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페이스북 단순 기사 공유...선거운동 아냐”

특정후보지지 글 공유는 선거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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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에 타인의 선거 관련 기사를 단순 공유한 것만으로는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공립학교 교사 A씨가 기소유예 처분으로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당했다며 낸 헌법소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인용결정했다고 13일 밝혔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선거일을 제외하고는 언제든지 SNS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따라서 공무원 등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은 SNS를 이용한 선거운동을 하면 안 된다.

공무원인 공립학교 교사 A씨는 20대 국회의원 선거를 앞둔 2016. 1. 두 건의 기사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공유했다.

A씨는 “용산참사 7주기, 김OO 전 청장은 20대 총선 출마한다는데.. 용산은 끝나지 않았다“는 제목의 기사를 공유하면서 ‘용산참사 7주기. 잊지 않고 기억하는 사람들. 아니, 잊고 싶어도 잊을 수가 없는 이들’이라는 글을 직접 작성해 게시했다.

이 부분은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는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됐다.

하지만 ‘용산 참사 당시 서울경찰청장이었던 김OO 예비후보가 경북 경주에서 유권자들을 모아놓고 거짓말하는 장면입니다. 뉴스타파 장OO 기자가 정확한 근거를 제시하자 서둘러 행사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는 모습을 직접 확인해 보세요’라는 기사와 관련 동영상을 공유한 부분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죄는 인정되지만 재판에 넘기지 않겠다는 검사의 처분이다.

이 사건의 쟁점은 국가공무원인 A씨의 페이스북 계정에 타인의 게시물을 공유한 행위가 공직선거법 제58조 1항의 ‘선거운동’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공직선거법 제58조 제1항에 정한 ‘선거운동’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능동적이고 계획적인 행위를 말한다”며 “이에 해당하는지는 행위를 하는 주체의 의사가 아니라 외부에 표시된 행위를 대상으로 객관적으로 판단하여야 한다”고 선거운동의 의미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선거운동 여부의 판단기준에 대해서는 “이런 목적의사가 있었다고 추단하려면, 단순히 선거와의 관련성을 추측할 수 있다거나 선거에 관한 사항을 동기로 하였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다”면서 “특정 선거에서의 특정 후보자의 당락을 도모하는 행위임을 선거인이 명백히 인식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에 근거하여야 하고, 단순히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행위를 한 시기·장소·방법 등을 종합적으로 관찰해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결국 헌재는 “A씨는 특정 국회의원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내용의 기사와 동영상을 공유했지만, 그 글에 대한 자신의 의견은 부기하지 않았다”며 “특정 후보자의 낙선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의사가 명백히 인식되는 행위로 보기는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2018년, 2019년 대법원도 선거와 관련한 기사를 페이스북에 단순공유만 했다면 불법 선거운동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한 바 있다. 헌재는 당시 대법원 판례를 이번 결정에 인용했다.

한편, 공직자가 SNS에 특정후보지지 글을 공유했다가 처벌된 사례도 있다.

대법원은 지난해 27일 공직선거법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B씨에게 벌금 2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B씨는 전 광주광역시 광산구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다.

B씨는 공단 이사장으로 재직하던 2017년 자신의 페이스북과 카카오톡 등 SNS를 통해 당시 광주광역시 시장 후보로 출마하려던 C씨를 홍보하는 글을 수차례 게시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공유하기' 기능으로 다른 사람의 글을 SNS에 게시한 행위가 1회에 그치지 않고, C 후보 당선을 지지하는 노골적 표현이 글에 다수 포함된 점 등을 고려하면 피고인의 행위는 단순한 '정보저장'이 아니고 '정보확산'을 통한 선거운동 행위를 한 것“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