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소송 허와실②] 브로커·유령카페 활개…‘돈 모인다’ 소문에 검은손 몰려

집단소송 브로커 의심하면 강제 탈퇴…2차 피해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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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파크 개인정보 유출은 2년이 지났지만 피해자들에게는 브로커, 유령카페 등으로 인한 2차 피해가 현재진행형이다. [인터파크 공지 캡처]

 
#서울에 사는 직장인 A씨는 2년 전 인터파크 개인정보유출 집단소송 건을 생각하면 찜찜함을 지울 수 없다. 그는 개인정보 유출 피해 사실을 확인한 뒤 집단소송을 진행한다는 한 온라인 커뮤니티(카페)에 가입했다. 하지만 운영진은 집단소송을 차일피일 미루며 회원 늘리기에만 열을 올렸다. 이에 의문을 제기한 A씨는 강제 탈퇴를 당했고, 결국 그는 집단소송에 참여할 수 없었다.

집단소송이 널리 알려지면서 단지 이윤을 목적으로 온라인 카페를 개설하고 회원을 모집한 뒤 법무법인 등에 해당 카페를 '매각'하려는 브로커가 늘고 있다. 회원수가 이윤 규모와 비례하기 때문에 이들 브로커들은 기업에 의한 정보유출·제품 하자로 인한 건강 악화 등의 피해 사례가 발생하면 바로 온라인 카페를 개설해 규모를 늘린다. 이후 로펌에 접촉해 이 카페 운영권을 거액에 넘기는 방식이다.

온라인에서는 A씨와 같은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네티즌 중 일부는 몇몇 운영진의 수상한 온라인 활동을 의심한다. 브로커로 의심되는 운영진 대다수가 과거 다단계 사업자 모집, 온라인 카페 판매 등을 홍보하는 글을 올린 아이디와 동일하다는 것이다.

A씨는 “브로커로 의심되는 운영진 대부분이 온라인상에서 금전적인 활동을 해왔다는 공통점이 있다”며 “또 이들은 집단소송에 문의하거나 조금만 까칠하게 의견을 피력하는 회원에겐 가차 없이 강제탈퇴를 단행한다”고 전했다.

그는 집단소송 장점인 저렴한 수임료가 아닌 만원을 넘어서는 금액은 브로커가 의심된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대개 집단소송의 경우 개인당 1만원 미만을 수임료로 책정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이를 넘어서는 것은 과도하게 이윤을 추구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밝혔다.

브로커 간 경쟁이 치열해지다 보니 일정 수의 회원 모집에 실패한 카페들은 방치된 채 소리소문없이 사라지기도 한다. 즉 유령카페가 만들어지고 방치되면서 기업들은 2중의 피해를 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인터파크 사례만 보더라도 피해 사실이 알려지고 포털 사이트에 집단소송 카페가 여럿 생겼지만 현재는 2개만 실질적인 집단소송 카페로 운영되고 있다.
 

5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대진침대 라돈 피해자 온오프라인 통합 모임 주최로 열린 ‘대진침대 피해 해결과 생활방사능 대책 촉구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최근 대진침대 라돈 사태 와중에도 집단소송 카페가 우후죽순 생기자 '진짜 피해자'들은 브로커에 당하지 않을까 걱정이 크다. 하지만 자칫 집단소송에 참여하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피해자들이 전전긍긍하고 있지만 법조계에서는 브로커들의 집단소송 카페 '매매' 시도에 대해 쉬쉬하는 분위기다.

한 변호사는 “최근 집단소송이 늘면서 같은 로펌에 속하는 변호사들이 같은 집단소송을 제각각 맡고 있다”며 “많은 변호사들이 이윤보다 소비자 권익을 위해 사명감으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들 중 누가 브로커들과 접촉했는지 알 수 없기 때문에 조심스럽다”며 말을 아꼈다.

다만 수임료가 1만원을 넘어서면 브로커로 의심할 수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확정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변호사는 “수임료는 피해 또는 예상되는 보상 규모, 상대 기업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 정한다”며 “수임료가 7000~8000원을 넘어선다고 해서 무조건 브로커가 운영하는 카페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