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xx xx랄’이라는 육군 병사 '선고유예'…정말 '권력 눈치보기' 판결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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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2020년 7월 어느 육군 행정병은 스마트폰으로 SNS “문재x이 탄핵”이라는 댓글을 작성했다. 이어 12월 그는 집으로 가는 버스 안에서 “지가 x할 것이지 문재x   x x랄 맞네갈수록”이라는 더 센 댓글을 달았다. 그 후 육군 병사는 국군 통수권자인 대통령을 모욕한 죄로 군사재판에 넘겨졌다.

이에 대해 지난 5월 26일 제2작전사령부 보통군사법원은 피고인에게 징역 6월에 ‘선고유예’를 판결했다. 15일 머니투데이 보도를 통해 이 판결이 세간에 알려지기 시작했고, 여러 주요 언론들 또한 ‘文정권 임기 내 최초 대통령 상관모욕죄 유죄’가 나왔다며 집중 보도했다.

 
선고유예, 실질적 무죄... "선처로 봐야"

文 임기 최초로 군사법원이 대통령에 대한 모욕죄를 과도하게 적용했다는 보도들은 ‘정권의 편협성’을 비판하는 취지로 해석된다. 즉, 육군 병사의 ‘2문장 24자 악플’에 ‘유죄’를 선고하는 것은 군 사법권의 남용이라는 취지이다.

이런 보도에 대해, 변호사들은 ‘선고유예’의 본래 취지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반론을 제기한다. 강정규 변호사는 “선고유예 제도는 본래 영미권의 보호관찰 제도(조건부 석방)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선처의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2년의 기간이 지나면 '면소(免訴)'를 하는 선고유예는 명목상 유죄판결의 범주에 속하지만, ‘실질적인 유죄’로 보기는 어렵다는 말이다. 전정환 변호사는 “선고유예는 유예기간이 지나면 선고의 효력자체가 없다“며, 전과기록이 남는 집행유예와도 차이가 크다”고 첨언했다.

또한 박대영 변호사는 “판사들 가운데서는 유죄 선고에 확신이 없는데 무죄를 선고하기는 어려운 경우나 법리상으로 유죄인데 처벌은 너무 억울한 경우”에 선고유예를 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어 강 변호사는 “(이 사건의 경우) 군사법원 판사가 일종의 훈계성으로 개전(뉘우침)을 바라고 판결을 내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명박·박근혜 정권에도 논란 ‘상관모욕죄’…대통령은 ‘상관’일까?

대통령을 대상으로 한 군인의 ‘상관모욕죄’ 논란은 문재인 정권에서만 발생한 것이 아니다. 지난 2011년부터 9차례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비하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렸던 한 부사관은 징역 6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받았다.

이에 해당 부사관은 상관의 범위가 불분명하다는 취지로 항소했다. 대통령이 군인의 실질적인 지휘관인지를 따져 물은 것이다. 하지만 대법원은 “헌법과 국군조직법, 군인사법 등에 따르면 ‘상관’이란 ‘명령, 복종 관계에서 명령권을 가진 사람’으로 국군통수관자로부터 바로 위 상급자까지를 말한다”며 대통령도 상관에 포함된다”고 판시했다.

이에 해당 부사관은 헌법소원을 냈지만, 2016년도 헌법재판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합헌 결정을 내렸다.

박근혜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엔 현역병으로 복무하던 중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혐오스럽다는 취지의 글을 올렸던 시민이 전역 후 민간 법원까지 가 선고유예 판결을 받은 전례가 있다.
 
상관모욕죄, ‘과도한 기본권 침해 ’vs’군 기강을 위해 필요해’

대통령을 향한 상관모욕죄가 논란이 되면서, 동시에 상관모욕죄 자체에 대한 문제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상관모욕죄가 일반 형법에 비해 과도하고, 표현의 자유라는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이유에서다.

군인권센터의 방혜린 소장은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상관모욕죄가 일반모욕죄보다 너무 쉽게 성립 한다. 기준이 명확하게 없는 상태에서 상관에게 혼잣말 하는 경우까지 집행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방 팀장은 일반 형법의 모욕죄와 달리 상관모욕죄가 친고죄(당사자가 직접 고소하는 경우에만 처벌 가능)가 아니고 ‘막무가내’로 적용된다며, “형법 기준과 맞추려면 ‘상관모욕죄’를 손 보거나 폐지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강조했다.

반면 군 판 출신 박하영 변호사는 아주경제와의 통화에서 “(상관모욕죄는) 폐지할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당연히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이는) 군 기강의 문제고, 군의 당연한 생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상관모욕이라는 이름으로 동일하게 규율하진 않지만, 군대를 갖고 있는 모든 국가에서 이를 다 규정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