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문일답] 김병준 “정부, 대기업 지배구조 문제 개입…옳지 않아”

中企 기술 탈취 등 공정거래 문제 집중 당부

“일자리 창출, 사회적 담론 합의 우선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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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준 자유한국당은 29일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과도한 개입에 대해 우려감을 나타냈다. [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김병준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29일 문재인 정부의 대기업 정책과 관련해 “삼성 등 일부 대기업으로 쏠리는 경제력 집중 문제나 지배구조 문제까지 정부가 깊이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밝혔다.

김 비대위원장은 이날 아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대기업 전략을 △경제력 집중 △지배구조 △공정거래 문제 등 크게 세 가지로 나누면서 “정부는 영세기업 기술 탈취 등 공정거래 문제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일자리 창출 문제에 대해선 결국 산업구조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어서 생긴 문제라고 진단했다.

김 비대위원장은 “잘못된 산업구조를 고치는 과정에서 우리가 합의를 봐야할 부분이 너무 많다”면서 “일자리가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담론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음은 주요 일문일답.

-문재인 정부가 최근 친기업 정책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업에 대한 전략은 세 가지다. 첫째, 삼성 등 일부 대기업에 쏠리고 있는 경제력 집중의 문제다. 두 번째 지배구조 문제, 세 번째가 공정거래 문제다. 이 가운데 정부가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것이 공정거래 문제다. 중소기업 기술탈취 등 정부가 깊이 들어가서 공정성을 확보해줘야 하는 것은 맞다고 본다. 다만 경제력 집중 문제나 지배구조 문제까지 정부가 깊이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회의적이다. 옳지 않다고 본다.”

-경제력 집중, 지배구조 말고 공정거래만 떼서 볼 수 있다고 보는지.
“좁은 의미의 공정거래다. 공정거래라는 게 지배구조까지 파고들어서 너무 시시콜콜 개입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김 비대위원장의 자율과 공정거래를 강조하는 내용 등이 신자유주의와 궤를 같이 하고 있다는 분석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시장을 보다 자율적 통제 메커니즘이 국가가 통제하는 게 아니라 시장 안에서 경영자와 사용자, 또 소비자와 생산자, 투자자와 채권자 이런 사람들이 상호 서로가 견제하면서 자율적인 통제가 이뤄졌으면 좋겠다. 시장에서 패배한 사람들을 국가가 보듬고 안아줘야 한다. 신자유주의와는 다르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정부의 역할 최대한 줄이는 걸 목표로 하는 ‘작은 정부론’이 핵심이다. 하지만 나는 자율체제를 근간으로 하되, 국가의 보충적 역할을 상당히 강조하고 있다는 게 다르다.

-통상 ‘작은 정부론’은 전 세계적으로 보수당이 갖고 있는 가치인데.
“국가의 보충적 역할을 강조하고 있는데 그 역할이 결코 작지 않다. 예를 들어 박정희식 국가주도주의 모델이 가부장적인 가족제에서 ‘아버지형 정부’라면 지금은 ‘어머니형 정부’가 필요한 시점이다.”

-결국 핵심은 시장의 기능 살리자는 얘기인가.
“기본적으로 국민 개개인의 기능을 살리는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다. 자유는 권리의 개념이고 자율은 서로의 동의하에 통제를 받는다는 점이 다르다. 국가가 먼저 덤벼들어 통제하는 것이 국가주의다.”

-문재인 대통령은 신자유주의적 정책 때문에 경제가 어려워졌다고 말하고 있다.
“한국이 신자유주의라고 이름을 붙일 만큼 가봤느냐고 되묻고 싶다. 박근혜 정부 때는 심지어 교과서까지 국가가 다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것이 어떻게 신자유주의이냐. 곳곳에 시장개입주의가 들어가 있다.

-노무현 정부와 비교해 문재인 정부는 뭐가 다른가?
“큰 차이가 없다. 노무현 정부 때는 뭔가 줄여보려고 했지만, 규제완화가 성공적이지 못했다. 문재인 정부는 국가주도의적 성격이 강하다.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국가주도주의 정부는 조선시대 때부터 1000년이 넘었다.”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 성장이 최근 포용적 성장으로 전환되는 느낌이 있다. 자유한국당이 새롭게 정립하고자 하는 이념과 가치와 별반 차이가 없다는 지적도 많다.
“비슷해 보일 수가 있는데 문제는 실천 의지 여부다. 그 다음에 실천할 구조가 돼 있느냐. 현정부는 노동조합을 건드리지 않고 산업정책을 펴려고 하니까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최근 ‘진보진영에는 ‘성장 담론이라는 말이 없는 것이 한계다’라고 말했는데.
“원래 진보 이론이 성장하고 관계없는 것이 아니다. 영국의 경제학자 존 메이너드 케인즈만 하더라도 경제수요이론만 봐도 그렇다. 인류 역사에서 성장하지 않는 경제 속에서 춥고 배고픈 사람이 잘살게 된 경우가 별로 없다. 왜 우리 진보에 성장 이론이 없다고 하느냐면 내 눈에 안 보인다. 안 보이니까 없다고 하는 거다. 세계노동기구(ILO)의 ‘임금주도 성장’을 ‘소득주도 성장’으로 현 정부가 받아들였다. 남의 것을 가지고 왔으니 우리 현실과 맞을 리가 없다. 진보야 말로 성장 이론이 있어야 된다.”

-한국당에서 보는 성장이론은?
“자영업자를 최소 15% 밑으로 줄이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자영업자를 줄이는 정책은 아무 것도 없이 최저임금 정책을 펴니까 문제가 생기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가 최근 친기업 정책 쪽으로 돌아서고 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
“우리나라 대기업에 대한 전략은 세 가지다. 첫째, 삼성 등 일부 대기업에 쏠리고 있는 경제력 집중의 문제다. 두 번째 지배구조 문제, 세 번째가 공정거래 문제다. 이 가운데 정부가 가장 신경을 써야 할 것이 공정거래 문제다. 정부가 깊이 들어가서 공정성을 확보해줘야 하는 것은 맞다고 본다. 다만 경제력 집중 문제나 지배구조 문제까지 정부가 깊이 개입하는 것에 대해서는 상당히 회의적이다.”

-박정희 시대의 공과(功過)는?
“흔히 말하는 근대화, 경제 발전보다 내가 가장 높게 평가하는 부분은 외국인 직접투자를 막은 것이다. 만약 그 당시에 난민국가처럼 외국인 자본을 유치했으면 우리나라는 엉망이 됐을거다. 정부 주도 하의 경제개발에서 엄청난 부정부패와 정경유착이 있었던 반면에 외국인 직접투자를 막아 경제주권 지켰다.”

-법인세 인하와 상속세 존폐 문제는 한국당이 총대를 메야한다는 여론이 많다.
“사실 법인세는 전 세계적으로 내리고 있는 추세다. 상속세는 내가 알기로 세계 주요 국가 거의 반 이상이 상속세 폐지했다. 세금 내고 벌어서 모은 돈을 다시 조세하니까 이중과세가 되는 것 아니냐. 두 가지 조세를 내리거나, 없앤다면 국민감정은 좋지 않겠지만 논의를 해야 한다.”

-소득세 인하와 함께 검토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는데.
“우리나라는 국민의 48%가 면제자로 분류돼 있다. 소득세 문제를 포함해 조세 불공정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전반적으로 국민 개세주의로 가서 더 버는 사람이 세금도 더 내는 방향이 맞다.”

-국민 개세주의가 국민정서에 맞을지 회의적이다.
“이 문제가 겁날 것이다. 잘못하다가는 표가 도망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철학적으로 물어보면 열이면 열, 모두 국민 개세주의 가야한다고 말한다. 누가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달 것이냐. 이 문제야 말로 여야가 합의를 해야 한다. 그래서 협치도 필요한 것 아니냐.”

-부동산 정책 방향은?
“부동산 정책은 부동산 자체만 가지고 봐선 안 된다. 대부분 유동성 자금에서부터 발생한다. 돈이 많은데 그걸 어디에 투자할 것이냐. 부동산 쪽으로 흘러 들어 가는 거다. 그 많은 돈이 부동산 쪽으로 흐르지 못하도록 종합부동산세를 메긴다던지, 각종 대출규제 등으로 ‘둑’만 쌓는다. ‘둑’을 쌓아서 장벽만 만들지 말고 산업 쪽으로 흐르도록 빼줘야 한다. 규제만 하니까 문제가 커진다.”

-보유세 도입 문제를 놓고 논란이 되고 있는데.
“다른 나라의 보유과세 구조는 보유과세가 높고 양도 소득세나 취득세 등 거래 과세가 낮다. 그러니까 시장에 물건이 나오고 거래가 활성화돼 있다. 우리나라는 정반대이지 않나. 보유세를 부과하되, 거래 과세를 낮춰서 균형을 맞춰야 한다. 당과 논의를 해봐야 될 부분이다.”

-최저임금, 주 52시간제 등 노동정책의 방향은?
“현재 노동자들의 임극격차가 너무 크다. 동일노동, 동일임금이 게 진보 기본원칙인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 임금구조의 평준화가 제일 큰 과제라고 본다.”

-지방선거 때 보면 후보들 마다 일자리 창출에 대한 고민이 많아보였다. 일자리 창출은 어떻게 해야 하나.
“결국 산업구조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어서 생긴 문제다. 잘못된 산업구조를 고치는 과정에서 우리가 합의를 봐야할 부분이 너무 많다. 이념과 가치 충돌이 일어난다. 일자리가 한순간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담론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진정한 보수란 무엇인가. 김 비대위원장은 어느 쪽인지.
“우리나라는 대부분 국가주의를 보수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경제성공 신화를 동경하면서 국가를 일사분란하게 이끄는 모델이다. 그 반대로 자유시장경제에서 작은 정부를 보수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양극단으로 나뉘어 있다. 진보도 두 가지 부류가 있다. 지금 정부처럼 뭐든지 적폐청산으로 개혁하겠다는 세력과 공동체주의자가 존재한다. 그만큼 보수도 진보도 혼란스러운 시대다. 한 군데로 몰아서 답하라면 난 답을 못하겠다.”