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보는 세상] "대학 시간강사 전업·비전업 차등 임금은 부당한 차별"

대법원 2015두46321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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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대학 시간강사의 처우개선을 위하여 작년 9월부터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 제14조, 제14조의2)이 시행 된지 2학기가 지났으나, 대학강사의 고용보장과 처우개선을 통해 대학의 교육과 학문의 자유를 활성화하고 학문후속세대를 양성하고자 하는 당초 목적이 효과적으로 이행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

오늘 살펴볼 판례는 단순히 전업·비전업인지를 기준으로 시간강사의 강의료를 차등하여 책정하는 것이 합리적 이유없는 차별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대법원 판례이다.

2. 사건의 개요

원고는 국립대학교인 안동대학교 예술체육대학 음악과 시간강사로서 2014학년도 1학기에 매주 2시간, 매월 8시간의 강의를 담당하였다.

피고(안동대학교총장)는 2014. 2.경 전업강사와 비전업강사로 구분하여 강사료를 차등지급(전업: 시간당 8만 원, 비전업: 시간당 3만 원)하는 규정에 따라 원고를 비롯한 시간강사들에게 전업·비전업 여부를 확인하였다.

원고는 피고에게 자신이 ‘전업 강사’에 해당한다고 고지하였으나, 피고는 2014. 4.경 국민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원고는 부동산임대사업자로서 지역사업자로 등록되어 있으므로 시간강사수입 외에 별도의 수입이 있는 사람에 해당한다’는 통보를 받았다.

이에 피고는 2014. 4. 28. 원고에게 기지급한 2014. 3.분 전업 시간강사료 640,000원 중 400,000원을 반환하라는 통보를 하였고, 2014. 5. 2. 원고에게 2014. 4.분 비전업 시간강사료 232,460원(전업 시간강사료보다 400,000원 감액), 2014. 6. 5. 원고에게 2014. 5.분 비전업 시간강사료 236,100원(전업 시간강사료보다 400,000원 감액)만을 지급하였다.


3. 원심의 태도(2015누4144)

원심(대구고법 2015. 6. 19. 선고 2015누4144 판결)은 이 사건 각 처분은 위법하다고 볼 수 없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 제1심판결(대구지방법원 2014. 12. 17. 선고 2014구합21600 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이, 피고가 시간강사를 전업과 비전업으로 구분하여 강사료를 차등 지급하는 것이 비전업 강사에 대한 부당한 차별적 처우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한 근거는 다음과 같다.

① 피고가, 시간강사의 전업·비전업 구분을 다른 직업(자영업 포함) 소득이 있는지 여부를 기준으로 결정하고, 세무서나 국민연금공단 등에 확인을 거치거나 또는 시간강사들로부터 건강보험 자격득실확인서나 사업자등록증을 제출받아 다른 직업 소득의 유무를 확인함으로써 전업과 비전업을 구별하는 것이 불명확한 기준이라고 볼 수 없다.

② 대학 시간강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의 개선을 위하여 시간당 강의료 단가를 인상할 필요성이 있었으나 예산상 문제로 인하여 전업강사와 비전업강사로 구별하여 시간당 강의료 단가에 차등을 두되, 그 취지에 맞추어 전업강사의 강의료 단가를 대폭 인상하여 시간당 80,000원으로 정한 것이므로, 시간강사의 경우에만 전업강사와 비전업강사로 구별하는 것이 평등의 원칙에 반하여 위법하다거나 시간당 강의료의 지급차가 지나치게 과다하여 부당한 차별적 대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③ 원고 스스로 피고와 사이에 전업 시간강사료는 시간당 80,000원, 비전업 시간강사료는 시간당 30,000원으로 하는 내용의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피고가 비전업 시간강사로 확인된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각 처분을 한 것이 위법하다고 할 수 없다.


4. 대법원의 태도(2015두46321)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이나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은 어느 것이나 헌법 제11조 제1항의 평등원칙을 근로관계에서 실질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국립대학의 장으로서 행정청의 지위에 있는 피고로서는 근로계약을 체결할 때에 사회적 신분이나 성별에 따른 임금 차별을 하여서는 아니 됨은 물론 그밖에 근로계약상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다른 사정을 이유로 근로자에 대하여 불합리한 차별 대우를 해서는 아니 된다.

‘전업(專業)’의 의미와 관련하여 그 사전적인 뜻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기에서는 ‘한 가지 일이나 직업에 전념하여 일함 또는 그 일이나 직업’을 의미하는 것으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근로계약서상의 전업·비전업 기준이 ① 국립대학교인 안동대학교에 전속되어 일하여야 한다는 것인지, ② 출강은 어느 대학이 든 자유로 할 수 있으나 시간강사 외의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는 것인지, ③ 강사료 외에는 다른 소득이 없어야 한다는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나아가 이를 어떻게 이해하더라도, 시간제 근로자인 시간강사에 대하여 근로제공에 대한 대가로서 기본급 성격의 임금인 강사료를 근로의 내용과 무관한 사정에 따라 차등을 두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

그리고 대학 측이 시간강사에 대한 열악한 처우를 개선할 의도로 강사료 단가를 인상하고자 하였으나 예산 사정으로 부득이 전업 여부에 따라 강사료 단가에 차등을 둔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와 같은 사용자 측의 재정 상황은 시간제 근로자인 시간강사의 근로 내용과는 무관한 것으로서 동일한 가치의 노동을 차별적으로 처우하는 데 대한 합리적인 이유가 될 수 없다.

국내에 거주하는 국민은 누구든지 건강보험가입자 또는 피부양자가 되고, 임대수입이 있어 사업자등록을 한 경우 국민건강보험법상 피부양자가 아닌 지역가입자로 구분되는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에게 임대수입이 있다고 하여 시간강사 직업에 전념하여 일할 수 없는 사람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이는 임대수입이 있는 근로자나 주부는 전업 근로자나 전업 주부로 볼 수 없다는 주장이나 마찬가지여서 받아들일 수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은 근로기준법 제6조에서 정하고 있는 균등대우원칙 및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에서 정하고 있는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원칙 등에 위배되므로 근로자에게 불리한 부분은 무효로 보아야 한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다른 전제에서 피고가 시간강사를 전업과 비전업으로 구분하여 시간당 강의료를 차등지급하는 것이 부당한 차별적 처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으니, 이러한 원심의 판단에는 헌법 제11조 제1항, 근로기준법 제6조,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등의 해석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5. 시간강사에 대한 부당한 임금차별

종래 대학의 시간강사는 총장 등에 의하여 위촉되어 학교 측이 개설한 교과목의 강의를 담당하면서 그에 수반되는 학사관리업무를 수행하고, 그와 같은 업무수행의 대가로 시간당 일정액에 실제 강의시간 수를 곱한 금액(강사료)을 보수로 지급받았다. 시간강사는 이와 같이 학교의 교육 업무를 담당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고등교육법상 교원으로 인정받지는 못하였다.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대학의 시간강사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취하여 왔다(대법원 2007. 3. 26. 선고 2005두13018, 13025 판결 참조).

즉 시간강사의 경우, 다른 교원들과 같이 정해진 기본급이나 고정급 또는 제반 수당 등을 지급 받지 아니하고, 근로제공관계가 단속적인 경우가 많으며, 특정 사용자에게 전속되어 있지도 않는 등의 특징을 가지고 있더라도 이는 시간강사뿐만 아니라 시간제 근로자에게 일반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러한 사정을 들어 근로자성을 부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2012. 1. 26. 법률 제11212호로 일부 개정되어 2019. 8. 1. 시행되는 고등교육법 제14조, 제14조의2의 각 규정에 의하면, 강사는 학교의 교원으로서 계약으로 임용하며, 임용기간은 1년 이상으로 하여야 한다. 그렇다면,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의 취지가 현재 시행되고 있는 소위 ‘강사법’(개정 고등교육법)에도 그대로 적용되는지 문제된다.

그러나 개정법이 대학 시간강사에게 교원의 지위를 인정하고 최대 3년까지 재임용을 보장하였다고 하여, 시간강사의 임금지급 과정에서 차별이 자유롭게 허용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근로기준법 제6조, 남녀고용평등법 제8조 제1항은 모두 헌법 제11조의 평등권에 기초한 것이기 때문이다


6. 결론

시간강사의 경력, 강의내용 등 합리적인 기준에 근거한 차별은 허용될 수 있을 것이나, 단순히 전업·비전업을 구분하여 강사료를 차등지급하는 것은 위법하다는 것이 이 사건 판결의 취지라고 할 수 있다.

필자 또한 변호사 활동과 더불어 대학에서 시간강사를 하고 있기에 이 사건 대법원 판결의 의미가 남다르다고 보지만, 그 이후 소위 강사법 시행과 코로나 사태로 인해 학문후속세대로서 존중받아야 할 시간강사의 지위가 더욱 열악해진 현실은 안타깝다.

마지막으로 이 사건은 이미 지급된 강사료를 환수하는 것에 대한 불복이었지만, 반대로 전업이라는 이유로 이미 감액된 강사료를 지급받은 경우라면, 반대로 그 차액상당의 강사료지급소송을 제기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이미 같은 대학에서 시강강사로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면, 재직중인 대학에 대하여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쉬운 선택은 아니다. 이 경우 시효기간을 따져 보아 소송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민법 제163조 제1호, 근로기준법 제48조 등).
 

[사진=유인호 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