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산책] 언택트 시대, 보험산업 규제도 비대면에 맞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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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박진택 변호사, 법무법인 법승 제공]



한국갤럽이 2020년 9월 1일 전국 20~50대 건강보험 가입대상자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에 따르면 응답자의 84%는 암, 실손 등 보험을 CM채널(보험설계사 등 없이 온라인/모바일 창구를 이용하여 고객이 스스로 보험에 가입하는 판매창구)를 통해 가입할 의향이 있다고 확인되었다. 반면 국내 생명보험 시장에서 CM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1%도 안되는 매우 미미한 수준에 그쳐있다.

정보통신기술 발달에 따른 전자금융거래의 폭발적 증가에도 CM채널의 보험가입비율이 저조한 이유는 대면채널에 적용하는 규제방식을 비대면채널인 CM채널에도 그대로 적용하는 보험산업 규제에 한 원인이 있다고 보인다.

2018년 11월 개정된 상법 시행령 제44조의2 제1항 제2호는 이러한 규제의 대표적인 예이다. 해당 규정의 개정 목적은 “비대면 전자금융거래가 활성화되고 있는 사회적인 현상을 반영하여 타인의 사망을 보험사고로 하는 보험계약 체결 시 그 타인의 서면 동의 방식에 전자문서를 추가”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단서에 “전자서명 전 전자서명을 할 사람을 직접 만나서 그 사람이 보험계약에 동의하는 본인임을 확인하는 절차 등을 거쳐야 한다”고 규정함으로써, 오히려 비대면 전자금융거래를 영위하는 보험회사에 큰 제한을 가져왔다. 대면채널 위주의 보험회사는 보험설계사 등 인적 조직이 잘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전자서명자를 직접 대면하는 것이 어렵지 않은 반면, 온라인 전업 보험회사의 경우 전자서명자를 직접 대면할 방법이 없어 위 개정 이후 전자문서를 통한 ‘타인을 위한 보험’판매가 불가능하게 된 것이다.

“보험계약의 체결 또는 모집에 종사하는 자는 그 체결 또는 모집과 관련하여 보험계약자나 피보험자에게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특별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하기로 약속하여서는 아니 된다.”는 보험업법 제98조 ‘특별이익 제공 금지” 또한 비슷한 예이다. 이는 보험설계사 등의 부적절한 금전지급행위로 인하여 보험시장의 모집질서가 문란해지는 것을 방지하고자 만들어진 규제임에도 불구하고, 보험설계사가 존재하지 않는 비대면 채널에도 예외 없이 그대로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특별이익 제공 금지의 예외 또는 완화가 이루어진다면, CM채널 보험상품은 그 외 보험상품에 비해 모집수수료만큼의 추가혜택을 고객에게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경쟁력우위는 CM채널이 현재 플랫폼 회사 등에 지출하는 광고비를 불필요하게 해줄 것이며, 광고비 절감은 또다시 고객에 대한 혜택으로 제공되는 등 모집질서의 문란 없이도 선순환 구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본다.

코로나19 발생 이후, 대면채널 비중이 압도적인 일본 생명보험시장조차 CM채널을 통한 신규가입자가 전년 동기 대비 200~30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금융당국 또한 올해 혁신과제로 ‘비대면 금융서비스의 활성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는 만큼, 보험 CM채널에 적합한 규제가 무엇인지 모색해봐야 할 것이다. 이를 통해 불필요한 규제가 해소되어 국내 금융소비자들이 보다 많은 선택권과 혜택을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