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산책] ​총성 없는 전쟁터 ‘법조시장’

언론기고, 변호사 마케팅의 시작과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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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초동에서 활동하는 A 변호사는 모 언론사에 기고문을 실어 달라며 원고를 보냈다. 언론 매체에 기고문을 내면 사건 수임에 도움이 될 것 같다는 판단이었다. 하지만 곧 판단 착오임을 깨달았다. 게다가 몇 년이 지나도록 사건 수임이 신통치 않아 ‘이런 식의 홍보활동이 잘못된 것 아닌가’라는 의문이 들면서 방향전환을 심각하게 고려했다. 그런데 최근 그동안 힘들게 글을 쓴 효과가 조금씩 나타나기 시작했다. 3년 전에 쓴 글을 보고서 사무실을 방문하는 의뢰인들도 나타났다.

아무리 능력이 출중한 변호사라도 자신을 외부에 제대로 알리지 못하면 사건을 수임하기가 쉽지 않다. 변호사 마케팅은 사건 수임을 위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하지만 변호사와 같은 전문직일수록 마케팅에 소홀한 경향이 있다.

언론사 기고는 변호사가 할 수 있는 적절하고 효과적인 마케팅 중 하나이다. 닐슨 온라인 글로벌 소비자 조사에 따르면 참여자 중 총 63%의 소비자가 뉴스(신문 등) 형식의 광고에 신뢰를 느낀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언론사 기고는 일단 언론시장의 진입 자체가 쉽지 않다. 원고 준비도 고달프다. 재미도 없으면서 효과는 더디게 나타난다. 때문에 중간에 그만두는 이들이 많다.

꾸준한 언론사 기고는 화학비료가 아닌 자연퇴비와 같다. 효과는 느리지만 사건 수임에 지속적이고 든든한 힘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유를 가지고 포기하지 말고 꾸준히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변호사가 제공하는 법률 서비스는 즉석식품처럼 광고를 보고 가벼운 마음으로 즉시 구입하는 게 아니다. 그러다 보니 변호사가 기고한 글을 본 고객들은 뇌리 속에 어렴풋이 그 변호사를 기억해두고 있다가 나중에 문제가 생길 때서야 비로소 기억 속에 희미하게 남아 있는 그를 찾게 된다. 다른 상품이나 서비스에 비해 홍보에 따른 반응속도가 늦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주의할 것은 글쓰기와 같은 홍보활동에도 ‘전문화’라는 목표의식이 분명해야 한다. 전문분야가 아니라 변호사 그 자체로 비춰지게 되면, 그냥 유명한 변호사로 인식되면서 특정분야가 아닌 일반적인 사건까지 문의될 가능성이 높다.

사건 수임은 수입이라는 의미를 가지기도 하지만 전문분야에 대한 경험을 제공하는 원천이기도 하다. 따라서 홍보활동은 ‘전문 분야’에 집중돼야 한다. 그래야 사건 상담에서부터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 집중할 수 있게 되고, 풍부한 사건처리 경험으로 언론 기고의 질도 높아질 수 있다. 즉, 사건이 글로, 글이 다시 사건을 몰고 오는 선순환구조가 정립되면 시간이 갈수록 경험과 지식이 풍부해질 것이다. 결국 적은 시간을 들이고도 신속·정확한 일처리가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이런 기고 등의 활동에 대해서 ‘전문가로서 어렵게 얻은 지식을 시간까지 들여서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줄 필요가 있나’ 하는 비판적인 의견도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아무리 어렵게 얻은 지식이라도 홍보하지 않으면 누가 머릿속에 머물러 있는 지식을 알아주겠나? 게다가 언론사 기고는 다른 홍보 활동에 비해 공부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스스로의 실력향상에 도움이 되고, 지속적으로는 사건 수임과 직결된다. 더구나 요즘은 블로그나 카페와 같은 인터넷 공간이 많아졌다. 글의 내용만 좋으면 필요한 사람들에 의한 검색과 공유를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순식간에 알려질 수도 있다.

언론기고를 통한 홍보 활동을 적극 권유한다.
 

한석진 뉴스유 대표 [사진=(주)뉴스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