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성태, '박성중 메모' 당 윤리위 제소 안해

金 원내대표 "깜빡했다"…친박계 "복당파, 제식구 감싸기"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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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1일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박성중 의원이 언론에 노출된 자신의 메모와 관련해 공개발언을 하려 하자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이 제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살생부 메모'로 자유한국당 친박·비박 계파 갈등에 기름을 부은 박성중 의원에 대한 당내 징계가 무산된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한국당 당무감사실에 따르면 박 의원의 윤리위원회 제소와 관련한 안건은 이날까지 접수되지 않았다. 당무감사실은 한국당 당헌·당규상 윤리위의 징계회부에 관한 업무를 지원하는 기구다.

앞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지난 6월 22일 "친박의 목을 치겠다"는 뜻으로 해석돼 고질적인 계파싸움을 재연시킨 메모를 작성한 박 의원을 윤리위에 회부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 원내대표가 파문 이후 50일 지나도록 박 의원에 대해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친박계는 "김 원내대표가 같은 복당파인 박 의원을 '제 식구 감싸기' 했다"고 지적한다.

'박성중 메모'에 지목됐던 의원들을 비롯한 친박계 일부는 당시 김 원내대표가 박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한다는 명목으로 갈등을 봉합했는데 제소가 진행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박성중 메모'는 지난 6월 19일 초선모임에 참석한 박 의원의 휴대전화에서 계파 갈등을 암시하는 메모가 언론사 카메라에 포착되면서 친박·비박 논란을 불러일으킨 사건이다.

해당 메모에는 '친박 비박 싸움 격화', '친박 핵심 모인다. 서청원, 이장우, 김진태 등등 박명재, 정종섭', '세력화가 필요하다→적으로 본다. 목을 친다!' 등의 내용이 담겨있었다.

이후 의원총회에서 친박계 의원들이 복당파인 김 원내대표의 사퇴와 김무성 전 대표의 탈당을 요구하는 등 상황이 극단으로 치닫자 김 원내대표는 의원들과 협의 후 박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하겠다며 갈등을 일단락했다.

한 친박계 중진의원은 본지 기자와 만나 "당연히 지금까지 윤리위 제소가 진행 중인 줄 알았다"며 "당 대표가 공적으로 제소를 하겠다고 해놓고 하지 않은 건 말이 안 된다. (갈등 봉합 차원이라는 건) 턱도 없는 소리다"고 일축했다.

또 다른 친박계 의원도 "당 지도부가 여전히 복당파가 일으킨 문제에 대해선 '유야무야'하고 자기들 계파가 아닌 사람들에 대해선 그야말로 엉터리, 소홀하다는 것을 보여준 좋은 사례"라고 말했다.

한 중진 의원은 "박성중 메모 사건에 대한 이정표는 하나 남겨놔야 하지 않겠나"며 "시간만 어물쩍 지나가면 해결되는 게 아니라 윤리위에 올려서 징계를 받는 식으로 증거 자료를 남겨두는 게 맞다"고 했다.

일각에선 이제 와서 '박성중 메모' 건을 걸고넘어지는 건 자칫 당의 미래에 대한 '발목잡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 재선 의원은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오고 나서도 계속 계파 싸움이 있었다면 반드시 정리하고 해결했어야 하는 문제"라면서도 "지금은 미래를 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해야 할지 말하기가 부담스러울 정도"라고 했다.

이에 대해 김성태 원내대표는 최근 본지와의 통화에서 "(박 의원의 윤리위 제소는) 경황이 없어서 챙겨보질 못했다. 그 뒤로 전쟁을 치렀으니까 지금도 깜빡 다 잊어버리고 있다"고 말했다. 

김 원내대표는 앞으로도 박 의원을 윤리위에 제소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그건(윤리위 제소)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