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례로 보는 세상] 근로자 SNS 사용, 징계 받을까

회사유니폼 입은 사진 SNS에 올렸다가 해고

  • 프린트
  • 글씨작게
  • 글씨크게
1. 들어가며

지난 10월 13일 스페인 말라가 공항의 승무원실 맨바닥에서 취침하는 거짓 사진을 연출해 논란을 일으킨 라이언에어(RYAN AIR) 승무원들이 해고되었다고 한다.

유럽 최대 LCC인 라이언에어 소속 승무원 6명은 포르투갈로 향하던 항공기가 허리케인으로 정상운항을 하지 못하고 스페인 말라가 공항에 비상 착륙하자, “적절한 처우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주장을 펴기 위해, 이러한 사진을 연출하여 SNS에 올린 바 있다.

이에 라이언에어는 “마침 전날이 스페인 국경일이라 호텔예약이 마감되었기 발생한 일이며, 승무원들은 해당 사무실에 아주 잠깐 머물다가 모두 VIP 라운지로 이동했고, 그럼에도 승무원들이 허위 사진을 연출하는 심각한 위법행위를 하였으며 이 행위는 회사의 평판을 훼손하고 회복할 수 없을 만큼 신뢰를 저버린 것이다”라며 해고의 이유를 밝혔다.

오늘날 SNS는 나를 표현할 수 있는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카카오스토리,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은 사각프레임속의 사진과 짤막한 글 또는 해쉬태그(#)를 통한 의사표현의 방법으로 자신의 메시지를 전달·공개하는 역할을 한다.

따라서 SNS 행위는 그 자체로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의 자유 보호범위에 포함되고, 근로자가 SNS를 하였더라도 이것은 일반적으로 사용자의 업무지배영역 밖에 존재하는 사생활의 영역일 것이다.

그러나 근로자의 사생활 범위 내의 모든 행위 자체가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절연된 것은 아니다. 계속적 계약의 일환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고 임금을 제공받는 입장에서, SNS 상에서의 특정한 행동은 근로관계의 파탄을 가져올 만한 빌미가 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사용자는 어떠한 경우에 근로자의 SNS 사용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수 있을까?

2. ‘라면상무 사건’ - 서울중앙지방법원 2016. 5. 17. 선고 2015가합546348 판결

비록 근로관계를 전제한 사건은 아니지만, 라면상무 사건은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라면상무 사건은 2013년 4월 15일 미국 LA행 대한항공 A380(HL7619)기의 비즈니스석에 탑승했던 포스코 에너지의 한 상무이사가 비행 중 기내 서비스에 대하여 여러 차례 불만을 표시하다가, “라면을 제공하지 않는다”며 질책하는 과정에서 승무원을 폭행하였다. 이 사건은 국내외 신문·방송·인터넷·SNS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하여 유포되었다. 이에 포스코 에너지는 해당 상무를 보직 해임하였고, 얼마 뒤 대표이사의 지시에 따라 자필로 작성한 사임원을 제출받았다.

이에 라면상무는 이 사건 기내 사태에 관하여 구체적인 진상조사를 하거나 소명 기회를 부여하지도 아니한 채 일방적으로 사직서 제출을 강요하여 이 사건 사임원을 수리하였는바, 이는 실질적으로 해고에 해당하며, 설령 근로계약 합의해지의 의사를 표현한 것으로 해석하더라도 이는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로서 취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법원은 라면상무에 관하여 “경영 전반에 관한 업무를 위임받아 그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고, 대표이사 등 사용자의 구체적인 지휘·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종속관계에 있었던 것은 아니어서, 근로기준법이 정한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해고무효확인과 임금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펴볼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고 하였다.

또한, “전제를 달리하여 원고가 피고 B의 종속적 지휘·감독을 받는 근로자의 지위에 있었다고 가정하더라도, 이 사건 기내 사태가 언론에 보도된 이후 원고와 피고 B에 대하여 강도 높은 비난 여론이 형성되었던 점, 피고 B는 원고에 대하여 그 즉시 보직해임하고 후속 징계 절차를 진행할 것을 공지하였던 점, 당시 공개된 이 사건 기내 사태의 경위, 언론보도의 내용과 비난 여론의 정도 등에 비추어 볼 때 원고에 대한 징계절차가 그대로 진행되었을 경우 원고로서는 대기업 임원으로서의 부적절한 처신이나 소속 회사의 이미지 실추 등의 사유로 중징계를 피할 수 없었을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로서는 징계 사실이 재차 언론에 보도되어 자신의 평판 등에 영향을 미치거나 불이익이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하여 이 사건 사임원을 제출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고 자발적으로 사임의 의사표시를 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위와 같은 사임의 의사표시가 피고 B의 강박에 의한 의사표시라거나 실질적 해고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하였다.

즉, 대기업 임원으로서의 부적절한 처신이나 소속 회사의 이미지 실추 등의 사유로 중징계를 피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하여, 사생활의 영역이라 하더라도 “부적절한 처신”, “회사의 이미지 실추” 등이 뒤따른 다면, 충분히 징계사유가 될 수 있다고 가정적 판단을 하였다.

3. SNS를 이용한 표현의 자유

표현이 어떤 내용에 해당한다는 이유만으로 표현의 자유의 보호영역에서 애당초 배제된다고는 볼 수 없으므로, ‘모욕적 표현’이 일정한 경우 타인의 명예나 권리를 침해한다고 하여도 헌법 제21조가 규정하는 언론·출판의 자유의 보호영역에는 해당하되, 다만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제한할 수 있는 것이라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다(헌법재판소 2012. 11. 29. 선고 2011헌바137 결정).

현대 민주사회에서 표현의 자유가 국민주권주의 이념의 실현에 불가결한 것인 점에 비추어 볼 때, 불명확한 규범에 의한 표현의 자유의 규제는 헌법상 보호받는 표현에 대한 위축적 효과를 야기하고, 그로 인하여 다양한 의견, 견해, 사상의 표출을 가능케 함으로써 그러한 표현들이 상호 검증을 거치도록 한다는 표현의 자유의 본래의 기능을 상실케 한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를 규제하는 법률은 규제되는 표현의 개념을 세밀하고 명확하게 규정할 것이 헌법적으로 요구된다(헌법재판소 2013. 6. 27. 선고 2012헌바3 결정).

그렇다면 근로자에게 성실의무 내지 품위유지의무 위반 등이 설정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 것이 사생활 영역에서 SNS 사용을 통한 표현의 자유를 일반적으로 제한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그러한 표현이 설령 명예훼손 등 형사적 처벌을 받는 행위이거나 실제로 형사처벌을 받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사업활동에 직접 관련이 있거나 기업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염려가 있는 것에 한하여 정당한 징계사유가 될 수 있으며, 가사 징계사유가 되는 경우에도 징계양정을 거쳐야 할 것이므로 근로관계의 종료를 뜻하는 해고의 결과까지 당연히 도출되는 것은 아니라 할 것이다.

4. 결론

처음의 물음으로 되돌아가면, 회사유니폼을 입은 사진을 SNS에 올렸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는 근로자의 사생활 영역일 뿐이므로 회사는 일반적으로 이의를 제기할 수 없다. 다만, 그러한 행동이 근로자의 성실의무에 위반되어 사업활동에 직접 관련이 있거나 기업의 사회적 평가를 훼손할 염려가 있다면, 사용자의 징계권 범위 내에서 공정한 절차에 따라 징계양정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라이언에어의 해고조치는 정당성을 상실한 것으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근로자들의 SNS 내용이 일부 과장된 측면이 있더라도, 그것이 근로관계를 종료시킬 만한 사유로 보기에는 어렵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우리의 경우에도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소속유니폼을 입고 찍은 사진을 올리는 경우를 많이 관찰할 수 있다. 이러한 SNS 사용에 대하여 회사가 이를 금지하는 인사규정 등 취업규칙을 제정하고 실제 위반사례에 적용하려 한다면, 향후 재판절차에서 그 사유의 위법·부당성을 다투어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협찬 받은 의류, 구두, 가방, 악세사리, 화장품 등을 소개하면서 #승무원필수템 이라는 해쉬태그를 부가하는 등의 행동은 협찬이라는 것 자체가 사용자와의 관계에서 경업금지의무위반에 해당할 소지가 있는 영리활동에 해당하고, 회사의 명칭이나 로고, 유니폼 등을 일반적으로 게시하면서 그러한 기업가치와 상충되는 협찬소개를 한 것에 해당하여 성실의무 내지 품위유지의무의 위반이 될 소지가 있을 것이다.

SNS 사용이 일상화되고 있는 점에 비추어 앞으로 이러한 분쟁이 더욱 빈번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SNS를 이용한 의사표현도 표현의 자유에 해당하는 이상, 사용자의 일반적 징계권에 근거한 징계시도는 매우 부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에 큰 고민 없이 이러한 징계사유가 편입되는 경우에, 이러한 단체법적 질서를 법원이 쉽게 부정할 수 있느냐에 있다. 이러한 경우는 노동법적 문제를 넘어 헌법적 문제에까지 이르게 될 것이고, 이를 종합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법률전문가의 역할이 필수적일 것이다.
 

[사진= YOU IN LAW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