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설과 분석]정경심 구속일까, 조국 구속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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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23일 조국 법무부장관 집을 압수수색했다. 현직 장관이, 그것도 검찰을 지휘하는 법무부장관이 자택 압수수색을 당한 것은 검찰 사상 처음이다.

검찰은 지난 8월 27일 조 장관 가족 의혹이 관련된 31곳을 전격적으로 압수수색하면서도 조 장관 집만은 대상에서 제외했다. 이번 압수수색의 정확한 대상과 범위는 확인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대상 혐의 등에 대해서는 일절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래서 조 장관 일가 중 구체적으로 누구를 겨냥한 압수수색인지는 아직 모른다. 

압수수색, 아내 정씨 아닌 조 장관 직접 겨냥한  듯 

조 장관을 직접 겨냥한 것일 수도 있고, 그의 아내 정경심씨를 겨냥한 것일 수도 있다. 두 사람을 동시에 염두에 둔 것일 수도 있다. 만약 정씨만을 겨냥한 것이라면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정씨는 사문서 위조 혐의로 이미 불구속 기소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추가 혐의가 드러날 수 있다는 정도의 의미밖에 없는 것이다. 그러나 조 장관 본인 또는 그와 정경심씨를 동시에 겨냥해서 한 것이라면 의미는 달라진다. 조 장관이 마침내 본격적인 수사 선상에 올랐다는 사실을 뜻하기 때문이다.

형사소송법에 “검사는 범죄수사에 필요한 때에는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 해당 사건과 관계가 있다고 인정할 수 있는 것에 한정하여 지방법원판사에게 청구하여 발부받은 영장에 의하여 압수, 수색 또는 검증을 할 수 있다”고 돼 있다. ‘피의자가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이 있고’라는 게 압수수색의 기본 전제조건이다.

조 장관 집 압수수색이 조 장관 또는 조 장관 부부를 염두에 두고 한 것이라면, 조 장관이 ‘죄를 범하였다고 의심할 만한 정황’을 검찰이 찾아냈다는 말이 된다. 조 장관 딸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의혹과 서울대 법대 공익인권법센터 허위 인턴증명서 발급 의혹, 조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와 관련한 공직자윤리법 위반 의혹에 조 장관이 직접 개입했는지를  본격 수사하기 시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조 장관을 바로 겨냥한 것이라는 점에서 이번 수사가 중대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뜻한다. 

이제 관심은 향후 검찰의 수사 방향이다. 검찰 수사에서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다음의 네 가지다. 각 대목마다 검찰 수사는 국민의 뜨거운 관심 대상이 되고, 정치권에는 격동을 몰고올 것으로 보인다.
 
첫째, 정경심씨 소환 시기다. 정씨는 소환 조사 없이 이미 불구속 기소된 데다, 다른 의혹이 계속 드러나고 있어 소환 조사는 불가피하다. 검찰은 정씨가 장관 부인이고 여성이라는 점을 고려해 여러 번 부르기보다 한번 조사로 마칠 가능성이 크다. 대신 모든 혐의에 대한 기본 조사를 마무리한 뒤 소환할 것이다. 정씨가 이번 의혹 핵심 인물 중 하나라, 검찰은 정씨를 비공개 소환하지 않고 공개 소환할 게 확실해 보인다. 검찰이 과연 언제 정씨를 부르느냐가 주목거리다.

정경심 구속 여부, 조 장관 처벌 수위 따라  달라질 것

둘째,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여부다. 검찰은 구속영장 청구 여부 판단에서 두 가지를 고려할 것이다. 하나는 법률적 판단이고 또 하나는 정치적 판단이다. 법률적 판단이란 범죄 혐의에 대한 증거 확보 여부와 그 혐의의 경중에 따른 판단이다. 검찰이 정씨의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혐의 외에 추가 혐의의 증거를 찾아낼지가 관건이다. 서울대 인턴십 과정 등에서 문서를 위조한 증거나, 컴퓨터 하드디스크 교체 등으로 증거를 인멸한 증거 등이 그 예다.

정치적 판단이란 정씨를 구속할 경우 집권세력에 미칠 영향, 반대로 불구속할 경우 국민 여론에 미칠 영향 등을 고려한 판단을 말한다. 원칙대로 하면 법률적 판단에 따라 구속 영장 청구를 결정하는 게 맞는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이런 원칙대로 할 것인지, 정치적 고려를 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구속영장 발부의 가장 큰 조건은 증거 인멸 또는 도주 가능성이다. 법대로만 한다면 정씨에게 영장을 청구할 가능성이 크다. 범죄 혐의가 소명된 경우라도 증거 인멸 우려가 없다는 이유로 영장을 기각한 사례가 많다. 그런데 정씨는 증거 인멸 혐의를 받고 있다. 따라서 영장 발부 요건에는 해당할 것으로 보인다.

정씨가 구속되면 조 장관의 거취가 또다시 큰 문제가 될 것이다. 청와대와 조 장관이 '조 장관 관련 혐의는 아직 드러난 게 없다'며 장관 사퇴를 거부할지도 모른다. 그런 주장이 얼마나 통할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국민 비판 여론만 더 거세지게 할 수 있다. 정씨 구속 여부는 조 장관 형사 처벌 수위와 함께 이번 수사의 최대 관심사다.

셋째, 조 장관 소환 여부 및 소환할 경우 그 시기다. 지금까지 드러난 의혹으로 볼 때 검찰이 조 장관을 아예 조사도 하지 않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이 문서 위조나 증거 인멸 등 몇 가지 혐의에 관련됐다는 의혹이 점점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조 장관을 소환한다면, 검찰은 아내 정씨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비공개보다 공개 소환할 가능성이 크다. 조 장관 개인의 인격권 보호보다 현직 장관의 소환에 대한 국민의 알 권리가 훨씬 더 크다고 판단할 것이기 때문이다. 현직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소환되는 장면은 세계적인 뉴스거리가 될 것이다. 조 장관 소환 조사는 이번 수사의 마무리에 해당한다. 검찰은 그를 소환한다면 수사 최종 단계에서 할 것이다. 따라서 그가 소환된다는 것은 이번 수사가 끝나간다는 것을 뜻한다.

윤 총장, 법률적 판단이냐 정치적 판단이냐  

넷째, 조 장관 구속 영장 청구 여부다. 이 역시 검찰의 법률적 판단과 정치적 판단에 달려 있다. 조 장관 혐의가 과연 구속할 만큼 무거운지가 법률적 판단의 핵심이다. 아무리 구속하려 해도 구속할 만한 혐의가 입증되지 않으면 구속은 어렵다. 반면 혐의가 무겁더라도 정권에 미치는 영향 같은 정치적 고려를 우선하면 구속 영장을 청구하지 않을 수도 있다.  또는 처음부터 구속하지 않으려고 계획하고 구속할 만한 혐의를 찾아내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렇게 정치적 고려를 앞세우는 경우 윤 총장은 ‘사람에게 충성했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할 것이다. 조 장관이 구속되면, 장관 사퇴는 불가피할 것이다. 정권은 일대 타격을 받게 될 것임은 물론이다. 윤 총장이 법률적 판단을 존중할  것인지, 정치적 판단을 우선할 것인지는 이번 수사의 결말을 좌우할 최대 변수이다.  

검찰이 조 장관을 구속하면 아내 정씨는 불구속할 게 확실시된다. 부부를 동시에 구속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조 장관을 구속하지 않고 불구속 기소할 수도 있다. 그를 구속하지 않을 경우엔 대신 아내를 구속할 가능성이 크다. 정씨 구속 여부와 조 장관 형사 처벌 수위는 서로 밀접한 관계에 있다.

검찰이 조 장관에게 무혐의나 기소유예 처분을 내려 아예 형사 처벌하지 않을 수도 있다. 무혐의는 범죄 혐의가 없다는 뜻으로, 조 장관에게 완전 면죄부를 주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까지 불거진 의혹만으로도 조 장관을 불문에 부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나 형사 처벌해야 할 만큼 무겁지 않아 재판에 넘기지 않는 것을 말한다. 그러나 이 역시 이미 드러난 의혹으로 볼 때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상에서 보듯 조 장관 수사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뉴스거리가 폭증할 대목이 아직도 수두룩하다. 그 하나하나가 국민 여론과 정치권을 뜨겁게 달굴 것이다. 그때마다 정권 지지도는 추락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된다고 해도 정권이 조국을 지키려다 그리된 것이니 정권은 억울해할 처지가 못 된다. 대신 두 쪽으로 갈려 분열과 대립을 거듭해온 나라와 국민이 중상을 입어 걱정일 뿐이다.
 

9월 23일 오전 서울 서초구 방배동 조국 법무부 장관의 자택 현관에 검찰 관계자들이 압수 수색을 하기 위해 들어가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