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차기 원내지도부는 내년 2월로 예정된 전당대회와 2020년 제21대 총선에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 한국당 내 여전한 친박-비박, 계파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이유다.
지금까지 직간접적으로 출마 의사를 밝힌 후보군은 5명이다. 나경원·유기준 의원(이상 4선), 강석호·김영우·김학용 의원(이상 3선) 등이다. 김영우·김학용 의원은 비박계 중 복당파, 강 의원은 비박계로 꼽힌다. 유 의원은 친박계로, 나 의원은 중립으로 분류된다.
판세는 안갯속이다. 당내 소속 의원들의 ‘비밀투표’로 승부가 결정지어지는 경선 특성상 선출 당일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
이에 아주경제는 원내대표 경선에 출마의사를 밝힌 후보자들을 만나 출마의 변과 함께 향후 원내협상 전략과 한국당의 미래에 대해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편집자 주>
“내년에 문재인 정권의 실정과 신(新)적폐를 역사의 단두대로 보내는 길잡이 역할을 하는 것이 새 원내지도부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김영우 자유한국당 의원(51)은 2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국정운영의 가장 중요한 기둥인 외교·안보·국방이 위기에 봉착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외교통일위원회 6년, 국방위원회 4년 등 의정생활 10년을 모두 쏟아부었다”면서 “현 정부는 한미동맹을 비롯해 흔들리고 있는 국제사회 공조문제와 관련한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한국당 원내대표 경선에 뛰어든 그는 이번 선거전을 ‘식상함’과 ‘새로움의 대결’로 규정하면서 “현재 당에는 ‘전(투력)·지(혜)·현(장)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특히 김 의원은 ‘한국당이 인재 육성에 실패했다’는 지적에 “원내대표에 당선되면 원내 당직 절반을 여성으로 임명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보수당이 청년과 여성 측에 굉장히 취약한데 평소에 잘해야 된다”면서 “일단 원내 당직을 동수로 맞추고 차기 당대표에게도 강력하게 건의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은 경선 최대 관건인 비박계 단일화 가능성에 대해서는 “비전과 가치와 정책의 방향이 같을 때 단일화도 하는 것이지, 특정계파의 승리나 사적 친분을 기반으로 한 단일화는 철저히 배격한다”고 일축했다.
-출마자 중에 가장 젊다.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이제 한국당도 ‘그 나물에 그 밥’으로는 어렵다. 우리가 갖고 있는 물건을 잘 팔아야 되는데 물건을 설명도 하기 전에 우리 당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 때문에 설명을 들으려고 하지 않는 것이 현실 아니냐. 젊은 리더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해 결심했다.”
-어떻게 당을 바꿀 생각인지.
“2020년 총선을 앞둔 내년은 한국당에게 너무나 중요한 시기다. 문재인 정권의 신적폐가 적나라하게 드러날 것이고, 이럴 때 한국당이 대안정당, 수권정당으로서 준비 안 되면 총선은 필패라고 본다. 이른바 ‘전지현’의 리더십이 절실한 시점이 될 것이다. 좀 더 전략적인 전투력과 지혜와 전략,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현장성이 강화돼야 한다.”
-강경 일변도의 대여(對與) 투쟁에서 벗어나겠다는 취지로 들린다.
“김성태 원내대표도 잘해왔지만, 앞으로는 머리띠를 두르기보다 머리로 싸워야 된다. 원내대표는 ‘스타플레이어’가 아니다. 본인이 골을 직접 넣기 보다는 ‘어시스트형 미드필더’가 필요하다. ‘단독 드리블’로는 절대 당이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
-한국당이 인재 육성에 실패했다는 평이 많은데.
“사람이 귀한 것을 모르는 것이 당이 처한 현실이다. 선거 때만 청년과 여성 배려를 말한다. 그런 측면에서 현실적인 어려움도 있지만 당직에 있어서 강제적으로라도 자리를 배치해야 한다. 내가 원내대표가 되면, 원내 당직의 절반은 여성한테 할애하겠다. 일단 원내 당직부터 남녀 동수로 맞추고 전당대회 이후 당선될 당대표에게도 강하게 요청할 생각이다.”
-당원권 정지 해제 문제에 대한 생각은.
“당원권 정지는 우리 스스로 의원들 손발을 묶는 것이다. 가혹하고 무모한 당헌·당규이기 때문에 완화하는 게 맞다. 기소와 동시에 당원권이 정지되는 것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생각한다. 경선 전·후 등 시점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다. 어떤 분들은 다른 정당에서 기소된 경우 복당하면서 당원권 유지가 된 경우도 있고, 형평성에도 맞지 않다.”
-계파색이 옅기는 하지만 비박 성향에 복당파로 분류되는데 당내 화합에 대한 복안은.
“당에 남았든 떠났다가 돌아왔든 간에 다 같은 당원이 아니냐. 과거 얘기를 하기 시작하면 한도 끝이 없고 국민들은 사실 관심도 없다. 정치를 하면서 소신대로 행동해왔다. 어차피 계파라는 것도 모두 ‘허상’일 뿐이다. 각자 걸어온 길을 누구보다 당 소속의원들이 잘 알 것이고, 현명한 판단을 해줄 것으로 믿는다.”
-2016년 국방위원장 시절 ‘국정감사 보이콧’ 당론에 맞서 ‘감금 사태’를 겪기도 하고, 평소 소신과 의회 민주주의를 강조하고 있다.
“안보에는 여야가 없다. 국회의원을 구속할 수 있는 것은 헌법과 각자의 양심이라고 본다. 원내대표가 되면 그 두 가지에 같은 당 의원들의 의견이 추가될 것이다. 이외에 나를 구속할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당의 기본적 방침이나 전략이 있을 수 있지만, 당론을 마구잡이로 밀어붙이는 것은 의회 민주주의에 맞지 않는 일이다.”
-‘선거에 2등은 없다’는 말이 있다. 비박계 단일화 가능성은.
“단일화는 비전과 가치와 정책의 방향이 같을 때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가 중요한 것은 사적 의리가 아니라 공적 의리다. 원내대표라는 중요한 자리를 놓고 사적 의리를 기반으로 한 단일화는 철저히 배격한다.”
-그렇다면 같은 비박계로 분류되는 강석호·김학용 의원과 비전과 가치가 다르다고 생각하는지.
“현재까지 발언들을 살펴보면, 이와 관련해 내가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없었다.”
◆김영우 의원 프로필
△1967년 경기 포천 출생 △경희중·고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학·석사 △YTN 기자 △새누리당 대변인 △제20대 국회 전반기 국방위원장 △자유한국당 남북군사합의검증특별위원장·경기도당위원장 △제18·19·20대 국회의원(경기 포천·가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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