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 전문기자의 이슈 톺아보기] "자녀 양육책임 내버린 공무원 부모, 유족 연금 못탄다"

'공무원 구하라법' 6월 시행

양육에 따른 급여수급 형평성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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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육 책임을 다하지 않은 부모에게 공무원 자녀 사망 시 유족급여를 주지 않는 일명 '공무원 구하라법'이 입법예고됐다. 이 법은 오는 6월 23일부터 시행에 들어간다.

29일 국회도서관이 발행한 '현안입법 알리기'에 따르면 국회는 '양육책임 해태와 유족급여수령 제한(일명 공무원 구하라법 신설안)'을 통과시켰다.

이법은 2019년 고(故) 강한얼 소방관이 순직하자 그의 생모가 32년 만에 갑자기 나타나 유족급여와 퇴직금을 챙겨가면서 필요성이 처음 제기됐다. 자녀를 양육하지 않고 사실상 유기했는데도 혈연관계만 있으면 유족급여 등을 받을 수 있는 현행법의 맹점이 드러나며 국민적 공분이 일었다. 

서영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0년 9월 9일 '공무원연금법 일부개정법률안'을, 같은 해 11월 12일에는 '공무원 재해보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이들 개정안은 유족이 공무원이거나 공무원이었던 사람에 대해 부양·양육의무가 있는데도 이행하지 않은 경우, 그 유족에게 급여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게 규정했다.

입법과정에선 △급여 지급제한 사유 △유족급여권 제한 범위 등이 쟁점으로 논의됐다. 개정안에 있는 '부양·양육의무'가 있는 유족은 부모·배우자이고, '양육책임'이 있는 유족은 부모이므로 유족급여 수급제한 대상에 부모와 함께 배우자도 포함할지에 대한 입법정책적 판단이 필요하다는 검토의견이 나왔다. 이후 입법과정에서 부양의무가 제외됐다.

이 과정에서 이명수 국민의힘 의원은 애초 개정안에 포함했던 부양의무가 대안과 수정안에서 빠진 이유를 질의했다. 인사혁신처는 "부양의무를 넣으면 배우자를 유족으로 포함하게 되는데, 공무원 배우자가 부양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사례가 현실적으로 거의 없다"면서 "양육책임으로만 한정해도 입법목적을 충분히 달성할 수 있다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와 정부가 판단했다"고 답했다.

유족급여권 제한 범위에 대한 논의도 있었다. 이 의원은 개정안에 있는 '전부 또는 일부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는 법안을 '일부를 지급하지 않을 수 있다'고 수정할 것을 제안했다. 인사혁신처는 "전혀 부양하지 않았는데도 일부라도 지급하는 게 맞는다는 여지가 생길 수 있어 '전부'라는 용어를 넣은 것"이라며 '전부 또는 일부'를 유지하자는 입장을 밝혔다. 결국 법안소위는 유족급여를 제한할 때는 제반 사정을 고려해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에서 액수 비율을 정할 것이라며, 전부 또는 일부 조항을 유지하기로 했다.

현재 상속인 결격사유를 적시한 '민법 일부개정법률안'도 발의된 상태이다.

개정안은 자녀에 대한 중대한 양육의무를 위반한 부모에겐 상속권을 안 주는 게 핵심 내용이다. 양육에 이바지하지 않은 친부모가 재산 상속을 주장하는 것과 같은 사회적 논란을 반영한 법안이다. 현행 민법상 상속인은 피상속인과 혈연관계가 있으면 상속을 받을 수 있다.
 

가수 고(故) 구하라씨.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