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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와 논점 제1858호 메타버스(metaverse)의 현황과 향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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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7-29 22:32:58
제387회 국회(임시회) 제2차 본회의 심의안건요지.hwp
메타버스(metaverse)의 현황과 향후 과제

정 준 화*'

* 메타버스는 현실을 모방한 온라인 공간에서 사람들이 아바타를 이용하여 상호작용하는 방식을 의미한다. 다른 사람의 아바타와 소통하고 공동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기 때문에 앞으로 다양한 형태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대비하여 안전하고 신뢰할 수 있는 메타버스 공간을 만들기 위한 법・제도 모색, 누구나 차별 없이 이용할 수 있는 환경 조성, 현실사회 규범과의 조화 등이 필요하다.
** 사회문화조사실


1 들어가며

메타버스의 시대가 오고 있다. 초월 또는 그 이상을 뜻하는 메타(meta)와 세상을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가 합쳐진 메타버스(metaverse)는 ‘초월적 세상’으로 번역할 수 있으며, 온라인 공간을 이용하는 새로운 방식을 나타내는 표현이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온라인 공간을 구성하고 활용했다. 인터넷 등장 초기에는 텍스트 기반의 채팅・게시판이 중심이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정보・이미지 기반의 홈페이지와 블로그, 친구맺기 기반의 사회연결망서비스 등으로 변화했다.

이러한 방식들은 대부분 사실・생각・감정 등의 정보를 전달하는 기능을 한다. 이와 달리 메타버스는 현실 세계를 동일하게 또는 변형해서 구현하는 목적으로 온라인 공간을 활용한다. 학교・회사・공연
장・공원 등 여러 사람이 모이는 공간을 온라인에 입체적으로 만들고, 사람들이 자신의 디지털 캐릭터인 아바타(avatar)를 이용하여 입장해서 사회적 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메타버스다. 사람들은 자신의 아바타를 조정하여 다른 사람의 아바타와 함께 입학식・졸업식・회의 같은 공동활동을 하고, 공연을 관람하고, 휴식을 취하기도 한다. 공간 자체는 가상적이지만 경험의 효과는 실제적이다.
이러한 메타버스는 여전히 생소한 현상이며, 법・제도적으로 무엇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도 모호한 측면이 있다. 따라서 이 글을 통해 메타버스의 현황과 앞으로의 과제를 살펴보고자 한다.


2 메타버스의 개념과 현황

(1) 메타버스의 개념과 특징
메타버스는 1992년 미국 소설가 닐 스티븐슨(Neal Stephenson)의 소설인 「스노우 크래시(Snow Crash)」에서 아바타가 활동하는 인터넷 기반의 가상세계를 표현하는 말로 처음 등장했다. 최근에는 ‘가상과 현실이 상호작용하며 공진화하고 그 속에서 사회・경제・문화 활동이 이루어지면서 가치를 창출하는 세상’으로 정의되기도 하고,1) 가상・증강현실(VR・AR)과 같은 가상융합기술(XR;eXtended Reality)의 활용을 강조하여 ‘확장 가상세계’로 정의되기도 한다.2)



사람이 자신의 아바타를 조정한다는 점에서 메타버스는 게임과 비슷하다. 그러나 앞으로의 상황과 해야 할 일이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것이 아니라 본인과 다른 사람의 결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개방형 구조라는 점, 본인이 참여하지 않더라도 가상세계는 종료되지 않고 지속된다는 점, 구성원의 합의나 서비스 제공자의 불가피한 사정이 존재하지 않는 한 가상세계는 처음으로 리셋되지 않는다는 점 등이 게임과 메타버스의 차이점이다.

(2) 메타버스의 확산과 활용
초기에 MZ세대들을 중심으로 이용되던 메타버스가 대중의 관심을 끌게 된 계기는 코로나19 이후 제한・금지되었던 대규모 공연・행사를 메타버스 공간에서 할 수 있게 되면서부터이다. 최근에는 마케팅・홍보, 부동산・건설, 정치, 행정, 기업운영 등 다양한 분야로 메타버스가 확대되고 있다.



메타버스 활용 확대에 따라 시장 규모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3) 주요 서비스인 로블록스(Roblox)의 일일 이용자는 2019년 1분기 15.4백만 명에서 2021년 1분기 41.8백만 명으로 171% 증가했고, 마
인크래프트(Minecraft)의 월간 이용자는 2016년 6월 4천만 명에서 2021년 4월 1억 4천만 명으로 250% 증가했다. 제페토(Zepeto)의 글로벌 누적 이용자는 2억 명인데, 이는 글로벌 OTT 플랫폼인 넷플릭스 이용자 수와 같다. 그 결과 전세계 메타버스 시장 규모는 2021년 307억 달러(약 34조 1,077억 원)에서 2024년 약 2,969억 달러(약 329조 8,559억 원)까지 성장할 전망이다.


3 주요 정책

(1) 국내 정책
메타버스 자체가 입법 대상에는 포함되지 않았고, 다만 정부 정책을 통해 지원이 시작되고 있는 단계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원이 필요한 이슈를 발굴하기 위하여 XR 관련 기업·기관과 함
께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를 결성했다.4)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가상융합경제 발전전략(‘20.12)」의 후속조치로 시작되었으며, 메타버스 관련 기기・네트워크・플랫폼・콘텐츠 기업들이 모여서 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상호 협력을 논의하는 장이다. 메타버스 얼라이언스는 기술동향 공유, 법제도 정비방안 검토, 기업간 협업을 통한 메타버스 플랫폼의 발굴·기획 등을 담당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메타버스 기업·개발자 육성을 위한 공간으로 ‘메타버스 허브’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경기도 판교에 소재한 기존의 ‘정보통신기술(ICT)-문화융합센터’를 메타
버스 전문기업과 개발자 육성을 위한 공간으로 변경한 것이다. 이 허브를 통해서 메타버스 적용 효과가 높은 전략분야를 선정하여 가상융합서비스 제작·테스트·실증을 지원하고, 예비창업·창업·성장
기업을 선발하여 지원하고, 메타버스 산업을 선도할 수 있는 전문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2) 외국 정책
외국은 메타버스 자체를 대상으로 하기 보다는 XR에 관한 디바이스・콘텐츠 육성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5) 미국은 공공부분 ICT R&D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다양한 XR 기술개발
및 활용을 추진중이다. 국방부는 육군 훈련에 XR 기술을 활용하고, 국토안보부는 응급상황 대응을 위한 가상훈련플랫폼을 개발하여 사용중이다. 영국은 4대 디지털 핵심 기술로 XR을 지정하고,
지역 클러스터 기반으로 XR 산업 발전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XR 기술을 활용하여 산업・사회・문화적 가치를 창출하는 실감경제(Immersive Economy) 개념을 제시하면서 범용기술로서 XR의 역할과 파급력에 주목한다.

중국은 중앙정부가 전략형 신흥산업 육성을 위한 XR 확대 정책을 펼치고, 지방정부별로 지역 맞춤형 XR 산업 육성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베이징・난창・허베이 등 중국 동부지역에 VR·AR 산업단지가 조성되어 XR 체험부터 창업 생태계 조성까지 XR 산업 발전을 위한 폭넓은 지원을 추진중이다.


4 입법 및 정책적 쟁점

(1) 이용자 보호
메타버스는 개인간 상호관계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모욕・비하・인신공격과 같은 개인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주요 이용자인 10대에 대한 아동 성범죄(아바타 스토킹, 아바타 몰카, 아바타
성희롱 등)의 우려가 크다. 이러한 문제들이 기존 블로그・SNS 환경과 메타버스에서 어떻게 다른지를 살펴보고, 그 차이에 맞는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하여 이용자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
이와 함께, 메타버스에서 아바타가 움직이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문제에 대한 대응도 중요하다.6) 다른 사람 아바타의 사적인 공간에 동의를 구하지 않고 들어가서 프라이버시를 침해하는 문제, 다른
사람의 아바타에 폭력적 행동을 하는 문제, 아바타가 가상공간의 사물(건물, 조형물, 차량 등)을 훼손하는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제도적・윤리적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2) 정보와 경험의 적절성 확보
메타버스 환경에서는 상품이 자연스럽게 노출될 수 있기 때문에 그것이 사실을 표현한 것인지 광고인지 명확하게 구분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메타버스 주요 이용자인 MZ세대들은 기성세대에 비해 상품에 대한 정보와 경험이 상대적으로 부족하여 사실과 광고를 명확하게 구분하기 어려울 수 있다. 따라서 특정 아이템이 대가를 받고 노출한 광고인 경우에는 분명하게 표시하도록 해야 한다.
이용자가 메타버스에서 사회를 학습하게 되는 상황에 대비하여 사회적 규범에 맞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미래 세대가 온라인 공간에서 잘못된 경험을 하게 될 경우, 자칫 이것을 사회적 규범으로 인식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 지금 코로나19로 인하여 학교와 사회의 경험이 줄어든 청소년들이 직면한 문제이기도 하다. 따라서 아동・청소년들이 메타버스를 포함한 온라인 공간에서 균형잡힌 사회관을 배울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

(3) 접근성과 법률 정합성 강화
모든 사람이 메타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은 MZ세대, 특히 10대가 메타버스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데, 이러한 경향이 강화될 경우 장년층 및 노년층의 메타버스 이용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 향후 메타버스가 일상생활의 플랫폼으로 확산될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하여 다양한 계층들이 메타버스에 어려움 없이 접근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이 외에도 현재의 법・제도와 메타버스의 정합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메타버스에서 이루어진 활동에 대한 현실적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지, 상거래가 이루어질 경우 과세는어떻게 해야 하는지, 메타버스에서 이루어지는 창작과 표현물에 대한 권리는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메타버스 시스템이 해킹되거나 침해될 경우 이용자 보호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이 대표적이다.


5 나가며

메타버스의 미래는 다양하다. 비대면 사회 확산에 따라 기존의 대면・밀집 관계를 메타버스 방식으로 흡수하고, 궁극적으로는 지금까지의 온라인 생태계를 대체하는 지배적 플랫폼이 되어 막대한 경
제적 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이와 달리 코로나19 종식 이후 대면사회로 회복되면 메타버스 수요가 급감할지도 모른다. 또한 메타버스의 확산은 법・제도 또는 윤리적으로 통제하기 어려운 사회・경제적 관계를 만들어서 이용자 보호와 인간성 보호에 어려움을 초래할 우려도 있다. 따라서 중요한 것은 메타버스 자체의 진흥 여부가 아니라 메타버스의 여러 가능성들이 안전하게 시도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것이다. 예측가능한 안전장치 안에서 신산업・신서비스가 발현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 때 촘촘한 사전규제부터 만들어서 신산업을 시도조차 하지 못하게 했던 과거의 정책적 과오가 반복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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