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법원 풍경

법원 또다시 2주간 ‘휴정’

재판 화상 진행도 이뤄져

  • 프린트
  • 글씨작게
  • 글씨크게
법원이 다시 멈췄다.

법원행정처는 지난 21일 코로나대응위원회 긴급회의를 열어 일선 법원에 2주간 휴정을 권고했다. 지난 3월에 이은 두 번째 극약처방이다.

법원 풍경은 코로나 이후 송두리째 바뀌었다. 더 이상 예전의 법원이 아니다.

출입구부터 낯설다. 서울고등법원과 서울중앙지방법원이 함께 사용하는 서초동 법원종합청사는 본관 1층 동관과 서관 출입구, 2층 중앙현관으로만 출입이 가능하다. 평소 출입구로 사용되는 곳은 대부분 폐쇄됐다. 입구 유도선을 따라 들어가면 열화상 카메라 앞을 지나야 한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열화상 카메라 앞에 의자 2개를 마련해 놓아 한 번씩 안았다 지나가게 했다. 재판시간 보다 넉넉히 법원에 도착하지 않으면 자칫 지각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출입구를 찾아 헤멜 수도 있기 때문이다.

사회적 거리두기는 법원에서도 이뤄진다. 법정 밖 대기의자에는 착석금지 표시를 해 띄엄띄엄 앉게 했다. 법정 내 방청석에도 착석금지를 알리는 표시를 해 사람들이 지그재그로 앉게 만들었다. 법대 바로 앞자리는 모두 착석금지다. 법정 수용인원이 줄다 보니 법정 경위가 입정을 통제하는 경우도 있다. 진행사건과 그 다음 사건 당사자 정도만 들여보내는 재판부도 눈에 띈다.

법정 안에선 재판부는 물론이고 검사, 변호인, 피고인, 증인, 직원, 방청객 등 모두가 마스크를 착용한다. 대법원 ‘법정 방청 및 촬영 등에 관한 규칙’에 따르면 단정한 의복을 착용하지 않은 사람은 법정 출입을 금지할 수 있다. 이 규칙에 따라 법정 경위는 모자, 선글라스, 마스크를 쓴 방청객이 있으면 벗도록 안내했다. 이제는 마스크를 제대로 착용하지 않은 사람들이 제지를 당한다.

마스크 착용으로 발음이 불명확하게 전달돼 재판이 매끄럽지 못한 경우도 종종 발생한다. 증인신문에 참석한 증인이 질문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채 답변하는 경우도 보인다. 증언이 길어지면서 답답한 나머지 마스크를 내리면 어김없이 재판장의 제지가 들어온다. “마스크 제대로 쓰세요. 거참” 마스크만으로는 부족한지 법대에 아크릴 칸막이를 설치한 곳도 많이 보인다.

법원이 갑자기 폐쇄돼 헛걸음을 하는 경우도 있다. 지난 6월 23일 11시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당일 청사를 폐쇄하고, 26일까지 진행 예정이던 재판을 모두 연기했다. 법원 직원이 코로나 19 확진자로 판명됐기 때문이다. 오후 2시 재판을 위해 대구에서 올라온 한 변호사는 청사 폐쇄를 뒤늦게 알고선 허탈한 마음으로 발걸음을 돌리기도 했다.

원격 화상 재판도 이뤄지고 있다. 지난 3월 초 서울고등법원은 민사재판 변론준비절차에 영상재판을 활용하라고 소속 민사재판부에 권고했다. 서울중앙지법 역시 같은 달 변론준비절차에 영상재판 방식을 사용하라고 권고했다.

변론준비절차는 변론 기일에 앞서 변론이 효율적이고 집중적으로 실시될 수 있도록 당사자의 주장과 증거를 정리해 소송 관계를 명확히 하는 절차이다.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우리 삶의 많은 것들이 바뀐 것 같다”면서도 “위기는 기회라는 말처럼 이번 위기를 업무 방식을 변화시킬 절호의 기회로 만들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임시 휴정에 한산해진 법원 (서울=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에 대응하기 위해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전국 법원에 24일부터 최소 2주간 휴정을 권고한 가운데 2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이 평소보다 한산하다. 법원행정처가 휴정을 권고 결정을 내렸다 하더라도 최종적인 기일 변경은 재판장이 결정하므로 모든 재판이 열리지 않는 것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