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 임대인, 계약갱신요구권 기간 지났어도 임차인에 권리금 회수 기회 보장해야"

대법, 2심 파기 판결…"임대인 재산권 지나치게 규제" 비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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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가의 임대기간이 법정기한인 5년을 넘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더라도 임대인은 임차인의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 권리금 회수기회를 보호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민사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임차인 A씨가 임대인 B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청구소송에서 “임대인이 스스로 영업할 계획이라는 이유만으로 신규임차 희망자와 계약을 거절한 것은 상가건물임대차 보호법상 권리금 회수기회를 방해한 것으로 임대인은 손해배상책임을 진다”고 판시하며 A씨의 손을 들어주었다(2018다252458).

2심은 “임대기간이 5년을 초과한 경우에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어 임차인에게 권리금 회수 기회가 보호되지 않는다”며 B씨 승소판결을 내렸었다.

1심의 경우에는 대법원 판결과 같이 “임차인의 전체 임대기간이 5년을 초과하더라도 임대인은 여전히 권리금 회수 방해금지의무를 부담한다”며 A씨의 손을 들어줬다.

결국 대법원은 2심을 파기하고, 1심과 같이 임차인에게 승소판결을 했다.

사건은 A씨가 2003년 상가 건물을 임차하였고, 1년씩 계약 기간을 갱신하며 보증금 2000만원에 월차임 150만원으로 이 건물을 사용·수익하였다. 이후 B씨는 2015년 상가건물을 매수하였고, 2016년 A씨에게 임대차가 종료됐음을 통지했다. 계약 기간이 종료되었고, 최초 임차 시점으로부터 5년이 지나 임차인 A씨는 임대인 B씨에게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상 계약갱신요구를 할 수 없었다. 이에 A씨는 신규 임차인인 C씨와 5000만원의 권리금계약을 체결하고, B씨에게 신규 임차인 C씨를 B씨에게 주선하며 임대차계약 체결을 요구했다. 그러나 B씨는 “직접 음식점을 운영할 계획이므로 C씨와의 임대차계약을 체결할 수 없다”며 A씨의 요구를 거절했다.

A씨는 이러한 B씨의 계약체결 거부에 대하여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으므로 손해를 배상하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상가건물임대차보호법은 임대인에게 권리금계약에 따라 임차인이 주선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로부터 권리금을 지급받는 것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권리금 회수기회를 임대인이 방해하는 경우에 임대인은 임차인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지게 된다.

대법원은 최초의 임대차기간을 포함한 전체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해 임차인이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대인은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의무를 부담한다고 판시하면서, 임대인이 스스로 영업할 계획이라는 이유만으로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와 임대차계약 체결을 거절한 것은 정당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해석한 것이다.

이러한 대법원의 판결에 대하여 법조계 일각에서는 “상가건물임차인의 법적 지위를 보호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임대차기간이 5년을 초과하여 계약갱신요구권을 행사할 수 없는 경우에도 임대인 자신의 재산권을 행사하지 못하고 임차인이 주선하는 신규임차인과 계약체결을 강제하는 것은 사법의 대원칙인 계약자유의 원칙을 제한하고, 재산권 보장에 미흡한 해석이다”라는 비판을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