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보는 세상] 공사업체 부도나도 공사장 납품대금 받을 수 있어

하수급인 지급불능 시 발주사 등에 대금청구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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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경기를 가장 먼저 체감하는 사람들은 일용노동자와 공사현장 거래처다. 건축공정은 대표적으로 하도급이 많이 이루어지는 분야로 정작 공사 현장에는 영세 업체들이 공사를 시공하는 일이 흔하다. 그러다보니 건설경기가 급락하면 시공업체가 부도를 일으켜 인부들이나 납품업체들이 임금이나 납품대금을 받지 못해 낭패를 보는 일이 종종 발생한다. 이처럼 하수급인이 지급불능에 빠졌을 때는 발주사나 원사업자에게 청구하는 방법을 고려할 수 있는데, 경우에 따라 누구에게 어떠한 방식으로 청구해야 하는지가 달라진다. 통상 3가지 경우를 생각해볼 수 있다.

1. 하수급업체가 원사업자에게 받을 공사대금을 압류하는 방법

통상 채무자가 지급 불능에 빠지면 가장 먼저 고려하는 방법이 채무자가 제3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압류하는 것이다. 발주사로부터 공사를 도급받은 원사업자는 공사를 하도급하면서 하수급업체에 기성고에 따라 공사대금을 지급한다. 따라서, 하수급업체가 원사업자로부터 아직 받지 못한 공사대금(하도금대금)이 있다면 동 공사대금을 압류하여 하수급업체 대신 지급받는 방법이 있다.

2. 하수급업체가 발주사로부터 받을 하도급대금을 압류하는 방법

하도급거래 공정화에 관한 법률(이하, ‘하도급법’)은 일정한 경우 하수급업체가 발주사에 직접 하도급대금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데, 대표적인 경우가 원사업자가 지급불능이 되거나 인허가가 취소된 경우, 원사업자가 하도금대금을 2회 이상 연체한때, 원사업자가 하도급대금 지급보증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한 때이다. 뿐만 아니라 발주사, 원사업자, 하수급자 3자간에 합의가 있는 경우에도 하수급업체는 발주사에 직접 하도급대금을 청구할 수 있게 된다. 주의할 것은 이렇게 하수급업체의 직접 지급청구권이 발생하는 경우 원사업자는 하수급업체에게 하도급대금을 지급할 의무를 면하게 된다.
따라서 만약 하수급업체가 발주사에 직접 청구권을 가지고 있는 경우라면 발주사를 제3채무자로 하여 하도금대급을 압류하여야 하며, 원사업자를 제3채무자로 하면 추심 소송에서 패하게 되니, 하수급업체가 직접 지급청구권을 가지고 있는지 확인해 보아야 한다.
한편, 발주사에 대한 직접 지급청구권이 발생하면 ‘이후’ 원사업자에게 생긴 사유로 발주사는 하수급업체에 지급을 거절할 수 없게 된다(2015.8.27. 선고 2013다81224 판결).

3. 원사업자에게 직접 지급청구할 수 있는 경우

하수급업체가 부도 등으로 더 이상 공사를 수행하기 어려워지는 경우 원사업자는 통상 하수급업체와 타절 합의를 한다. 이 과정에서 원사업자는 하도급대금 지급에 갈음하여 하수급업체가 지는 체납입금이나 물품대금을 떠안기로 하는 소위 채무인수가 이루어지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이러한 채무인수가 원사업자와 하도급업체 2자간에만 이루어질 경우 하수급인이 이를 통지해주지 않으면 알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러한 2자간 채무인수는 일종의 제3자를 위한 계약으로 채권자가 원사업자에게 이행을 청구함으로써 원사업자에게 대한 직접청구권을 가지게 되며 기존의 하수급자에 대해 가지는 채권과 병존한다. 이 경우 하수급인에 대한 채권자는 원사업자에게도 물품대금을 직접 지급하라는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 따라서, 원사업자와 하수급업체간에 타절 합의가 있다면 기성고에 대한 양자간 하도급대금 정산 내용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황은정 변호사(법무법인 이안) [사진=법무법인 이안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