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경기지사가 재판에 넘겨지면서 그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법정에서 가려질 전망이다.
11일 검찰의 기소 결정으로 다음 대선 등 향후 이 지사의 정치행보에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검찰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 혐의 등으로 이 지사를 기소한 만큼 그간 줄곧 결백을 주장해온 그의 신뢰도에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약 공직선거법상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되거나 직권남용 혐의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을 경우 이 지사는 도지사직을 잃는다.
그럼에도 민주당 일각에서 제기한 제명 및 출당은 당장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 당헌 80조 부패연루자에 대한 제재에는 뇌물·불법 정치자금 수수 등 부정부패와 관련한 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당직자를 기소와 동시에 정지토록 규정돼있다. 또 사무총장은 이 같은 사실을 중앙당윤리심판원에 보고해야 한다.
하지만 한 민주당 관계자는 “부정부패인 경우에는 기소가 되면 당원권이 정지되지만 공직선거법은 그런 규정이 없다”며 “‘일단은 법원 판결까지 지켜보자’는 입장이 약간 앞섰다”며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김혜경씨와 관련된 이른바 ‘혜경궁 김씨’사건 관련 혐의는 무혐의가 났으므로 출당이나 제명조치를 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재명 지사도 이날 검찰 기소에 대해 경기도청 신관에서 “진실규명은 법정에 맡기고 도정에 집중하겠다”며 담담히 입장을 밝혔다.
그는 “저는 여전히 자랑스러운 민주당의 당원”이라며 “여러분께서도 공정사회, 대동세상을 바라면 저에게 탈당을 권할 것이 아니라 함께 입당해달라”며 탈당 압박에 대한 입장도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안희정 경남지사 때와 달리 이 지사 본인이 모든 혐의를 부인하고 있어, 당원권 정지, 출당 등의 제재가 바로 나오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또 이 지사가 이날 입장문을 통해 “탈당을 권할 것이 아니라 함께 입당해달라”고 강조한 만큼 그가 버티기에 들어갔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지만 야권은 즉각 이 지사의 사퇴를 압박했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이 지사에 대한 국민적 인식은 이미 실망 그 이상”이라며 “이 지사가 '콩으로 메주를 쑨다'해도 믿지 못할 판”이라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민주당의 어떠한 조치도 늦었다며 날을 세웠다. 그는 “이 지사를 옹호해온 더불어민주당이 어떤 입장을 내놓거나 어떤 조치를 취하더라도 때는 늦었을 뿐”이라면서 “이해찬 대표가 이끄는 민주당은 '도덕불감 식물정당'으로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각인시켰다”고 주장했다.
김정현 민주평화당 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이 지사는 숱한 의혹들에 대해 한때 대권주자였고, 지금은 현직 경기도지사로서의 위치를 감안해 선명하게 경기도민 및 국민들께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향후 사법절차 결과에 따라 책임을 져야할 부분이 있으면 응분의 책임을 져야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정의당은 이재명 지사와 검찰을 옹호했다. 이 지사의 부인 김혜경씨를 불기소 처분한 검찰을 깎아내린 다른 야당과 다른 모습을 보인 것이다. 최석 정의당 대변인은 “단순히 검찰의 정치적 의도라고 보기는 힘들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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