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법행정권을 남용한 혐의를 받고 있는 임종헌(60·사법연수원 16기) 전 법원행정처 차장의 정식 재판이 시작 전부터 파행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6부(윤종섭 부장판사)는 4차례의 준비기일을 마치고 이날 오후 임 전 차장의 첫 공식 재판을 열 예정이다.

그러나 임 전 차장의 변호인단이 전날 재판부에 대한 항의의 뜻으로 전원 사임한데다 임 전 차장 역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해 이날 재판은 정상 진행이 어려운 상황이다.

임 전 차장 측 변호인단은 임 전 차장의 방어권이나 변론권이 충분히 보장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변호인단은 재판부가 추가 공판준비기일을 열지 않고 정식 재판에 들어간 것과 향후 주 4회 재판하겠다는 계획에 불만을 제기해 재판부에 사임서를 제출했다.

임 전 차장 측 변호인단이 모두 사임함에 따라 재판이 예정되로 진행되기는 무리라는 관측이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을 연기하고 추후 국선 변호인 지정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있다.

재판부가 변론 준비 기간을 보장해주겠다는 의사를 밝히면 기존 변호인단이 사임 의사를 철회할 여지도 남아있다.

한편, 임 전 차장은 일제 강제징용소송, 전교조 법외노조 재판거래 의혹 등 30여개의 범죄사실로 지난해 11월 구속기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