) 기획본부장과 공모해 화천대유에 유리한 공모지침서를 작성하게 하고,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도 화천대유가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도록 배점을 조정한 혐의를 받는다. 이후 사업 협약 체결 과정에서는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을 삭제하게 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법원이 이번에는 김 씨와 남 변호사에 대한 구속 필요성을 인정한 만큼 검찰 수사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구속영장 제외된 정영학... 檢수사 적극 협조로 빠졌나?

김씨는 3일 자신의 구속영장 심사를 마친 뒤 “정영학 회계사가 설계하고 축성한 성을 정영학과 검찰이 공격하고 있는데 제가 이걸 방어하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정 회계사는 대장동 의혹 관련 녹취록을 제출하는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는데, 이에 불만을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검찰은 앞서 대장동 4인방 중 유일하게 정 회계사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을 청구하지 않았다.

정 회계사는 이전에도 검찰 수사 대상에 올랐지만 사법처리는 피해갔다. 2015년 수원지검 특수부가 대장동 개발의혹을 수사할 당시에도 남욱 변호사는 구속됐지만(물론 항소심에서 무죄가 선고됐지만) 정 회계사는 사법처리를 피해갔다.

정 회계사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자 자발적으로 녹취파일 19개를 제공하고 자필 진술서를 제출하며 ‘피의자성 참고인’ 신분으로 비공개 조사받았다.

이날(3일) 취재진이 김 씨에게  ‘정영학 씨 녹취록을 바탕으로 혐의가 주장되고 있는데 가장 사실과 다른 부분이 무엇이냐’라고 묻자 “제가 너무 모르는 부분들이 많이 제시됐다. 향후 수사나 재판과정에서 충분히 설명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김씨는 “굉장히 곤혹스러워 적극 방어했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영상심사에서 정 회계사의 녹취록은 재생되지 않았다고 한다.

한편, 정 회계사는 천화동인 5호의 실소유주로 대장동 개발을 통해 약 600억 원의 배당금을 챙긴 인물이다. 성남도개공의 공모지침서와 사업협약서에 반영하는 일도 주도하는 등 대장동 사업 전반을 설계한 인물로 알려졌다.

최근 검찰은 유 前본부장의 공소장과 김씨 등의 구속영장에 정 회계사가 배임 혐의 공범 중 1명이라고 적시했다. 이번 배임 범죄사실을 구성하며 정 회계사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정 회계사에 대한 수사를 계속 진행하며 그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