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보는 세상] 3년 이상 사용되지 않은 상표, 등록취소될 수도

특허법원 2018년 8월 31일 선고 2018허3789 판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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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들어가며

상표란 자기의 상품과 타인의 상품을 식별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으로 지적재산권의 하나로 보호되고 있다. 특허권, 저작권 등 다른 지적재산권들은 일정한 기간이 지나면 독점권이 소멸하는데, 상표는 10년마다 갱신출원을 하면 영구적으로 독점권을 가질 수 있다. 상표는 어느 기업의 상품을 나타내는 표장인데 일정한 기간이 지난 후 독점권을 소멸시켜서 누구나 사용할 수 있도록 한다면 오히려 이것이 더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상표를 일정한 기간만 사용하고, 더 이상은 사용할 수 없도록 한다면 기업은 일정한 기간마다 상표를 바꾸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하게 된다. 또한 소비자의 입장에서도 어느 기업의 상표로 알고 해당 상품을 구입해 왔는데 어느 날부터 갑자기 그 상표는 누구나 쓸 수 있는 것이 되어 아무나 그 상표를 붙여서 상품을 판다면, 소비자의 오인, 혼동을 일으키게 되기 때문이다.

즉, 상표권은 갱신을 통해서 영구적으로 독점권을 가질 수 있다. 이러한 상표권을 가지기 위해서는 특허청에 상표출원을 하여야 한다. 그러나 상표는 궁극적으로 어떤 상품(또는 서비스)를 식별하기 위한 표장으로 사용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따라서 원칙적으로 등록상표는 사용되는 것이어야 하며, 사용되지 않는 상표는 등록하여 보호할 필요가 없다.

예를 들어 어느 누가 사용도 하지 않으면서 상표권을 가지고 있을 때 상표권이라는 이유만으로 다른 사람의 상표 사용을 금지한다면 타당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이유로 상표법은 상표에 대하여 불사용취소제도를 가지고 있다. 즉, 상표법은 상표권자가 정당한 이유 없이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에 대하여 취소심판청구일 전 계속하여 3년 이상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 이를 취소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최근 상표의 불사용취소와 관련된 특허법원의 판결이 있어서 이를 소개하고자 한다.

2. 사실관계

① 원고인 대구광역시 수성구는 대구광역시 수성구의 상징캐릭터인 물망이의 표장을 상품류 구분 제6류, 제9류 등 여러 상품류 구분에 대하여 2005년 상표출원을 하였고, 2006년 상표등록을 하였다. 상기 상표는 물망이라는 캐릭터와 “대구광역시 수성구 상징캐릭터 물망이”라는 글자가 결합된 형태의 것이다.

② 피고는 2017년 3월 31일 원고를 상대로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는 상품류 구분 제6류의 “벽난로장착받침쇠, 금속제바닥제”, 제9류의 “전기다리미”, 제20류의 “시장바구니”, 제21류의 “행주걸이, 개수통, 비누갑”, 제24류의 “행주, 직물제변기시트커버, 샤워커튼”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계속하여 3년 이상 국내에서 사용되지 아니하였으므로, 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3호에 따라 그 등록이 취소되어야 한다라고 주장하면서 취소심판을 청구하였다. 특허심판원은 이를 인정하여 상표등록을 취소하는 심결을 하였고,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특허법원에 소송을 제기하였다.

③ 원고는 “1인 창조기업 지원사업”에 따라 에코백을 제작하여 판매하는 “누리지음”이라는 업체를 지원하여 2015년 대구 수성구 사회적 경제 한마당 장터에서 위 업체의 홍보부스에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를 표시하였다.

④ 원고가 운영하는 수성구 창업센터라는 이름의 인터넷 블로그에서 1인 창조기업 중 하나인 “만지작공작소”의 에코백 상품을 소개하면서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를 표시하였다.

⑤ “천연염색사업단”의 상품에는 에코백이 포함되고, 위 업체의 홍보․판매부스 상단 현수막에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를 표시하였다.

3. 판결요지

(1) 상표법 제119조 제1항 제3호는 “상표권자, 전용사용권자 또는 통상사용권자 중 어느 누구도 정당한 이유 없이 등록상표를 그 지정상품에 대하여 취소심판청구일 전 계속하여 3년 이상 국내에서 사용하고 있지 아니한 경우” 심판에 의하여 그 상표등록을 취소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상표의 “사용”이라 함은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1호에서 규정하고 있는 ①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하는 행위, ② 상품 또는 상품의 포장에 상표를 표시한 것을 양도 또는 인도하거나 그 목적으로 전시, 수출 또는 수입하는 행위, ③ 상품에 관한 광고, 정가표, 거래서류, 그 밖의 수단에 상표를 표시하고 전시하거나 널리 알리는 행위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말한다. 이는 상표법의 취지상 상인의 영리적 활동을 당연한 전제로 하므로 특정 표장의 활용 행위가 비영리적 활용행위라면 그런 표장은 상표일 수가 없어 상표의 사용 행위에 해당하지 아니한다.

(2) 또한, 상표법 제119조 제3항은 위 규정에 해당하는 것을 사유로 하여 등록상표에 대한 등록취소심판이 청구된 경우, 피청구인은 그 청구에 관계되는 지정상품 중 1 이상에 대하여 당해 상표를 그 심판청구일 전 3년 이내에 국내에서 정당하게 사용하였음을 증명하거나, 사용하지 아니한 데 대한 정당한 이유를 증명하지 아니하는 한 당해 등록상표 중 취소심판청구와 관계되는 지정상품에 대한 상표등록의 취소를 면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때 위와 같은 등록상표의 정당한 사용의 점 등은 피청구인이 이를 증명하여야 한다.

(3) 한편 상표법상 “상표”란 자기의 상품을 타인의 상품과 식별되도록 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표장을 말한다. 구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6호 (다)목은 “상품에 관한 광고·정가표·거래서류·간판 또는 표찰에 상표를 표시하고 전시 또는 반포하는 행위”를 상표사용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현 상표법 제2조 제1항 제11호 (다)목은 “상품에 관한 광고ㆍ정가표(정가표)ㆍ거래서류, 그 밖의 수단에 상표를 표시하고 전시하거나 널리 알리는 행위’를 상표사용행위의 하나로 규정하고 있다. 비록 위 (다)목의 “광고”에 등록상표가 표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등록상표가 거래사회의 통념상 지정상품과 관련하여 표시된 것이라고 볼 수 없는 경우에는 위 (다)목에서 말하는 상표사용행위가 있다고 할 수 없다. 이는 “광고”뿐 아니라 상품에 관하여 “그 밖의 수단에 상표를 표시하고, 전시하거나 널리 알리는 행위’를 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 또한, 상표의 불사용을 이유로 한 상표등록취소심판에서 상표의 사용이 인정되려면 상표권자 또는 그 사용권자가 상표를 자기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기 위하여 사용하여야 하고, 타인의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기 위하여 사용한 경우는 불사용을 이유로 한 상표 등록의 취소를 면하기 위한 상표의 사용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특허법원은 이러한 근거에 따라 누리지움, 만지작공작소, 천연염색사업단의 실시가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의 사용으로 볼 수 있는지 판단하였다.

(4) 1인 창조기업으로 선정된 누리지움의 홍보부스 현수막에 표시된 경우 및 사회적 기업 한마당 장터 “천연염색사업단” 부스에 표시된 경우를 등록상표서비스표의 사용으로 볼 수 있는지

이에 대하여 특허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등록상표서비스표의 사용으로 볼 수 없다고 하였다.

① 원고는 위 1인 창조기업으로 선정된 사업자들에 대하여 창업료, 홍보지원 등 지원 사업을 운영할 뿐 각 1인 창조기업들이 판매하는 물품들을 직접 판매하거나 이로부터 판매수익 등 이득을 취하는 것이 아니다.

② 나아가 현재까지 원고가 위 1인 창조기업으로 선정된 사업자들에 대하여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에 관하여 전용실시권이나 통상실시권을 설정하여 준 적이 없는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등록상표서비스표가 위 1인 창조기업들이 판매하는 물품에 표시된 적도 없는 것으로 보인다.

③ ‘누리지음’뿐만 아니라 ‘해피포유’, ‘오리고꼬매고’, ‘호연지기’ 등 2015년 1인 창조기업으로 선정된 다른 6개 업체의 인접한 부스의 각 현수막에도 실사용표장 1과 동일한 표장이 동일한 위치에 표시되어 있다.

④ 위 각 현수막의 정중앙에는 현수막 크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커다란 글씨로 ‘누리지음’, ‘오리고꼬매고’ 등 각 부스의 업체 상호명을 표시하였는데, 이러한 상호명이 각 부스에서 판매되는 상품들의 출처를 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

⑤ 반면 위 각 현수막의 왼쪽 가장자리에 표시된 실사용표장 1의 하단에는 ‘1인 창조기업’이라는 문자가 작은 글씨로 함께 표시되어 있고, 현수막의 오른쪽 가장자리에는 ‘SUSEONG’이라는 문자가 작은 글씨로 표시되어 있어, 위 각 현수막에 표시된 실사용표장 1은 부스의 사업자가 원고의 지원을 받는 ‘1인 창조기업’임을 알리기 위하여 사용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5) 수성구 창업센터 블로그의 에코백 사진에 표시된 경우를 등록상표서비스표의 사용으로 볼 수 있는지

이에 대하여 특허법원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등록상표서비스표의 사용으로 볼 수 없다고 하였다.

① 위 에코백 사진 위에는 ‘수성구 창업센터가 이예은 대표와 나눈 이야기들을 들려드릴게요.…’라는 문구가 있고, 그 아래에는 ‘이예은 대표가 직접 제작한 에코백’이라 적혀 있다.

② 실사용표장 2는 ‘수성구 창업센터’라는 문구를 포함한다.

③ 원고가 ‘수성 1인 창조기업 지원사업’을 운영하며 1인 창조기업으로 선정된 사업자들에게 SNS 등을 통한 홍보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④ 위 게시글도 원고가 운영하는 수성구 창업센터 블로그에 게시된 점에다가 위 ①, ②항의 사정들을 덧붙여 고려하면, 실사용표장 2는 이예은 대표의 업체가 원고의 지원을 받는 ‘1인 창조기업’임을 알리기 위하여 사용된 것이거나 위 에코백이 원고의 지원을 받는 ‘1인 창조기업’의 제품임을 알리기 위하여 사용된 것으로 보일 뿐 원고가 자기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기 위하여 사용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4. 판결의 의의

상표권의 불사용취소제도는 3년 이상 계속하여 사용하지 않은 등록상표서비스표를 취소시키는 제도이다. 다만, 이때의 사용은 상표권자가 자기의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기 위한 상표, 즉 상표적 사용의 경우이어야 한다.

본 사건에서 등록상표서비스표가 사용된 적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법원은 이러한 사용은 상표권자가 자기의 상품의 출처를 표시하기 위한 사용은 아니라고 판단하였다.

자신의 상표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상표출원을 통하여 상표등록을 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상표등록 이후에 자신의 등록상표를 상표로서 적절하게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할 것이다.
 

[사진=특허법인 무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