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청문회 '파행'에···靑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

송다영 기자 입력 2021-05-27 17:40 수정 2021-05-27 18:03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여야 대립 언쟁 끝에 파행하며 시한을 넘겼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31일까지 국회에 재송부하며 임명 의사를 밝혔다.
 
-'아빠찬스' '라임·옵티머스' '윤석열' '정치편향'···김오수의 해명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지난 26일 오전 10시부터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었다. 질의에서 김 후보자는 자신을 둘러싼 각종 의혹들을 해명했다. 첫째로는 아들의 취업과 관련한 '아빠찬스' 논란이었다.

구체적으로는 김 후보자 장남 김 모씨가 2017년 8월 전자부품연구원에 채용될 당시 기재한 입사지원서가 문제가 됐다. 한 매체의 보도를 통해 김 씨가 당시 입사지원서 가족사항에 부친인 김 후보자의 직업과 근무처, 직위 등을 적어넣은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아들이 김 후보자의 직업을 지원서에 기재해 채용에 특혜를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김 후보자는 이에 대해 본인은 “아들 취업과 학업에 무관심한 아빠”라며 “내용을 전혀 몰랐고, 어제 오후 3시쯤 아들이 죽어가는 목소리로 전화를 해 ‘아버지께 누를 끼쳤다. 아버지가 검사라는 것과 직책을 입사지원서에 적은 것 같다’고 해 처음 알게 됐다”고 대답했다.

이어 그는 “아들이 지원한 곳의 입사지원서 양식을 보니 가족사항이 있었고, 하필이면 부모의 직업과 근무처, 직위를 적게 돼 있었다”며 “꼭 그렇게 적었어야 했나 하는 부분이 있지만, 저는 그곳에 대해 전혀 모르고 아는 사람도 없고 전화한 적도, 부탁·청탁한 적도 없다”고 강조했다.

또 김 후보자는 전자부품연구원에 대해 “그곳은 아들이 다니던 학과 선배, 후배들이 아들이 채용된 것과 같은 방식으로 들어가는 곳으로, 140시간 일하고 100여만 원 정도 받는 곳이라고 나중에 들었다”고 덧붙였다.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아들의 입사 당시) 채용 예정 인원은 4명인데 지원자는 3명이었고, 서류전형에서 2명을 뽑아 최종까지 이르렀다"며 "후보자가 영향력을 미칠 필요도 없었고, 객관적 내용으로도 영향을 받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보탰다.

이어 김 후보자는 변호사 시절 '라임·옵티머스' 펀드 사기 사건 관계자들을 변호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서울지방변호사협회가 국회 인사청문특위에 제출한 김 후보자의 사건 수임 내역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차관 퇴임 후 한 법무법인에서 고문 변호사로 일하면서 '라임·옵티머스' 의혹 관련 사건을 4건 수임했다. 이에 '전관예우' 논란이 불거졌다.

김 후보자는 "라임이나 옵티머스를 운영하는 피의자들에 대해서는 일체 변론을 하거나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김 후보자는 구체적으로 누구를 어떻게 변호 했는지에 대해서는 "변호사법상 비밀유지의무에 위반될 소지가 있다"면서도 "변호사로서 합법적인 절차를 거쳐 업무를 수행했다"고 답변했다.

김 후보자는 또 법무부 차관 시절 라임 사건과 관련 수사 내용을 보고 받았는지에 대해서도 "보고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사진=연합뉴스. ]

김 후보자의 법무부 차관 시절의 해명은 계속됐다. 김 후보자는 조국 전 장관을 수사하던 당시, 윤석열 전 총장을 수사 지휘에서 배제하는 수사팀을 꾸리자는 제안을 했느냐는 질의에는 “제가 이 부분에 대해 하고 싶은 말이 많았다”며 “배제 운운하는 말은 없었다”고 항변했다.

이 밖에 야당의 '정치편향성' 지적에 대해서는 "이전 정부에서 검사장으로 승진했다"며 “검사로 재직하는 동안 정치적 중립성 논란은 한 번도 없었다고 생각한다”고 반박했다. 윤 전 총장에 대해서도 “전임 총장께서 성역 없는 수사를 했다는 것은 공지의 사실”이라고 평가했다.
 
 
- '내로남불' 전관예우 논란에 여야 격돌...결국은 '파행'

그러나 청문회는 파행을 맞게 됐다. 오후 질의 막바지에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전관예우 의혹을 제기하면서부터 언쟁이 시작됐고 결국 감정싸움으로 번졌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검사장 출신인 유 의원이 변호사 시절 경기도 파주의 한 병원에서 발생한 '무면허 대리 수술 사건'을 상담해준 내용의 녹취록을 회의장에서 틀었다. 녹취에는 ‘서류상 기재된 의사를 매수해서 사건을 축소하자’고 제안하는 유 의원의 발언이 담겨있었다. 김 의원은 "이게 전관예우의 힘"이라며 “이 사건을 수사해야 하지 않나”라고 김 후보자에게 물었고, 김 후보자는 “전관예우가 문제 있다고 지적받는 입장이니 취임하게 되면 관심을 갖겠다”고 답했다.

이 상황 이후 유 의원과 국민의힘은 김 의원에게 항의하며 저녁 질의에 들어오지 않았고, 결국 청문회는 이날 밤 12시를 넘겨 자동 산회했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 시한인 26일도 자동적으로 넘어갔다.
 
- 文, 재송부 요청으로 김 후보자 '임명 의지' 밝혀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국회가 시한을 넘길 경우 대통령은 열흘 이내에서 기한을 정해 재송부 요청을 할 수 있다. 이 기한까지도 국회가 보고서를 내지 않으면 임명을 강행할 수 있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은 청문회 다음날인 27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를 오는 31일까지 재송부할 것을 국회에 요청했다.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메시지를 통해 "문 대통령이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이날 오후 1시 50분에 '재송부 요청'을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이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재요청한 것은 김 후보자를 임명하겠다는 뜻으로 분석된다. 현재 국민의힘은 김 후보자의 청문보고서 채택을 반대하고 있고, 여당은 단독 채택 의사를 내비쳤다.

윤호중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 정책조정 회의에서 “조속히 검찰총장을 임명해 두 달째 공석인 검찰총장 자리를 메우고 하루빨리 국민에게 신뢰받는 검찰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도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야당 상황과 입장을 고려한다면 청문보고서가 채택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아니다”라며 “(단독 채택) 그런 부분까지 포함해서 법사위 위원들과 지도부와 얘기를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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