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산책] ​야동과 불법촬영물의 경계, 그리고 잊혀질 권리

  • 프린트
  • 글씨작게
  • 글씨크게
N번방이 사회에 알려지면서 우리는 ‘디지털성범죄’에 대하여, 그 무서움에 대하여 암암리에 성행하던 때보다는 알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디지털성범죄의 무시무시함에 대하여 잘 모른다. 검찰은 ‘N번방 사건’피해자들의 ‘잊혀질 권리’를 위해 지원을 나서기로 했다. 성명, 주민등록번호 변경을 돕고, 신체적, 정신적 피해를 입은 피해자에게 치료비와 생계비를 지급하기로 했다.

불법촬영으로 알고 있는 ‘몰카 영상’은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의해서 촬영 및 유포가 처벌을 받는다. 최근 처벌이 강화되어서 단순 소지만 하더라도 처벌이 가능해졌다. 이렇게 처벌이 강화되고 있는데도 마음 한 자락 여전히 편할 수 없는 것은 그동안 성범죄 사건을 진행하면서 보아온 피해자들 때문이다.

불법성적촬영물은 찍어서 가해자만 보관하는 경우도 있지만, 유포하는 경우도 많이 있는데 이것이 공유사이트로 올라가게 되면 이미 전부를 삭제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보면 된다. 디지털장의사를 통하여 영상을 삭제하는 것은 비용면에서도 큰 부담이고, 삭제하였다고 하더라도 누군가 소장하고 있다가 다시 공유 시에는 다시 같은 작업을 반복하여야 한다. 이 모든 것을 삭제하고 싶은 사람에게는 그야말로 끔찍한 일이다.

공유사이트에는 “○○대학교. ○○학번, ○○○”, “집에 찾아온 여자친구와 잠자리” 등으로 마치 상황을 일반인으로 설정한 것 같은 야동이 넘쳐난다. 그리고 누군가는 그것을 소비한다.

만약, 위의 설명한 영상이 정말 ‘몰카’라는 것을 알았다면, 누군가에게 ‘저 영상은 불법성적촬영물이에요.’라고 들었다면, 그 야동을 보지 않을 사람이 우리 주변에는 더 많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그 영상에 나오는 피해자가 피해자라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그것을 소비한다.

피해자에게 고통을 주는 이 디지털성범죄는 가해자가 수사기관에 붙잡혀서 조사를 받게 되어 더 이상 영상을 찍지 못한다고 피해가 끝나지 않는다. 물론 가해자가 붙잡히게 되면 더 이상의 영상이 생산되지는 않겠지만. 계속 영상이 유포된다는 공포 속에서 정신적으로 피폐해지며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도 그들의 ‘잊혀질 권리’를 위해 몰카를 가장한 야동은 어쩌면 정말 몰카일 수도 있다는 것을 기억하며, 보지 않기로 하는 것은 어떨까? 혹자는 내돈 내고 보는 야동을 왜 보라, 보지말라하는 것이냐고 항변할 수도 있다. 그러나 정말 그 영상 속의 누군가가 피해자로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면, 굳이 그 영상을 볼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나도 모르는 사이 가해자가 되지는 말자. 그저 우리는 몰카를 설정한 것같은 영상은 몰카일 수도 있으니 피해자를 위해 보지 않으면 되는 것이다. 그 정도는 그들의 ‘잊혀질 권리’를 위하여 우리가 할 수 있지 않을까. 부디 디지털성범죄의 피해자들이 그 피해에서 더 이상 아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우리의 작은 실천을 해나갔으면 한다.
 

[사진=송혜미 변호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