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갯속 '광주형 일자리'…좌초위기에 정치권 후폭풍

서민지 기자 입력 2018-12-06 18:46 수정 2018-12-06 18:46
  • 핵심 국정 과제 좌초되자 난감한 민주당

  • 홍영표 “다른 대안 찾겠다”…압박카드 꺼내

  • 현대·기아차 노조 김종훈 의원과 국회 회견

김종훈 민중당 의원이 6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광주형 일자리' 반대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임금을 낮춰 일자리를 만드는 ‘광주형 일자리’가 무산 위기에 놓이면서 6일 정치권에도 후폭풍이 불었다.

당장 광주형 일자리 예산 확보부터 노사간, 투자자인 광주광역시와 현대차 간 신뢰 상실도 문제로 다가왔다. 광주형 일자리는 광주광역시와 현대차가 합작법인을 만들어 광주에 연간 10만대의 경형 SUV 생산공장을 짓는 사업이다.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가 또 한번 좌초되자 여당은 난감함을 표했다. 민주당은 이날 광주광역시청에서 ‘광주형일자리 타결 협약체결 조인식’을 열고 광주형 일자리 협상 타결을 축하할 계획이었다.

이 자리에는 이해찬 민주당 대표와 지도부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까지 참석을 검토하고 있었다. 그러나 현대자동차가 “투자 타당성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렵다”며 ‘임금·단체협약 유예’ 조항을 삭제한 투자유치안 수용을 거부하면서 투자 협약식은 취소됐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작은 문제 하나로 이렇게 중요한, 광주형 일자리가 사실상 무산된 것이 정말 유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원내대표는 광주형 일자리 협상이 불발될 경우 사회 통합형 일자리 모델을 다른 지역에 적용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광주에도 기대를 걸고 설득해보겠지만 다른 대안을 분명하게 찾아 나가겠다”고 밝혔다. 압박카드를 꺼낸 셈이다. 

‘다른 대안’은 지난달 27일 민주당 내에서 나온 ‘광주형 일자리 공모제 전환’ 아이디어를 의미한다. 당시 민주당 의원들은 전국을 대상으로 한 공모형 예산을 만들어 두자는 아이디어를 제시했다. 여야가 광주형 일자리 예산 확보에 합의했는데 광주에서 합의안이 도출되지 않아 예산 사용처가 없어질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한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당과 220조 규모 광주형 일자리 예산을 원안 그대로 통과시킨 후 기자들과 만나서도 "광주에서 극적 합의가 이뤄지면 쓸 수 있겠지만, 안 된다면 관심 가지는 다른 지역에 쓸 것"이라고 밝혔다.

당 지도부는 일단 막판 타결 소식을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홍 원내대표가 광주형 일자리 무산이라고 했는데, 무산된 거는 아니고 곡절을 겪고 있다, 최종합의에 이르지 못했다는 뜻”이라며 “오해가 없길 바란다”고 했다.

민주당에서 유일하게 광주에 지역구를 둔 송갑석 의원은 본지와의 통화에서 “광주광역시와 현대차가 다음 주 초에는 다시 협상에 들어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송 의원은 “최종 타결 목전까지 갔던 문제인 만큼, 두 주체가 광주형 일자리에 대한 애착과 성사시켜야 한다는 의지도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광주형 일자리 사업 성사를 위해 “7일로 예정된 본회의에서 광주형 일자리 예산을 확실히 지켜내는 게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민주당의 바람과 달리 노동계의 반발이 여전한 데다 현대차도 부정적 입장을 보여 실현 여부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광주형 일자리 사업에 반대하며 부분 파업에 돌입한 현대·기아자동차 노동조합은 같은 날 김종훈 민중당 의원과 함께 국회를 찾았다. 이들 노조는 “광주형 일자리 완전 폐기”를 주장하며 두 개 조가 각 2시간씩 총 4시간 부분 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두 노조는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광주형 일자리가 자동차 산업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며, 광주형 일자리를 “광주시 이기주의에 입각해 진행되는 사업”이라고 규정했다.

일자리 창출 실효성에도 의문을 표했다. 노조는 “7000억원을 신규 투자해 한물 간 디젤 차량을 연간 10만여 대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새로운 자동차 공장을 만들겠다고 한다. 실제로 일자리를 만들어 줄지 장담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전날 광주형 일자리 협상 결렬의 단초였던 임금 및 단체협약 5년 유예 조항에 대해서도 “노동 3권에 대한 무장해제와 노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성토했다. 그러면서 “공동투쟁으로 끝까지 저항해 막아낼 것을 결의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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